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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커피 그리고 삶 Aug 10. 2024

부모의 마음

베트남 달랏의 기차역 옆에 카페 이층에 앉아 거리를 바라보고 있다. 적당한 온도와 바람이 시원함을 가져다 준다. 이층에서 보는 풍경은 아래층에서 보는 풍경과 확실히 다르다.


베트남 올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여기는 오토바이와 차량이 뒤섞여 아슬아슬하게 각자 갈 길을 간다. 대단한 운전실력들이다. 보행자 중심인 우리나라와 다르게 차량 중심의 신호체계도 낯설게 느겨진다. 신호등도 별로 없을뿐더러 있더라도 빨간불 대기 시간이 보행자가 아니라 차량이 멈추어야 하는 시간을 표시한다.


도로 폭이 조금 넓은 곳은 수많은 오토바이로 인해 건너갈 엄두가 안난다. 운좋게 현지인들을 만나면 옆에 슬그머니 옆에 서서 함께 이동할 때, 그나마 마음이 놓인다. 그 복잡한 도로를 거침없이 건너는 현지인에 존경심마저든다.


커피 한모금을 입에 물고 도로를 바라본다. 나와 함께 여행 온 조카가 길을 건너고 있다. 베트남에 온지 며칠이 지나 길을 건너는 것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오토바이 사이로 건너는 모습에 내 가슴이 졸여온다. 나와 함께 길을 건널때는 안심이 되었던 마음이 조카가 혼자 건너오는 모습에 불안감을 느낀다.


해외 자유여행 경험이 없던 조카가 앞으로 혼자 여행을 다니기 위해서는 길을 건너는 연습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모습에 불안감을 느낀다. 필요하지만 불안감을 느끼는 나의 마음이 참으로 이중적이다.


그것이 바로 부모의 마음이 아닌가 싶다.


자녀가 독립할때쯤 되면, 혼자 잘 생활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선다. 사실 품안의 자식일 때, 마음이 가장 편안하다. 하지만 부모의 마음이 편하자고 옆에 둘 수 없는 일이다. 어떻게든 불안한 마음을 떨치고 자녀가 혼자 나아갈 수 있도록 지켜보아야 한다. 물론 서툰 독립생활로 사고도 날 수 있고 불규칙적인 생활에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지만 나아간다면 그냥 지켜보는 것이 정답이다.


생각해 보니, 여행오기전 공항에서 거의 50이 된 아들에게 70대 어머니가 전화하여 '차조심해라', '날치기 조심해라', '술 너무 많이 먹지 마라' 등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전화한 어머니의 마음, 그것은 지금 나의 마음과 똑같을 것이다.


어쩌면 그러한 마음은 부모의 숙명일 수 밖에 없고 내리사랑의 증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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