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이 드디어 사라질 날이 오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전기차의 고질적 문제인 ‘주행거리 불안’을 완벽하게 해결할 혁신적인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로 최대 960km를 주행할 수 있는 EREV(확장형 주행거리 전기차) 기술이다.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이 드디어 사라질 날이 오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전기차의 고질적 문제인 ‘주행거리 불안’을 완벽하게 해결할 혁신적인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로 최대 960km를 주행할 수 있는 EREV(확장형 주행거리 전기차) 기술이다.
현대차는 지난 9월 뉴욕에서 개최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27년 출시 예정인 EREV 모델을 공식 발표했다. 일반 전기차가 한 번 충전으로 400~500km를 주행하는 것과 비교하면, 960km는 거의 2배에 달하는 놀라운 수치다. 이는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로,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인 주행거리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게임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EREV는 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의 약자로, 전기차에 소형 엔진을 추가한 형태다. 기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구조를 갖고 있다. EREV는 바퀴를 움직이는 것은 100% 전기 모터가 담당하고, 엔진은 오직 배터리 충전만을 위해 작동한다. 마치 이동식 발전기를 차에 탑재한 것과 같은 개념이다.
현대차가 개발 중인 EREV 시스템은 고성능 배터리와 전기 모터에 소형 가솔린 엔진을 결합한 방식이다. 가장 큰 장점은 전기차보다 55% 작은 배터리 용량으로도 96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배터리 크기를 줄인 만큼 원가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어 가격 부담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EREV는 최적화된 배터리-엔진 통합 시스템을 통해 최대 600마일, 즉 약 960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며 “전기차의 주행 감각과 정숙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획기적인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EREV 기술을 가장 먼저 적용할 모델은 바로 싼타페다. 이미 국내에서 싼타페 EREV 프로토타입이 포착되면서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출시 시기는 2026년 하반기부터 2027년 초로 예상되며, 싼타페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싼타페 EREV를 시작으로 제네시스 GV70에도 동일한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후 2028~2029년 출시 예정인 픽업트럭에도 EREV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다. 특히 북미 시장은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고 장거리 주행 수요가 높아 EREV의 강점이 극대화될 수 있는 시장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북미사업총괄 사장은 “EREV는 충전 인프라 부족에 따른 주행거리 불안을 완벽히 해소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며 “미국 소비자들에게 전기차의 장점과 내연기관의 편의성을 동시에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REV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주행거리가 길기 때문만은 아니다. 전기차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인 충전 인프라 문제를 우회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장거리 운행 시 충전소를 찾아 헤매거나 긴 충전 시간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배터리가 부족하면 엔진이 자동으로 작동해 배터리를 충전하기 때문이다.
또한 단거리 출퇴근이나 도심 주행 시에는 플러그인 충전만으로도 순수 전기차처럼 사용할 수 있다. 평소에는 전기차의 경제성과 환경성을 누리고, 필요할 때는 내연기관의 장거리 주행 능력을 활용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현대차는 EREV 개발과 함께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라인업도 18종 이상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전동화 모델 판매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려 글로벌 전동화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전기차 시장 성장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EREV는 소비자들의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의 EREV 전략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서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리샹(Li Auto)이 EREV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이 기술의 가능성이 입증됐고, 이제 현대차가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리샹의 Li L9 모델은 EREV 방식으로 1,315km의 주행거리를 실현해 중국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EREV가 배터리 기술력과 엔진 효율성에서 경쟁사를 앞설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차는 이미 전기차 분야에서 아이오닉 시리즈를 통해 검증된 배터리 관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내연기관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열효율을 자랑하는 스마트스트림 엔진 기술을 갖추고 있다. 이 두 가지 강점을 결합하면 최고의 EREV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전환기에 EREV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완벽한 솔루션”이라며 “현대차가 이 기술로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판매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많은 국내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바로 국내 출시 여부다. 현재까지 현대차는 EREV 모델의 국내 출시 계획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주요 타깃은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북미 시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싼타페 EREV 테스트카가 포착된 점, 그리고 국내에도 장거리 주행 수요가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출시 가능성도 충분하다. 특히 제주도나 강원도 등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EREV의 효용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판매 100만 대, 2030년 550만 대 중 330만 대를 전동화 모델로 채운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EREV는 이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다. 전기차로의 완전한 전환이 이뤄지기 전까지, EREV는 소비자들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다.
960km를 달리는 현대차 EREV, 과연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을까? 2027년 출시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