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시장의 지형을 바꿀 잠재력을 지닌 ‘게임 체인저’를 준비 중이다. 최근 국내 도로에서 위장막을 쓴 채 시험 주행 중인 싼타페 EREV(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 확장형 주행거리 전기차)가 포착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후면에 부착된 'MX5a EREV' 스티커를 통해 정체가 확인된 이 차량은 1회 충전 및 주유로 9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자아낸다.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시장의 지형을 바꿀 잠재력을 지닌 ‘게임 체인저’를 준비 중이다. 최근 국내 도로에서 위장막을 쓴 채 시험 주행 중인 싼타페 EREV(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 확장형 주행거리 전기차)가 포착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후면에 부착된 'MX5a EREV' 스티커를 통해 정체가 확인된 이 차량은 1회 충전 및 주유로 9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자아낸다.
‘MX5’는 2023년 공개된 5세대 싼타페의 개발 코드명이며, ‘a’는 북미 시장 전용 모델임을 의미한다. 이는 현대차가 전기차 충전의 불안감과 내연기관 환경 규제 사이에서 EREV라는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튜브 채널 ‘힐러 TV’를 통해 공개된 스파이샷에서 외관은 현행 싼타페와 유사하지만, 운전석 측 펜더에 플러그인 충전 포트가, 후면에는 발전용 엔진 배기가스 배출을 위한 대형 머플러가 장착돼 EREV의 특징을 명확히 드러낸다.
EREV의 핵심은 작동 방식에 있다. 기존 하이브리드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는 달리 엔진이 바퀴를 직접 구동하지 않고, 오직 배터리 충전을 위한 발전기 역할만 수행하는 ‘직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택했다. 즉, 차량 구동은 100% 전기 모터가 담당하므로 운전자는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운 가속감과 정숙성을 경험할 수 있다. 배터리 잔량이 충분할 때는 순수 전기차처럼 주행하다가, 전력이 소진되면 엔진이 가동돼 전기를 생산, 주행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싼타페 EREV가 완충 및 주유 시 총 900km 이상의 주행 거리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현재 시판 중인 전기차 중 가장 긴 주행 거리를 자랑하는 아이오닉 6(524km)의 약 1.7배에 달하는 수치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왕복하는 거리에도 충전소를 들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엔진은 구동에 관여하지 않고, 발전 효율이 가장 높은 구간에서만 작동하므로 연료 효율 또한 기존 내연기관이나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우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제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현재 현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2.5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과 중용량 리튬 이온 배터리 조합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배터리 용량은 순수 전기차보다는 적지만, 일반 하이브리드보다는 큰 중간 규모로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쉐보레 볼트나 닛산 e-POWER 시스템과 유사하지만, 현대차는 이를 중형 SUV인 싼타페에 적용해 실용성을 극대화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현대차는 2026년 상반기까지 엔진과 구동 시스템을 통합 제어하는 엔진 제어기(ECU) 개발을 완료하고, 싼타페 EREV 프로토타입에 적용해 주행 성능과 내구성을 집중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현대케피코,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와의 협력을 통해 배터리 시스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시 시점은 2026년 하반기 또는 2027년 초 싼타페 페이스리프트 모델 공개 시점에 맞춰 공개될 가능성이 높으며, 생산은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
EREV의 강점은 분명하다. 전기차 수준의 정숙성과 가속 성능, 900km를 넘어서는 주행 거리, 가솔린 모델 대비 낮은 유지비, 짧은 거리 운행 시 편리한 플러그인 충전 등을 꼽을 수 있다.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북미 지역이나 장거리 여행 시 충전소를 찾아 헤매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특히 엔진이 발전 효율이 가장 뛰어난 구간에서만 작동하므로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연비가 높고, 배출 가스도 최소화할 수 있다.
현대차는 싼타페를 시작으로 향후 제네시스 GV70에도 EREV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2028년과 2029년에 출시될 예정인 현대차와 기아의 픽업트럭에도 EREV 파워트레인을 탑재할 예정이다. 특히 제네시스 GV70 EREV는 싼타페보다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소음, 진동, 거칠음) 성능을 대폭 강화하여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은 정숙성과 승차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가 EREV 기술 개발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전기차 전환 과도기에 충전 인프라 부족과 주행 거리 불안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 시장은 넓은 국토 면적과 상대적으로 부족한 충전 시설로 인해 순수 전기차 보급이 더딘 상황이다. EREV는 전기차의 장점과 내연기관의 편리함을 결합한 이상적인 솔루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북미 시장에 EREV 기술을 선보인다면 전동화 전략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특히 충전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에서 전기차의 강력한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싼타페 EREV가 출시되면 현대차 전동화 라인업 확장의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하이브리드·PHEV 모델과 순수 전기차(아이오닉 시리즈) 사이를 메우는 브랜드 최초의 확장형 하이브리드 SUV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시험 차량의 외관 디자인 완성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차의 EREV 기술 개발은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시대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현실적인 드림카'로 부상한 싼타페 EREV가 글로벌 시장, 특히 충전 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 전기차의 실질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900km에 달하는 압도적인 주행 거리와 전기차의 정숙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싼타페 EREV의 등장은 전기차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