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동영 글쓰기 Mar 07. 2020

1. '피드백'으로 동기부여 하기

이동영 작가의 12가지 습관 (1-1화 : Feedback)

필리파 제인 랠리 교수가 실험한 '66일의 법칙'도 있으니 참고.

습관이란 스스로 익숙해져서 반복하는 뇌의 자동화 과정이다. 모든 작가에게는 나름의 루틴이 있다. '하다 보니' 작가가 된 사람이 아니라, 지금 '작가를 지망'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태도를 적으로 정립하면 좋겠다. 특히 프로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꾸준함'을 갖추려면 자신만의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내가 계속할 이유' 말이다.(이건 작가란 직업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필자(이동영 작가)가 강의를 7년 차나 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이자 비결은 무엇일까?


수용자(청중)의 반응(리액션) + 구체적 메시지

= 피드백이었다.


TEDx전주 강연(첫 강연)중 대본을 보느라 여념없는 이동영 작가

때는 바야흐로 2014년, 내가 주관하던 독서모임 멤버 중 한 분이 마침 강연 플랫폼에서 오거나이저를 하고 있었다. 운 좋게 그가 먼저 섭외 요청을 해줘서 TEDx 강연 단상에 올랐던 그때를 난 잊을 수 없다. 초보 연사답게(?) 고개를 푹 숙여 아이패드에 저장해둔 대본만 보고 읽는 걸 반복했다. 아이패드 오류가 나서 손가락은 바빠지고 대 이상의 방송용 카메라 앞에서 위축도 됐다. 스피치(시선처리, 발성, 여유 등) 역량이 현저히 부족했다. 난 그 영상을 지금껏 수도 없이 반복해서 보고 또 보았다. 그런데 내 모습이 절망에 가득 차있었을까? 아니었다.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의 표정과 몸짓이었다.

첫 강연 중 긴장과 행복에 가득차 있는 이동영 작가

그 긴장과 불편, 떨림이 헛되지 않은 순간을 증명 건 거기 앉아있던 청중들의 눈빛, 귀 기울임, 노트에 적는 액션, 대답, 따라 읽기, 질문 등(끝나고 사인이나 사진 요청, 후기 공유까지)이었다. 생전 처음 보는 얼굴과 이름의 '작가'라는 사람이, 그것도 겨우 20대 중반인 청년이 '작가 감성'을 주제로 떠드는데. 청중들이 하나같이 진지하게 집중하고 경청하는 모습이란..!

나에게 큰 영향을 준 장면이라, 내 인생 베스트 중 한 컷으로 꼽는다. 난 지금도 긴장과 불편에 설렘을 동반하면 마치 뇌에서 '내가 존재하고 있다'라는 자존적 자부심과 동시에 행복 호르몬이 100배는 활성화되는 기분을 만끽한다.

어느새 대본 없이 수백 명 청중과 눈을 마주치며 강연하는 이동영 작가

당시에 이동영이라는 인간은 매일 외로움에 절어 사는 한낱 먼지 같은 존재라고 자신을 한껏 비하했었다. 왜 살아야 하는지 몰랐고, 내 노트에는 온통 '나만 외로운 게 아닐 거야. 너무 외롭다. 우린 행복해질 수 있어. 아니 행복을 갈구하지 말자. 살아있음은 그 자체로 무한한 행복의 가능성이니까. 일단 살자. 죽으면 후회도 못하니 살아서 죽을 때까지 후회하자.'와 같은 글이 가득했. 나에게 격려하는 이런 말들을 글이랍시고 공유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 중에 홀로 단상에 올라 강연을 하는데, 처음으로 '살아있음'을 느낀 것이다. 어쩌면 그건 '살아있음의 자격'이란 말이 더 어울리겠다.


아, 내가 누군가에게, 외부세계에, 세상에 영향을 주는 사람이구나. 그것도 '괜찮은' (선한) 영향을 끼치는구나-하고 생각하는 순간 행복감이 밀려오는데, 그 효능감을 동력으로 하여 7년 차 강의를 하게 된 것이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새내기 사원 주제에 사내 강의를 했으니까 내 위치나 실력 따위는 별로 의식하지 않았다. 강의 자체가 좋았다. 난 지금도 마이크를 놓고 무대에 내려와 모든 수강생과 마지막 인사를 하는 순간까지, 에너지가 넘쳐난다. 강의를 한번 하면 1주일은 보람찬 일상을 '살아간다.'


어떤 선생님이 내게 강의 몇 시간 하다 보면 말도 꼬이고 자연히 지치지 않냐고 물었는데, 담담한 내 답변에 그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저는 오히려 강의를 할수록
기운을 받아서요.

