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준의 '뉴스를 말하다'

뉴스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by 책 커피 그리고 삶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 커피 한 잔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오늘 4•16 집회가 있고 참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


'4•16'?? 순간 '이날이 역사적으로 어떤 사건이 있었던 날인가?‘


머릿속으로 나의 빈약한 역사 지식을 머릿속으로 훑어보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생각해 내려고 애를 썼습니다. 지인은 그것을 눈치챘는지.. '세월호 참사' 집회라고 알려주며, 조금은 한심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순간 얼마나 부끄러웠던지, 그리고 한심한 기분이 몇 시간이고, 나를 기분 나쁘게 하였습니다.


저는 올바른 역사 인식이란 과거의 사건을 통해 현재를 바라보고 이를 개선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였고 '세월호 참사' 같은 안타깝고 애통한 사건들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하고 다닌 나의 모습이 '오만함'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한 경험이었습니다.


우리는 매일 뉴스를 통해 세상을 바라봅니다. 안타깝고, 화나고, 분노하며, 행복한, 다양한 감정을 주는 소식을 접하고 여전히 이전을 망각하고, 반성 및 걱정하며, 미래를 결심하는 생활을 반복합니다.


작가 또한 프롤로그에서 '비극이 반복되는', '바뀌지 않는' 뉴스에 대해 언급합니다. 이쯤 되면, 일반적으로 '희망적인 세상 만들기'에 대해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 들겠지만, 작가는 뉴스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올바른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으며, 책 내용 전체의 기본적인 관점입니다.


이 책은 '언론(뉴스)의 역할', '소통', '혁신', '통합' 등에 대해 13가지 소제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딱딱한 구성이 아닌, 김성준 작가가 [SBS 8 뉴스] 앵커 시절, 그 날의 소식 중 시청자가 다시 생각해 볼만한 소식들을 앵커의 마지막 멘트에 넣었고 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언론의 역할', '소통', '혁신', '통합' 등에 대해 학술적 접근이 아니라 수많은 마지막 멘트 중 주제와 관련된 부분을 선정하고 뉴스가 끝난 후의 시청자들의 반응, 관련된 자료 제시, 취재 후기 등을 서술함으로써 '언론의 역할'이 무엇이고 독자가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독자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고민하게 합니다.


다만, 언론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관점에서, 작가와 제가 의견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작가는 뉴스에서 단순히 사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닌, '사실 여부의 판단'까지 전달하기를 원하지만 '사실 여부의 판단'은 전달자의 생각, 더 나아가 사상과 가치관의 판단까지 시청자 몫을 대신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아이러니한이 책의 글감이 되는 앵커의 마지막 멘트가 시청자의 몫인 '사실 여부의 판단'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이 책이 세상에 나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책을 읽다 보면, 세상이 반복된다는 것을 느끼며, 어쩌면, 세상이 부조리와 떨어질 수 없음을 느낍니다. 하지만, 10년 전, 20년 전과 비교해 보면, 두보 전진했다가 한보 후퇴하는 것을 반복하지만 분명 올바른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작가의 말처럼 뉴스가 세상을 바꾸는데, 기여한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언론이 언론의 본질을 잃어버린다면, 그동안의 전진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것입니다.


얼마 전 읽었던 에드워드 로이스의 '가난이 조종되고 있다'라는 책과 대비되어 생각나는 것은 왜 일까요?


에드워드는 정치 자금으로 정치인이 노동자보다는 기업에 유리한 법을 만들고 언론사는 광고 수주로 인해 기업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에 대해 우려했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언론은 자유롭지 못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에드워드의 사례는 당연히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 자본주의 사례이지만, 영화 [내부자들]에 묘사된 언론사가 영화의 이야기가 아닌 것처럼 느끼지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러한 일들은 얼마든지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세상을 바꾸는 힘에 시청자들의 객관적 시각에 대해 중요하게 다루지 않은 것입니다.

시청자들이 뉴스에 대해 공감하고 앵커를 격려하는 역할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 한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물론 이 책의 구성이 개인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기에 이 점에 대해 논의의 대상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것은 결국 시청자들이기 때문에 진실을 판단할 수 있는 시각의 중요성에 대해 한 주제 정도 다루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는 바쁜 일상을 살고 있기에 뉴스의 진실을 곱씹기에는 해야 할 일이 많거나(먹고살기 바쁘거나) 나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스스로 외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외면한다면, 그것이 곧 나의 사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앵커가 전하는 뉴스의 마지막 멘트가 아니라, 시청자가 세상을 보는 정확한 눈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 진정 세상을 바꾸는 힘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뉴스를 이렇게 비유해 말하고 싶습니다.

"뉴스는 이상적인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고 정의롭지 않는 소식들은 찌든 때와 같다. 창밖의 아름다움 풍경을 보기 위해서는 소통과 통합이라는 세제로 깨끗이 닦아야 한다. 언제라도 볼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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