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질

by 책 커피 그리고 삶

젊었을때, 커다란 커터칼로 종이를 자르다가 손가락도 함께 잘라 깊은 상처를 입었지요. 10바늘 정도 꼬맸는데, 그때 이후로 커터칼로 종이를 자를 때마다 칼날이 손가락에 닿는 느낌에 손가락 힘이 쭉 빠집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힘을 주어 종이를 자르지만 아마 마음 깊은 곳에 커터 칼에 손가락이 잘리는 두려움이 남아있나 봅니다.


내가 종이를 자르는 그 순간 느끼는 느낌은 실제하지 않은 것이지요. 우리 피부는 직접 물체가 닿았을때만 비로소 그 감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차가운 느낌같은 공기의 온도 변화는 직접 닿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공기 분자가 피부에 접촉되는 것이므로 닿는다고 보아야겠지요.


결국, 종이를 자를 때, 칼날이 손가락에 닿는 느낌은 심리적인 느낌 즉, '가짜'라는 것이지요. 우리가 살다보면, 이처럼 근거없는 느낌을 받을때가 있지요. 대부분 과거의 경험이 실제의 느낌을 만들고 진짜로 일어난 것이라 착각을 일으키지요.


물론 사람에 따라 그정도가 달라 단순히 착각 수준에서 끝내는 경우도 있지만 심한 경우 특정한 단어, 분위기, 상황 등이 과거의 트라우마를 건드리고 온갖 상상력으로 혼자만의 세상을 창조하지요. 예를 들어, 과거에 상처를 준 사람과 비슷한 성향을 만나게 되면, 그 사람의 말과 행동에 그 사람의 마음을 상상하고 그 사람의 앞으로의 행동을 예측하여 미리 그 사람과의 벽을 만드는 것과 비슷합니다.


정말로 본인이 예측한대로 일어날 수도 있고 정말로 그런 사람일지도 모르지요. 다만, 실제로 일어나기 전까지는 내가 신이 아닌 이상 그 사람의 마음은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서라도 진짜와 가짜의 느낌을 잘 구분해야겠습니다.(가끔 눈치없는 사람들이 세상을 잘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https://youtu.be/poiZpOXZXN8


매거진의 이전글개구리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