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동영 글쓰기 Jul 19. 2020

출간 1주년의 부끄러움(f. 축하를 받으며 생각하다)

작가라면 응당 책을 더 낼 수도 있었으니

다작하는 작가, 사이토 다카시를 롤모델로 삼을까 생각한 시기가 있었다.

사이토 다카시(메이지대학)교수는 1년 평균 5권 이상을 출간한다.

그러다 생각을 접었다. 내가 그의 책을 더 이상 안 읽기 때문이었다. 다작도 답은 아닌 것만 같았다.


월간 윤종신이나 일간 이슬아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내 스타일과는 다르다. 그들의 태도나 작품을 창작하는 철학만은 닮고 싶고, 진심으로 '리스펙'한다. 또 이미 오래전부터 내가 관철하 '매일 글쓰기' 습관과 맥을 같이 한다. 그래도 난 그들에 비해 좀 더 조심스러운 편이다.


다작을 내 생활 속 거리두기 하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실력을 더 키워야 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내가 게으르다는 점이다. 둘 다 자랑은 아니건만 다작을 하기에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너도 작가가 될 수 있어> 출간 1주년이 지나도록 다른 책을 내지 않았다. (이건 다작을 운운하기 전에 '작(作)'의 문제인 것 같긴 하지만.) 더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는 핑계로 시간을 흘려보낼 순 없는 노릇이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하나다.


나의 독자, 팔로워 분들께 <너도 작가가 될 수 있어>책 출간 1주년이라고 알렸더니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많이 달린 것에 빠진 사색이 결정적이었다.

과연 이게 축하받기만 할 일인가?

어쩌면 팬으로서 내 책을 기대하는 분들께는 기대를 저버린 거라고 까지 할 수 있는 '사태'였다. 진짜 팬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그렇게 팬까지는 아니었는지, 축하 메시지들은 진심으로 보였다.


본질적인 질문이 필요했다.

나는 책을 왜 쓰려는 것일까?


우선 내가 살아있는 (계속 버티며 존재하기를 선택하는) 이유는 나를 영향력 있는 인간으로- 더 구체적으로 말해 외부세계도움을 주는 인간으로-스스로 인정하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그 도구 중 하나가 글이었고, 그 결과물이 책이라는 형태로 나오는 것. 이렇게 브런치에 올리는 일 역시 출판 행위로 볼 수 있는 건 그 목적이 같기 때문이다. 글을 읽는 자체가 무료이긴 하지만, 독자들은 자신의 시간을 선택한 글에 기꺼이 투자하는 셈이다.


이제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 생존 염두에 둘 차례다. 책을 내는 다음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작업 자체는 나에게 신나는 일이나 그것에 보상이 없다면 나는  쓰러져버릴지 모른다.

보상이란 세상이 내게 주는 반응을 말한다.


책을 구입하는 사람이 있고, 그 책을 읽고 변화를 인증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작은 일이 아니다. 책을 산다는 건 자신이 가진 돈을 지불하여 교환행위를 하는 것이니 만큼 가치를 부여한 이다.(이렇게 당신이 브런치 글을 선택해 읽는 행위도 기꺼이 시간을 내는 일이니 작가에겐 일종의 보상이다)독서 후 변화 인증 역시 '기꺼이' 읽고, 자신의 인생에 긍정 도움이 되어 감사함을 자발적으로 리는 행위가 아닌가.


그 모든 것이 나에게 강연 섭외, 구독자(팔로워) 증가 등으로 다시 돌아오고, 이는 냉정하게도 나의 생계(수익이 되는 비즈니스)와 직결된다. 생존이 보장되지 않으면 자아실현의 꿈도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는 매슬로우의 욕구 이론을 전적으로 공감하는 대목이다.


그래서 실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최근 책을 내지 않는 1년 간 글쓰기멈춘 적 없었으나, 책을 원고 형태로 기획해 집필하진 않았다. 매거진에 실릴 원고 의뢰도 받고 글쓰기 강의는 여러 차례 받았지만 출판사로부터 요청 없었다. 투고도 하지 않았다. 책을 더 출간하지 않은 건 자연스레 내 인생도 돈이 되는 쪽 -생계를 보장하는 쪽-으로 비중을 두어 활동한 탓이다. 이건 다 실력의 영역이다.


'균형을 잡는 능력'이
잘 사는 실력일 테니까.


나의 게으이 바로 이렇게 이어진다. 선택과 집중을 강의에 더 다는 복기를 해본다. 나름 심각했다. 하루하루 나와 다행이(입양한 고양이)의 생존이 걸린 문제였기에 그렇다. 책은 반응이 느리다. 이토 다카시, 윤종신, 이슬아와 같은 선택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건 실력+부지런함이 전제되어야 함을 1주년이 되고서 뼈저리게 새삼 느낀다.


이제 나에게 남겨진 선택은 많지 않다. 대중의 입맛에 맞는 대박 베스트셀러를 작정하여 소량이라도 기획해 내놓거나 내가 쓰고 싶은 글이라도 돈이 되는 형태(예를 들면 책/유료 글 발행 플랫폼)로 꾸준히 다량 내놓는 방법이 유력한 선택지다.


오프라인 대면 강의를 점점 선호하지 않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다작이고 소작이고 스타일을 운운하는 도 이제 배부른 소리가 되었다.

내 가치가 낮아지는 건 용납할 수 없다.
좋은 기회를 고르는
매의 눈을 하고 쟁취해야 한다.

솔직히 그동안 기회가 아주 없었던 건 아니었으나 아직은 살만 하니까 내 판단으로 거절도 할 수 있었다 생각한다. 하지만 앞으로 거절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 오면 곤란하지 않겠나. 지금은 주체를 잃지 않도록 부단히 기반을 다져놓을 때다.


이대로 또 1년을 보낼 수는 없다.


이동영 작가의 1년 후를 기대하시라. 마음으로 빌어도 좋지만 당신의 구독과 좋아요, 책 구입이나 리뷰 등이 그 1년을 채우는데 큰 힘이 줄 것이다.

너도 작가가 될 수 있어 출간 1주년

http://naver.me/xT8kP0D9

http://m.yes24.com/Goods/Detail/74607017


매일 공개 글쓰기 18일 차 no.18

매거진의 이전글 비법을 숨겨야 하는 이유 vs 숨기지 않아도 되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