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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Jul 06. 2017

공간에 대해 글쓰기(1)

구로디지털단지역

여기 내가 글을 쓰고 있는 공간. 24시 단골카페가 위치한 장소의 배경에 대해 쓰려 한다.


카페의 위치는 구로디지털단지역 근처에 있다. 카페와 매우 인접한(신호등 한 개 거리) '구로디지털단지역'은 줄여서 나는 보통 '구디역'이라고 부른다. '구로디지털단지역'을 다 말하면 글자가 길 뿐 아니라, 뭔가 '구리다'는 느낌을 들게 하는 어감이 있다. 다 그런 건 아닐 수 있지만, 타지에서 온 나는 그렇게 느낀다. 실제로 연식이 오래된 건물들이 많고 유흥시설도 많다. 또 '디지털'이라는 말은 오히려 '아날로그'라는 말보다 꽤 '구린' 느낌까지 든다('돼지털' 같기도 하고). 원래 성명학 이론 중에서도 파동성명학이라고 해서 '어떻게 들리느냐=발음되느냐'의 작명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이 곳 지명이 과연 구리기만 할까? '구로'의 유래를 살펴본다.

스토리텔링의 일환으로 그러하다는 '설'이 구전되는 것이겠지만, 내가 사는 동네의 이름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는 건 의미있는 행위니까 설을 찾아 풀어본다. 그것이 의미있는 이유는 마냥 이름과 동네분위기 가지고 구리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지명도'나 인식을 드높이고 이 곳을 빛내는 주체가 내가 될 수 있는 출발일 테니 말이다(나는 신대방역과 구로디지털단지역의 거의 중간에 위치한 집에 살아서 주민등록상 동작구민이다. 허나 카페는 열 번 중 일곱 번 이상을 구로디지털단지역 쪽으로 온다. 빠른 걸음으로 4분, 보통 걸음으로 7분 거리이다).


구로는 아홉 구(九)자에 노인 노(老)자를 쓴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지금의 구로 1동 일대인 당시 구로리에 아홉 명의 노인이 오랫동안 장수했다는데서 유래한다는 게 가장 일반적이다. 또 다른 유래도 있는데, 먼 옛날 구루지라는 마을에 아홉 명의 노인이 살고 있었다고 시작한다. 당시 마을의 지대가 낮아 매년 홍수가 들었는데, 마을 주민들은 줄곧 눞은 지대로 피난을 가야만 했다. 그러던 중 어느 해에는 정말 큰 홍수가 나서 마을 주민들 모두가 피난을 가게 되었는데, 이 아홉 노인(九老)만은 끝까지 피난하지 않고 마을에 남아 이 곳을 지켰다고 해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이다.


또 있다. 구로는 예전에 안양천과 도림천이 만나 늪지가 형성된 곳이란 의미에서 구덩이라는 뜻의 '구레'라고 불리어지다 오늘날의 '구로'로 잘못 전해지게 된 것이라고. 일제 시대 당시에 '구레'라는 지명이 한자로 표기되면서 발음이 비슷한 한자로 찾아 옮기는 과정에서 '구로'로 굳혀져 후세에 전해져왔다는 설이다.


이 밖에 지형의 모습을 반영해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은 우리말 '갈'에서 유래했다는 것도 있다. '갈'에서 파생된 '가라, 굴, 골, 고르' 등은 골짜기나 갈린 곳 등을 가리키는 고어의 형태였는데, 구로라는 이름은 순수한 우리 고어의 변형이고, 한자가 아니라는 설이다.


참고 출처: http://blog.naver.com/sunclubs/70002710857 원문 출처: 구로 타임즈 (김윤영 기자)


'세련되었다'라고 할 때 보통 우리는 '가로수길'이나 '이태원'느낌을 떠올리는데 반해, 이 '노인 노(老)'자의 어감이 세련된 느낌의 감성을 깎는 인식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나면 그 공간의 편견이 바뀌거나 혹 좋아하게 될 지도 모른다. 무조건적으로 '구려'라고 했던 이전의 날 반성하고, 공간을 말하는 여러 이야기로부터 우선 지명에 대해 공감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p.s: 본래 구로디지털단지역은 구로공단역으로 1984년 5월 22일 개업했다고 한다. 지금의 구로디지털단지역이 된 것은 2004년 10월 1일 변경된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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