대신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씻자마자
바로 쓰러져 잠들어요."
소수정예 직장인 대상 강의 중인 이동영 강사

강의를 예로 들었지만 글쓰기도 마찬가지였다. 실은 어렸을 적 학교에서 '글쓰기' 시간이라고 선생님이 말하는 순간이 오면 심장이 터질 듯이 쿵쾅댔다. 너무 설렜기 때문이다. '강의'라는 동력을 만나기 전 가장 오래 내 심장을 뛰게 하는 건 글쓰기였다. 의무적으로 참여한 교내 백일장 대회는 모조리 다 휩쓸었다. 초중고대학교, 심지어 군대 훈련소에서도 상을 받을 정도였다. 잘 쓰고 못 쓰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꿈이 '작가'도 아니었다. 그저 '매일 글을 쓰는 것'이 꿈이 된 건 그때부터였다. 


그러나 설렘은 언젠가 그친다


잊지 말아야 한다. 새로움을 잃어버리는 건 한 순간이다. 삶에 무기력이 날 뒤덮을 때, 혹은 설렘의 대상(or 도구)대체 때가 운명처럼 찾아온다. 정점을 찍 설렘 그래프가 확 꺾이고 오래 둔감해지는 시기가 는 것이.  피드백이 소중한 이유이다.


흔히 모든 과업엔 '지속 가능성'과 '생산성'을 따진다. 그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면서도 나에게 딱 맞는 일이 강의와 글쓰기였다. 그건 전적으로 청중과 독자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처음에 나를 위해서 시작했던 글쓰기와 강의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공유하고 반응을 기민하게 살피며 변화(업데이트+업그레이드)를 꾀했다. 메타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 이 과정에서는 피드백에 객관적 자기반성을 포함한다. (- 다음 편에 계속)  


그러다 자연스레 청중과 독자에게 '가닿은' 메시지는 에겐 어떤 소명의식이랄까? 천직으로써 사명감(mission)을 느끼는 지금에 이르게 했다. 강의와 글쓰기를 '만난' 게 외로움에 허우적대던 이동영에겐 천만다행한 일. 운명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중앙대학교 강의 중인 이동영 작가

글쓰기 특강을 하다 보면 질의응답 시간에 "이 일(작가, 강사)을 하면서 후회하거나 슬럼프에 빠진 적 있나요?" 하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그럴 리가 있을까. 이런 감사한 일에. 도리어 '만약 내가 이 두 가지(글쓰기와 강의)를 하지 못하게 된다면?' 하는 상상은 가끔 한다. 신이 있다면 제발 그전에 새로운 걸 던져 주기만을 빌고 비는 바이다.


'내가 계속 살아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끼는 건 내 글의 독자들 덕분도 크다. 강의나 내 글에서 여러 번 말했듯이 내 글을 읽고 '용기'를 얻은 독자, '극단적 선택'을 거둔 독자, '하루의 시작이나 끝에서 에너지나 위로를 받은' 독자 등 사례도 다양하다. 메시지나 댓글을 많이 받는다.


처음부터 이렇게 될 줄 알았냐고? 정말 1도 몰랐다.


'피드백을 계기로 지속하기'는 비단 작가이자 글쓰기 강사 이동영만의 특별한 '동기부여 비법'은 아니다. 첨언하자면, 부디 조금만 더 '피드백' 앞에서 당당하고 담백해지길 바란다. 피드백은 스스로 질문을 하고 확인하도록 돕는 수단이다. 어떤 피드백도 다 의미가 있다. 그걸 어떻게 필터링해서(잘 걸러서) 받아들이냐의 관대함과 여유를 발휘하는 게 관건이다.

물론 작가에겐 상처마저 동력이 된다.


결핍을 그대로 인정하는 일이나 지금 이 상황 자체를 바라보는 일도 모두 부족한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피드백으로 지속하는 동력을 얻고 싶다면, 남과 비교하며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느끼는 습관은 당장 거두고 '어제의 나보다 성장하기'를 목표로 삼아보자. 잘하려는 욕심 이전에 있는 그대로 를 드러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진짜 자신을 마주할 당신은 이제 성장할 일만 남았다. 피드백이 당신에게 성장통이자 성장동력이 될 것을 믿는다면.


이동영 작가의 12가지 습관은 시리즈로 계속 연재할 예정입니다.

1:1 글쓰기 강의 문의 http://pf.kakao.com/_abhVd


매거진의 이전글 글쓰기 수업에 오는 사람이 박수받아 마땅한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