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최대 위기를 벗어났다. 업계는 이번 협상 결과로 두 회사가 연간 4조4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한미 관세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최대 위기를 벗어났다. 업계는 이번 협상 결과로 두 회사가 연간 4조4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10월 30일 정부는 한미 무역 후속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의로 미국이 부과하던 자동차 품목 관세율이 기존 25%에서 15%로 10%포인트나 낮아지게 됐다. 관세 인하는 이르면 11월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25% 관세의 위력을 뼈저리게 느꼈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3조58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했다. 기아는 더 심각해 영업이익이 1조4622억원으로 49.2%나 급감했다.
증권가 추정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관세 손실액만 1조3000억원, 기아는 1조2000억원에 달했다. 합산하면 2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천문학적 비용이 관세로 빠져나간 것이다. 매출은 역대 3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관세 폭탄에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드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다올투자증권은 “관세 25% 기준 현대차 연간 손실이 6조원, 기아가 5조원 수준으로 예상됐다”며 “이번 관세 인하로 각각 2조4000억원과 2조원씩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이번 관세 인하 효과를 즉각 반영해 현대차와 기아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신한투자증권은 관세율 10%포인트 인하로 현대차가 2조2000억원, 기아가 1조6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나증권은 “미국 관세가 줄어들면 현대차·기아 연간 영업이익 감소분이 기존 10조6000억원에서 6조3000억원으로 4조3000억원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역시 2026년 기준으로 양사가 4조원 규모의 이익 증가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7월 한미 양국이 관세율 인하에 합의한 이후 3개월간 세부 조건 협의가 난항을 겪으며 불확실성이 지속됐다”며 “이번 타결로 가장 큰 복병이 제거됐다”고 말했다.
관세 협상 타결 소식에 현대차와 기아 주가가 폭등세를 이어갔다. 10월 31일 현대차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9.43% 급등한 29만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기아 역시 3.18% 상승 마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주가 오버슈팅(과열) 가능성도 있다”며 “관세 인하 효과가 실적에 본격 반영되는 4분기부터 실질적인 주가 상승 동력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성명을 통해 “이번 협상 타결로 일본, EU와 동등한 경쟁 여건을 확보하게 됐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완성차의 가격 경쟁력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현대차는 관세 부담이 줄어든 만큼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더욱 늘려 근본적인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수익성 높은 대형 SUV 팰리세이드를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또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원가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기아 역시 전동화 모델과 하이브리드 차량 라인업을 확대해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전문가는 “관세 인하로 단기적 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 가격 경쟁력 확보로 판매량 증대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협상 타결이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에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4월부터 7개월간 지속된 25% 고율 관세의 악몽에서 벗어난 현대차와 기아. 연간 4조40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비용 절감 효과를 발판 삼아 북미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