1990년대 초반, 한국 도로 위에서 외제차를 본다는 것은 그야말로 ‘사건’이었다. 특히 BMW 7시리즈는 재벌가나 최상위 계층만이 소유할 수 있는 꿈의 차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가수 이승철이 당시 국내에 단 2대뿐이었던 BMW 750iL의 주인공 중 한 명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90년대 초반, 한국 도로 위에서 외제차를 본다는 것은 그야말로 ‘사건’이었다. 특히 BMW 7시리즈는 재벌가나 최상위 계층만이 소유할 수 있는 꿈의 차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가수 이승철이 당시 국내에 단 2대뿐이었던 BMW 750iL의 주인공 중 한 명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방송을 통해 공개된 이승철의 자동차 이야기는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1990년대 초반, 국내에 BMW 750iL은 단 2대만 존재했다. 한 대는 유명 재벌 총수의 차량이었고, 나머지 한 대의 주인이 바로 가수 이승철이었다. 당시 이 차의 가격은 무려 3억 원에 달했는데, 현재 물가로 환산하면 최소 5억 원을 훌쩍 넘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BMW 750iL은 당시로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사양을 자랑했다. V12 5.0리터 엔진이 뿜어내는 296마력의 강력한 힘, 전동 시트와 우드 패널로 마감된 최고급 인테리어, 그리고 차량 내부에 설치된 전화기와 CD 플레이어까지. 지금 기준으로도 충분히 고급스러운 이 옵션들이 30년 전 이승철의 차 안에 모두 갖춰져 있었다는 사실은 그가 얼마나 앞선 감각의 소유자였는지를 보여준다.
방송에서 이승철은 자신이 이렇게 고가의 자동차를 선택하게 된 계기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조용필 형님을 보며 깨달았어요. 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존재감’이 될 수 있다는 걸요.” 그의 말처럼, 1980~90년대 조용필은 음악뿐 아니라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에서도 시대를 앞서가는 문화 아이콘이었다.
이승철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그 당시 나이트클럽에 고급차를 타고 등장하면 대우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쏠렸죠. 조용필 형님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셨고, 저도 그걸 보고 배운 거예요.” 당시 한국 사회에서 자동차는 단순히 이동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그 사람의 성공과 지위를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베테랑 가수의 반열에 오른 이승철의 선택은 또 한 번 변화를 맞았다. 이번에는 세단이 아닌 대형 럭셔리 SUV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였다. 미국 럭셔리 자동차의 상징으로 불리는 이 차량은 5미터가 넘는 압도적인 차체와 6.2리터 V8 엔진이 만들어내는 420마력의 강력함, 그리고 호텔 라운지를 연상케 하는 초호화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BMW 7시리즈가 젊은 스타로서의 성공과 자부심을 상징했다면,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인생의 후반부를 맞은 성숙한 예술가의 여유와 품격을 대변한다. 이승철은 “이젠 빠르게 달리기보다, 멀리 보고 싶다”고 말했는데, 이는 그의 인생 철학이 그대로 반영된 선택이었다.
이승철에게 자동차는 단순한 과시용 물건이 아니었다. 그는 자동차 안에서 음악적 영감을 얻는 경우가 많다고 고백했다. “운전하다 떠오른 멜로디가 실제로 제 노래가 된 적이 많아요. 엔진의 리듬, 타이어의 진동, 창밖의 풍경이 하나의 멜로디로 다가왔어요.”
실제로 그의 히트곡 중 몇몇은 장거리 운전 중 완성되었다고 한다. 이승철에게 자동차는 ‘움직이는 녹음실’이자 ‘사색의 무대’였던 셈이다. 음악과 자동차, 이 두 가지가 그의 인생에서 자연스럽게 하나로 섞여 들어간 것이다.
방송에서 이승철은 자신의 자동차 선택을 ‘딴따라의 가오’라고 겸손하게 표현했지만, 그의 차량 선택 이력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과시가 아닌 깊은 철학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BMW 750iL은 정점에 오른 스타로서의 자부심과 성공을 의미했고,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성숙함과 여유를 상징한다.
최근 방송에서 공개된 이승철의 차량 이야기는 단순히 연예인의 자동차 자랑이 아니다. 그 시대를 살아온 한 예술가의 삶의 궤적이자, 한국 대중문화 속 자동차 문화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이다. 조용필이라는 거대한 선배의 영향을 받아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낸 이승철의 이야기는, 멘토와 후배의 아름다운 관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한 사람의 인생과 예술을 담는 그릇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승철은 자신의 자동차를 이렇게 표현했다. “자동차는 나에게 음악과 같아요.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리듬이 있거든요.” 그의 말처럼, 그가 선택한 자동차들은 그의 노래와 닮아 있다. 섬세하지만 강하고, 화려하지만 절제되어 있으며, 무겁지 않지만 깊이가 있다.
30년 전 BMW 750iL을 몰며 한국 도로를 누볐던 그 젊은 가수는 이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를 타고 여유롭게 인생을 즐기는 중견 아티스트가 되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조용필이라는 위대한 선배로부터 배운 ‘존재감’의 철학이다. 차는 단순히 사람을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옮기는 기계가 아니라, 그 사람의 삶과 예술, 그리고 철학을 담아내는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이승철이 조용필로부터 배우고, 평생 실천해온 자동차 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