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베이킹#5

베이킹인지 끼니인지 모르겠네요

by 다독따독

모처럼 다 모였다.

오늘은 더욱 바쁘니 제대로 막장이 돼야 한다.

30 분 뒤, 그리고 1시간 뒤 식구들은 썰물처럼 나간다고 해서다. 배고픈 여우들을 달래기 위해 과일 한 컵씩 안기고 반죽 재료를 계량한다. 여기다가 구수한 밀싹 100그램을 밀가루 대신 넣어봤다. 밀싹은 영양도 맛도 그만이란다.


고기랑 스팸은 손이 많이 가니까.(요즘 스팸 캔 까는 것도 귀찮다. 아버님 간병을 그만두니까 이젠 정말 움직이는 게 싫다.)


피자 도우 반죽은 포트에 데운 뜨거운 물을 볼에 담고 그위에 반죽 담긴 볼을 얹어 뚜껑을 덮어버렸다. (발효 빨리되라고 하는 짓이다.)

그동안 나머지 재료를 손본다.


(강력분 290g, 물 180ml, 올리브유 20ml, 소금 3g, 설탕 8g, 이스트 3g) x2는 식구가 많아서다.


양파 다섯 개 왕창 채 썰어서 비닐봉지안에 올리브 오일, 후추, 건조된 바질 가루를 넣고 비빈다. 그걸 내열 용기에 털어 넣고 전자레인지에 휘릭 2분정도 돌려버린다.


양송이도 저며 썰고 아까 양파 버무렸던 비닐을 버리지 말고, 올리브 오일을 보충해 또 살살 비빈다.(얘는 전자레인지 넣으면 부서지거나 물이 생기고 쪼그라들기 때문에 돌리지 않고 그냥 비닐채 둔다.)

냉장고에 잠자는 채소를 때려 넣어도 좋다.


그사이 냉동 떡갈비를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돌린다.(빨리 하려면 냉동된것을 전자렌지에 해동시킨다.)

그래서 요거다. 얘를 마구 가위질한다.


저 비닐에 있는 덩이는 고구마에 우유 넣고 주물러 터져버려서 도깨비방망이까지 동원해 '되기'를 맞춘 것이다. 저것도 입구를 가위로 잘라 짜서 올릴 거다.

반죽은 네 귀퉁이를 먼저 밀어 네모로 만들고(네모? 딱히 이유는....팬이 네모라서;;) 팬 크기보다 좀 더 넓게 평수를 넓힌다. (왜냐면 테두리에 고구마를 채워서 꼬집어야 하니까. 반죽 밑에 팬이 깔려있음.)

고구마 봉지를 1센티 정도 입구를 잘라서 반죽 둘레에 짜준다.

이제 반죽 바느질 타임!


고구마 둘레를 한 손으로는 끌어와 덮고 한 손으론 테두리가 뭉툭한 숟가락으로 꼭 꼭 눌러 봉합한다.



이숟가락은 천 원짜리 파는 가게에서 산 건데 참 요긴하게 쓴다. 저 반죽 얼룩은 손때 아님;;(밀싹 볶은 게 거뭇거뭇한 거다.)

저 테두리는 고구마를 반죽이 이미 '포앙'하고 있다.

토마토소스 저렴이를 사서 봉지 한 귀퉁이 컷팅하고 쭉쭉 짜준다. (내손에 뻘건 거 안 묻혀도 된다.)


참! 아까 그 숟가락 설거지통에 퐁당 안 했길!(밀가루 반죽만 꿰맸으니까.)

그 숟가락으로 저 소스를 반죽에 공평하게 발라줘야 한다.

아!

사진을 뒤늦게 여기 끼워 넣었다ㅠㅠ


웬 뜬금없는 도깨비방망이?!



이건 봉지가 터진 데다가 손목 쓰기도 귀찮고, 설거지도 싫어라 해서 아까 우유남은 팩에 터진 비닐의 고구마를 넣고 갈아엎는 중이다. 이걸 갈아엎어서 비닐에 담아서 짠 게 고구마 필링이다.(생크림을 넣으면 맛은 좋지만, 애들 뱃살이 어마무시하다)

이제 쪼기 위에 있는 사진 재료를 탈탈 털어 넣는다. 어차피 재료비 만원도 안 든다.

200도 20분 이상 예열된 오븐에 30분 동안 밀어 넣었다가 꺼내면 된다. 그간에 벌린 설거지 하면 된다. 오늘 우유팩이 도와줘서 설거지는 별로 없다.


반죽 볼, 나무 숟가락 한 개, 전자레인지에 들어간 양파 그릇 한 개, 도깨비방망이 앞머리, 우유팩 씻고 설거지 끝이다. 먹을 준비만 하면 끝.

식히면서 잠깐 자릴 비웠더니 벌써 반이 날아감 ㅠㅠ


이렇게 만든 피자는 게눈감추듯 없어진다.

애들은 말이많다. 뭐가 어쩌구 저쩌구....

마치 전문가들의 시식타임같다.

헌데, 피자는 다 사라졌다.

까불고 있다.

귀여운 짜~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