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생각의 탄생 - 같이 읽는 독서모임 / 가치 있는 독서모임

by 돈원필

가게에 찾아오시는 많은 분들이 저희 두번째작업실에서 책 읽는 걸 좋아합니다. 조도가 다소 낮고, 조명 색깔도 노랗기 때문에 책 읽기에 최적화 된 공간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책을 읽으면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이야기해 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2020년을 맞아 두번째작업실에서는 책 읽기와 관련한 1년 짜리 프로젝트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에코의 서재에서 발간한 책 '생각의 탄생'을 가게에 찾아오시는 손님들과 독서모임을 통해 1년간 완독하는 겁니다. 양장본으로 된 두껍고 거대한 책을 보면 섣불리 엄두가 나지 않지만, 이번 기회에 이런 책을 한 번 끝까지 읽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창의력'이 중요해진 시대입니다. AI의 빠른 발전과 더불어 인간의 일자리는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AI로 대체될 수 있는 단순한 수많은 일자리는 수년내 사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럴 때 일수록 중요해지는게 창의력입니다. 이전에는 예술계열에서 창의력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요즘은 누구든 창의적이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경쟁의 시대입니다.


요즘처럼 창의력이 중요해진 시대에 생각의 탄생은 여러가지의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그 중에는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것들도 있고,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것들도 있습니다. 이 책은 창의적 사고 방법을 직접적으로 훈련할 수 있도록 인물과 사례 등을 통해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창의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부분도 있지만, 다양한 방법의 훈련을 통해서 후천적으로도 충분히 얻을 수 있습니다. 실제 예술대학 등에서 교육을 통해 체계적으로 훈련된 인재들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독서모임을 만들게 된 계기는 진희님의 요청이었습니다. 진희님은 두번째작업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함께 해주고 있는 분으로, 저희 가게의 철학과 운영에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추천을 받아 생각의 탄생이라는 책을 구매했는데, 혼자서 읽기는 너무 부담스럽다는 겁니다. 제가 이 책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던 진희님이 책을 함께 읽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초기 디자이너로 일하던 시절 치트키같던 이 책에 꽂혀 한참 탐독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음, 이 책은 참 좋은 책이야.' 라며 마음속에 묻어둔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고, 책꽂이에 모셔둔지도 어느새 수년이 되었습니다. 먼지가 뽀얗게 쌓이고, 색도 많이 바래버린 책을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생각의 탄생은 서론과 결론 부분을 제외하고, 본론에서 총 13가지의 생각도구를 이야기합니다.


관찰 / 형상화 / 추상화 / 패턴인식 / 패턴형성 / 유추 / 몸으로 생각하기 / 감정이입 / 차원적 사고 / 모형 만들기 / 놀이 / 변형 / 통합 까지 총 13가지에 대해 각 도구에 대한 이론적 내용과 사례, 그리고 이를 적극 활용한 인물을 소개합니다. 중간중간 읽는 이로 하여금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여지가 굉장히 많은 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모임을 통해 이 책을 읽는다면 매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수많은 독서모임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정작 저는 독서모임에 참여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과연 생각의 탄생이라는 이 어마어마한 분량의 책으로 독서모임을 한다면 제대로 될까? 독서모임에 참석해 본 경험은 없지만 만약 진행한다면 어떻게 해야 이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있을까?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독서모임 제안자인 진희님의 도움을 받아, 어떤 형식으로 독서모임을 만들고 꾸려나가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 우선 책이 많이 두꺼운만큼, 생각도구 13가지를 한번에 하나씩 읽습니다. 각 생각도구 하나의 내용은 분량이 많지 않고, 한 번에 집중해서 읽는다면 30분 정도면 충분히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분량입니다.


- 독서모임 사전에 미리 해당 생각도구를 읽어와도 상관없지만, 독서모임 당일 다같이 모여서 30분간 집중해서 읽습니다. 가장 최근의 정보가 인상이나 기억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현상을 '최신효과'라고 합니다. 독서모임 시간에 같이 모여서 집중해서 30분간 해당 내용을 함께 읽는다면 두뇌의 최신효과를 통해 보다 활발하게 토론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 책 읽는 시간을 포함해서 독서모임의 시간은 1시간 30분에서 최대 2시간을 넘지 않습니다. 책 읽기 뿐 아니라 생각을 대화로 나누는 일이란 생각보다 많은 체력과 집중력을 요구합니다. 본론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으로 약 1시간 정도면 참석자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으리라 생각했습니다.


- 생각도구 한가지를 읽은 뒤, 다음 모임에는 해당 생각도구 내용과 관련된 워크숍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생각의 탄생에 나오는 여러 생각도구들은 우리가 실제로 일을 하거나 공부하는데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책 속의 좋은 내용을 실제로 적용해볼 수 있도록 해당 워크숍을 매 회차별로 기획하여 독서모임 참가자들과 함께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 워크숍 내용은 독서토론 시간에 모인 구성원들과 의견을 취합하여 결정합니다. 워크숍에 대한 아이디어를 다각도에서 받아보고 토론하여, 가장 책 내용과 부합하고 재미있을만한 콘텐츠를 구성합니다. 이를 통해 독서모임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워크숍 참여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집단지성의 힘을 빌어 보다 창의적이고 경험해보지 못한 차원의 워크숍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 독서모임은 1년간 진행합니다. 어느정도 시간적 여유를 위해 독서모임은 격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생각의 탄생에서 제안한 생각도구는 모두 13가지 입니다. 책 읽기에 총 13주, 각 생각도구별 워크숍에 13주를 사용하면 26주 입니다. 격주로 진행한다면 52주, 즉 1년간 진행할 수 있게 됩니다. 1년간 책 한권을 다같이 읽는 것에 명확한 목표를 놓고 활동할 수 있습니다.


- 별도의 참가조건은 없습니다. 참가비 역시 무료입니다. 좋은 지식을 함께 얻고 공부하는데 욕심이 있는 분이라면 굳이 참가비 등을 통해 모임을 강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대신, 오셔서 음료는 각자 한 잔씩 구매해주시길 요청드리기로 했습니다.


- 중간에 들어오는 독서모임 멤버에 대한 제한도 두지 않습니다. 각 생각도구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옴니버스 형태로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꼭 처음부터 참가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진희님과 약 2개월 가량의 토론을 통해 독서모임과 워크숍에 대한 내용을 확정 지었습니다. 그리고 2020년 1월부터 독서모임을 시작하기 위해, 참가자를 모집한다는 공지와 오리엔테이션에 대한 안내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저희가 이 독서모임에 대한 계획을 시작할 무렵에 생각한 예상 참가자는 저와 진희님, 사장님을 포함하여 5-6명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오리엔테이션 당일에 저희 예상의 두배를 뛰어넘는 12분이 참석을 해주셨습니다. 심지어 오리엔테이션 당일에는 참석이 어렵다고 별도로 연락을 주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오랜 준비를 통해 시작한 두번째작업실의 첫 번째 독서모임 입니다. '생각의 탄생'을 여러분들과 2020년 한 해동안 함께 읽어나갈 예정입니다.

이 곳에는 독서모임의 내용과 더불어, 워크숍 내용도 정리해서 올리고 공유하고자 합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고 참석하고 싶지만 참석하기 어려우신 분들도 멀리서나마 함께 읽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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