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미국 관세 인하라는 극적 타결로 생사의 갈림길에서 벗어났다. 지난 10월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지기로 합의되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수익성 회복 가능성이 급부상했다. 2·3분기 3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 감소라는 악몽에서 깨어난 현대차그룹이 11월을 기점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관세 인하라는 극적 타결로 생사의 갈림길에서 벗어났다. 지난 10월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지기로 합의되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수익성 회복 가능성이 급부상했다. 2·3분기 3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 감소라는 악몽에서 깨어난 현대차그룹이 11월을 기점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3분기 실적은 미국 관세의 파괴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현대차는 3분기 영업이익 2조5373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9.2% 급감했다. 관세 영향만 1조8212억 원에 달했다. 기아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3분기 영업이익이 1조46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49.2% 반토막 났으며, 관세 손실은 1조2340억 원에 이르렀다.
두 회사 합산 3분기 관세 손실만 3조 원을 훌쩍 넘긴 것이다. 2분기까지는 미리 확보한 재고 덕에 버틸 수 있었지만, 3분기부터 25% 고율 관세가 본격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판매량은 오히려 늘었지만 많이 팔수록 관세도 많이 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주 정상회담은 현대차그룹에게 ‘운명의 날’이었다. 7월 첫 합의 이후 3개월간 지연되던 관세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고, 11월 1일부터 자동차 관세가 15%로 인하될 전망이다. 만약 관세 협상이 결렬돼 25%가 2026년까지 지속됐다면 현대차와 기아가 부담할 관세는 무려 9조8000억 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관세 인하의 효과는 즉각적이다. 증권가는 관세율 10%포인트 인하로 현대차그룹이 연간 약 4조~5조300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차는 컨퍼런스콜에서 “관세가 15%로 내려가면서 부담이 축소돼 연간 영업이익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대차의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17~22%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가는 관세 타결을 계기로 현대차와 기아의 본격적인 리레이팅(재평가) 구간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두 회사는 PER(주가수익비율) 4~6배대의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다. 하나증권은 “관세율이 15%로 인하될 경우 현대차·기아의 2026년 순이익이 최대 3조1000억 원 상향될 수 있다”며 “밸류에이션이 정상화되면 주가 상승 여력이 50% 수준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관세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직후 주식시장 애프터마켓에서 현대차는 6%, 기아는 5%대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일본·유럽 완성차 브랜드와의 가격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는 관세 부담이 줄어들면서 비가격 요소 개선으로 관세 비용을 60% 이상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전기차(HEV)의 미국 시장 판매 호조와 1400원대 환율 유지가 추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경쟁력 강화 프로젝트의 성과가 2026년부터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신차 개발과 기술 혁신에 집중해 지속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차그룹의 관세 인하 효과를 연간 약 5조3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미국에서 연간 30만 대 규모의 현지 생산 물량을 제외하더라도 수출 물량에서 발생하는 관세 절감액만 이 정도 규모다. 현대차와 기아는 조지아·앨라배마 공장의 생산을 늘리는 ‘트럼프 시프트’ 전략도 가속화하고 있어 향후 관세 부담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협상 타결은 단순히 비용 절감을 넘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략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대규모 투자 계획도 청신호가 켜졌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겸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향후 26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며 미국 시장 공략 의지를 재확인했다.
증권가는 4분기부터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이 개선 추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한다. DS투자증권은 “관세율 25%에서도 수익성을 증명했고, 이제 15%로 낮아지면서 이익률 회복 모멘텀이 강화됐다”며 “2026년까지 리레이팅 구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스증권 역시 “관세 10%포인트 인하로 현대차·기아의 이익 개선폭이 연간 4조 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며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은 현대차그룹에게 생존을 넘어 도약의 기회를 제공했다. 2·3분기 3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 손실이라는 악몽에서 벗어나 11월을 기점으로 새로운 성장 궤도에 진입한 현대차와 기아. ‘운명의 날’ 이후 펼쳐질 수익성 대반전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