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문장과 좋은 문장
글쎄, 잘 쓴 글과 좋은 글은 같을 수도 있지만 다를 수 있다. 좋은 글을 잘 쓸 수는 있지만 잘 쓴 글이 꼭 좋은 글은 아닐 수 있다는 말이다.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자.
어르신들이 한글을 처음 깨쳐 쓴 시가 감동을 자아낼 때가 있는데, 대개는 글의 맞춤법이 엉망이다. 욕설이 난무하기도 하고 반복도 많다. 하지만 그만큼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는 글 역시 많다.
그중에서 단 세 글자만으로 깊은 울림을 주어 내가 눈물을 흘린 할머니의 작품이 하나 있었다. 내 기억으로는 ‘내 이름이다’라는 제목의 시였다. 그 시는 오로지 할머니 자신의 이름 세 글자만 반복되어 있다.
자신의 이름을 쓸 수 있다는 것. 이것을 반복하여 ‘시’라는 작품으로 세상에 내놓을 생각을 했다니! 정말 숭고한 시가 아닌가.
문법은 꾸준한 훈련이면 충분히 고칠 수 있다. 영원한 음치가 없듯 영원한 글치(?)도 없다. 올바른 문법으로 쓰는 건 중요하지만, 이를 의식하다가 글쓰기에 어려움을 느끼기 보다는 자기 주체적 표현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일단 써보라. 글은 자기 표현의 도구 이니까. 글쓰기 기법에 대한 생각 역시 같다. 글쓰기가 범접할 수 없는 특별한 작가만의 도구가 아니란 점을 강조하고 싶다.
언어유희, 미사여구, 인용문이 없는 좋은 글도 있다. 맞춤법이 다소 엉성하고 문장이 어색하더라도 의미 전달이 충분하고 그 내용이 와 닿는 좋은 글도 있다는 말이다. 모든 얽매임을 내려놓고, 힘을 뺀 채로 가장 나다운 글을 쓰는 것을 나는 좋은 글쓰기라고 정의한다.
내가 나로서 온전히 표현하는 것 자체가 아름다운 일이다. 행여 ‘잘’ 쓰지 못했더라도 말이다. 차츰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쓰게 되는 날, 좋은 글을 쓰게 될 그 날까지 당신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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