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으로 떠나는 여행

풍요로운 삶을 위한 나만의 Ritual(의식) 과정

by 책 커피 그리고 삶


'눈을 뜰까? 말까?'

'5분만 더 자고 싶다.'

'내가 요일을 착각하여 눈을 뜨는 순간 오늘이 일요일 이었으면..'


월요일 아침마다 눈뜨는 순간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에 짜증부터 밀려오지만 이내 마음을 다 잡고 몸을 일으킨다. 월요일 아침마다 반복되는 '월요병'이라는 몹쓸 병에 걸린 것이다.


나는 출근 준비를 하면서 동시에 주말을 기다린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말의 느긋한 늦잠이나 가족과의 즐거운 시간 등 다양한 이유로 주말을 기다린다. 특히 주말에 썸 타는 사람과 데이트 약속이 있는 사람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인해 주말이 더 간절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주말을 기다리는 이유는 주말마다 서점으로 향하는 나만의 리추얼을 행하기 위해서이다.


김정운은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에서 삶의 즐거움과 행복을 위해 리추얼(의식)을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김정운이 말하는 리추얼은 일상에서 반복되는 일정한 행동 패턴이며, 행동에 정서적 의미가 부여된다는 점에서 습관과 차이가 있다.


주말, 나의 리추얼은 기차를 타러 문을 나설 때부터 시작되고 서점으로 가는 동안, 스트레스나 걱정거리가 사라진다. 서점으로 이동하여 책을 고르며, 조용한 카페에서 책 읽는 시간들이 '오직 나만을 위한 여행'으로 느껴진다.


기차역에 들어서면, 일상적이지 않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한 아이가 엄마와 기차를 기다리는 모습에서, 기대감과 설레임을 가득 품은 아이의 얼굴을 보면,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은 다양하고 수많은 표정 속에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철길을 바라보면서, 엉뚱하지만 서양의 원근법이나 20년 전 여자친구들 만나기 위해 늦은 밤 기차를 타고 밤새도록 달려갔던 추억 같은 오만가지 잡다하고 다양한 생각이 떠오른다. 그리고 오늘은 혹시 내 옆에 아름다운 여자와 같이 앉아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작은 기대도 포함된다.(그런데, 그런 일은 거의 없다. 그저 거구의 체격을 가진 남자만 아니면, 감사할 따름이다.)

나는 기차역에서 이 시선을 좋아한다. 끊임없이 연결된 것처럼 느껴지는 기차길은 항상 새로운 모험을 제시하는 느낌이다.


나는 어디론가 이동할 때, 버스보다는 기차를 선호한다. 창밖에 계절의 변화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어서도 아니고, 생각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교통체증이 없어서도 아니다. 그렇다고 기차에 대한 좋은 추억이나 낭만을 느끼기 위한 것은 더욱 아니다. 단지 기차로 이동하는 동안,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약간의 기차 소음과 제한된 장소가 집중력을 높여 책이 유난히 잘 읽혀진다.

기차에서 읽는 책은 유난히 잘 읽혀진다.


서점에 도착하면, 가슴이 확 트이고 설레는 마음을 느낀다. 사람이 아니라 '책'이라는 사물에 설레임을 느끼는 것은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생긴 감정이다. 나에게 책은 단순히 사물이 아니라, 한 명 한 명 작가로 보이고, 작가는 어서 자신에게 와서 오늘은 어떤 것을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지 물어본다.


본능적으로 나의 시선은 베스트셀러로 향한다. 하지만, 베스트셀러 코너를 보면서 타인의 추천이 아닌 나의 자유의지로 책을 선택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아직 인간이 발견하지 못한 바닷속 고귀한 보물처럼 출판된지 시간이 지난 책들 중 나의 마음을 울리는 책들을 찾기 위한 나의 노력은 계속된다. 내가 선택하는 책들 중 가끔 엉뚱하지만, 작가의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아 선택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것을 보면서, 나는 나중에 책을 내게 되면, 내 사진은 최첨단 편집 기술을 동원하여 내 사진의 얼굴을 바꾸거나 아예 책 속에 넣지 않겠다고 생각하곤 한다.

IMG_2905.JPG 본능적으로 나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베스트셀러 코너


서점에서 수많은 작가들을 만난다. 그들은 대학 교수처럼 어떤 지식에 최고봉을 이룬 사람도 있고 동네에서 늘 보던 평범한 아저씨, 아줌마들도 있다. 그들은 책을 통해 각자의 이야기를 늘어놓고, 나는 책을 고르면서 그들과의 어떤 주제의 대화를 나눌 것인가를 고민한다.


'대화'라는 단어를 국어사전(네이버)에 찾아보면,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 또는 그 이야기."라고 정의한다. 책 읽기는 비록 마주 보는 실제적 대상은 없지만, 책 속에 담긴 영혼이나 에너지의 연결을 통해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반론한다는 점에서 '대화'라고 생각한다. 즉, 책을 통해 일방적인 한 방향으로 소통을 하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면의 나의 이야기로 풀어내며, 나만의 대화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느낌을 후지하라 가즈히로는 '책을 읽는 사람만이 손에 넣는 것'에서 독서를 작가와 독자의 뇌를 연결한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항상 이 순간, 고민에 빠진다. 시간은 제한되어 있는데,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가끔은 밥만 먹고 책만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또한 아직은 선호하는 책과의 대화가 인문학, 역사, 경제, 예술, 문학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언젠가는 다른 영역의 대화를 나누게 될 날이 오게 될 것이다.


'서점으로 여행'중 가장 긴장되고 설레는 선택의 시간이 지나면, 서점에 마련된 카페로 이동하여, 가장 편해 보이는 의자에 앉는다. 여기저기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아름다운 아우라를 느낀다. 나에게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으며, 의자에 앉기까지 그 사람들에게 시선이 고정된다.


'무슨 책을 읽고 있을까?'


가끔씩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미소로 인해 나의 궁금증은 더해지고 다가가서 말을 붙여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커피 향을 맡으며, 커피 맛을 보면서 책을 읽는 동안 행복함을 느낀다. 그 행복함 속에 배고픔도 잊고 정신없이 책을 읽고 나면, 어느덧 막차 시간이 다가온다. 항상 아쉬움을 느끼는 시간이다.


이것이 내가 서점으로 떠나는 여행이고 주말 동안 나의 리추얼 과정이며, 그 여행이 참 좋다.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묻는다.


"당신은 당신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당신만의 리추얼을 가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