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사촌들과 Gamlastan에 위치한 Chaikhana에 방문했다.사촌들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고형제들이마음을 모아Afternoon Tea Set를 선물해 준 덕분이었다. 조금 가격대가 있는 곳이라서 아마 우리끼리 계획을 짰다면 조금도염두에 두지 않았을 그런 분위기였다.
단아한 다기와 우아한 식기에 담긴 차와 음식들을 맛보면서, 사촌들과 이런저런 근황을주고받았다. 지난 30살 생일파티나 각자의 일, 새로 나온 영화나 드라마 같은 잡담을 나누다 문득 나의 사촌들과의추억들이 떠올랐다.
그때 그 시간들은 지금 이 시간과는 달리 가볍게 즐길 수만은 없었던 순간들이었다. 나는 내 사촌들이 어딘가 부담스러웠고, 그들 또한 내가 편치만은 않았던 것 같다. 우리는 분명 어린 시절 추억을 함께 나눈 사이였지만, 다 자라고 나니 철없던 그 시절처럼 마냥 즐겁게 웃고 떠드는사이가 아니게 되어버렸다.
왜 그리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깊게 말하지 않겠다. 그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우리네 속담이우리들 사이에도 부지불식간에 스며들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뿌리는 사촌지간 이전 형제지간에서부터 뻗어 나왔던 듯하다.
텁텁한 속에 달디단 디저트를 밀어 넣었다. 그 시간들을 바꿔보려는 시도는 나름대로 했었지만, 고작 나 하나가 바꿔낼 수 있는 세월이 아니었다. 그 켜켜이 쌓여 내려온 무게로부터 이제는 훨훨 떠나왔다. 그런데어깨가왠지 허전하다.
그 허전함에 새로운 기억들을 채워 넣는다. 추억들은 시나브로 쌓이고 또 망각될 것이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이 글이 덮여진 세월의 먼지를 훅 불어내어날 불러낼지 모른다. 그때는 모든 순간들이 가볍게 웃어넘길농담거리가 되어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