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후속 관세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현대자동차가 78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관세 부담을 덜게 됐다. 지난 3월 25% 관세 폭탄이 터진 후 7개월간 신음하던 현대차가 10월 말 협상 타결과 함께 숨통을 트게 된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 후속 관세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현대자동차가 78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관세 부담을 덜게 됐다. 지난 3월 25% 관세 폭탄이 터진 후 7개월간 신음하던 현대차가 10월 말 협상 타결과 함께 숨통을 트게 된 것이다.
삼성증권 임은영 연구원은 10월 30일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 기준으로 2025년 3조1000억원에 이르렀던 관세 비용이 2026년에는 2조3000억원으로 78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차의 연간 순이익에서 엄청난 규모의 개선 효과를 의미한다.
이번 한미 관세협상 타결의 핵심은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던 관세율을 25%에서 15%로 10%포인트 낮추기로 한 것이다. 일본과 유럽연합(EU)에 적용되는 관세율과 동일한 수준이다.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25% 관세를 부과한 이후, 한국 완성차 업계는 극심한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다.
실제로 현대차의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보면 관세의 타격이 얼마나 컸는지 확인할 수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은 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급감했다. 금액으로는 1조원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매출은 46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지만, 미국 관세로 인한 수익성 하락을 막지 못했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관세 부담 때문에 웃지 못했다. 올해 1~9월 미국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74만7000대를 기록했다. 팰리세이드와 산타페 등 SUV 모델이 인기를 끌었고,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도 급증했다. 그러나 판매가 늘어도 25% 관세가 발목을 잡으면서 수익은 오히려 줄어드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이번 관세 인하 효과는 현대차뿐만 아니라 기아와 현대차그룹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기아를 포함한 현대차그룹 전체로 봤을 때 연간 최대 2조4000억원에 달하는 관세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40만원으로 제시하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증권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관세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10월 30일 현대차 주가는 전날 대비 2.72% 상승한 23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는 3.15% 오른 11만원으로 마감했다.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부품사들의 주가도 일제히 상승하며 자동차 업종 전체가 활기를 띠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관세협상 타결에 대해 “정부의 노력에 감사드린다”며 “향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불확실성으로 위축됐던 미국 사업이 다시 정상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4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임은영 연구원은 “미국에서 일본, 독일 업체들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회복되면서 시장점유율 확대 여력이 생겼다”며 “4분기부터는 관세 부담 완화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현대차는 내년 공격적인 신차 출시 계획을 예고하고 있다. 전기차 아이오닉9을 비롯해 대형 SUV 팰리세이드 풀체인지 모델,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 등이 예정돼 있다. 관세 부담이 줄어든 상황에서 신차 효과까지 더해지면 미국 시장에서 매출과 수익 모두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관세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다. 한미 양국은 관세율 15% 인하에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적용 시기는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빠르면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초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연결 기준 연간 가이던스 달성을 위해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책을 추진 중이다. 미국 앨라배마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도 2026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연간 30만대 규모의 이 공장이 가동되면 관세 부담을 더욱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관세 타결을 계기로 현대차와 기아의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관세 리스크로 인해 눌려 있던 주가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 키움증권 등 여러 증권사들이 현대차와 기아에 대한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미국 외에도 유럽과 인도 등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유럽에서는 하이브리드 모델 중심으로 친환경차 판매를 늘리고 있으며, 인도에서는 생산 능력 확충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관세 부담이 줄어든 만큼 글로벌 시장 전체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협상 타결이라는 호재를 발판 삼아 현대차가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지 자동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7800억원이라는 막대한 비용 절감 효과가 주주 환원과 미래 기술 투자로 이어진다면, 현대차의 주가 상승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