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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May 02. 2024

강사의 강의 지적재산을 지켜주세요

선의로 요약해 올리는 수강생 분들께 당부말씀

악의가 1도 없이 내 강의 내용을 요약해서 올리는 수강생들을 종종 본다. 는 강사로서 강의 중간에 틈틈이 '리뷰할 땐 내용을 공개하지 말고 글쓰기에 적용만 해달라'며 사진촬영도 금지하는 등 당부 말씀을 드리지만, 그건 아무래도 강사 입장인 것이다.


수강생 입장에서는 필요한 내용만 취하고 얻어가는 데에도 강의 시간이 훌쩍 흘러갈 것이라 생각한다. 내 강의의 장점이자 공통적 후기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몰입하고 끝나면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


특히 코칭이 들어가는 블로그·브런치 특강의 경우에는 몇십만 원의 적지 않은 수강료를 내고 받기에 잘 공개하는 법이 없다. 또한 그 코칭과 강의안 내용을 실제 자신에게 적용만 하는 건 교육 효과이기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문제가 발생할 때는 그걸 저렴한 특강으로 진행했을 때 강의가 너무 좋았다면서 강의 내용을 공개적으로 요약해 올리는 수강생이 더러 있을 때이다. 진심으로 강의가 좋았기에, 또 글쓰기를 좋아하는 분들이기에 바로 자신의 채널에 공개하는 거, 그 심정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강의내용을 요약해 자신의 채널에 공개로 밝히는 것과 강의내용을 자신의 채널에 적용해 성장하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다. 강사를 배려하고 강의 내용의 저작권/지적재산권을 존중해 준다면, 요약본을 함부로 게재하면 안 된다. 인용해도 좋은 '강연'이 아니라 유료 특강, 특히 '코칭'  그래야 한다. 


강의와 코칭은 길어야 겨우 2시간 내외였을지 몰라도 그 강의내용과 코칭을 통해 내뱉는 노하우 한 마디 한 마디에는 10년 넘게 피땀 흘려 쌓아 온  (행착오, 재시도, 자료조사, 수차례 코칭을 통한 빅데이터 등) 강사의 오랜 노고가 집약돼 있다. 코칭은 적용이 중요한 것이지 요약 리뷰가 중요한 교육이 아 이유이다.


그것도 본래 몇 십만 원대하는 강의를 가끔 저렴한 수강료를 받고 재능기부 특강을 진행했을 때, 그걸 수강생이 공개할 땐 강사는 너무 곤란해진다. 이미 핵심내용으로 상당한 금액을 지불했던 분이 계셨을 때, 내가 가끔 재능기부를 하는 것에 심각한 회의감을 느끼고 만다.


이런 경우가 사전 당부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몇 차례 있었다. 그들의 특징은 하나같이 요약도 참 잘해서 블로그·브런치 등에 올렸다는 점. 나는 뒤늦게 발견하고 글을 당장 내려달라고 한 후 정중히 내 입장을 설명하기에 이른다.


조회수나 좋아요 수(저장수)로 짐작하건대, 이미 누군가는 캡처했을 수도 있으나 그건 더 이상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법적인 검토까지 하기엔 요약해 올린 수강생의 악의는 전혀 느껴지지 않아 더 난감한 강사의 입장이다.


아래 예시 보면 왜 유료 코칭 강의 내용을 요약해 올리면 안 되는지 알 수 있다.

네이버 등 포털 검색 시, 혹은 국내 도입한 GPT 기반 검색 시에도 마찬가지로 AI기반 분석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정보를 자동 추출하는 시스템이 본격화되었다.


이렇게 되면 요약해 올린 강의 내용은 사람들이 인용-재인용하고 인공지능이 추출하여 결과를 내놓을수록 그 원출처가 점점 '모호'해지고, 이는 강사의 독보적 지적재산이 삽시간에 흐려지는 사태로 번지게 된다.


이 정도 심각성을 모른 채 수강생은 내 강의에 큰 인사이트를 얻고 그 감동을 기반으로 요약본을 올리는 데, 소감이나 내용을 적절히 생략한 후기성 리뷰는 감사하나, 내용을 밝히는 건 강사에게 '너 강의 그만해!! 이제 나도 핵심 내용을 다 알거든! 사람들이 돈 안 내고 정보로 올린 요약본 내 것만 봐도 되거든?'하고 취지와 다를 바 없는 결과를 자아낸다는 말이다.


지금까지는 어떤 특정 수강생에게 하는 말이 아니다. 악의가 없었다는 것, 오히려 댓글이나 메일로 강의가 너무너무너무 좋았다는 표현과 요약글 링크 첨부에서 느꼈을 만큼 선의로 올렸다는 것도 안다. 무지한 선의는 피해를 입어도 대응하기가 곤란하다.


이미 공개된 글은, 지적재산 불특정다수 공개에 피해 입은 입장에서 발견한 딱 그 시점에 그저 내려주세요. 만 당부할 수 있을 따름이다.


대부분은 내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사태는 그냥 넘어갔다. 이미 재능기부 특강에서 실질적 도움이 되는 내용을 수강한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적용하고 장기적 효과를 볼 것이기에 요약한 글을 내렸다고 해서 손해 볼 것은 없기 때문에 강사인 내 입장에서만 식겁하고 혼자 눈물을 삼키며 사과를 받고 넘길 뿐.

재능기부를 다시는 하지 말아야 하나 하는 공허함과 허탈감, 이른바 현타라는 게 밀려와도 더 이상 액션을 취할 수 있는 건 없다. 수습 후 사과를 받으면 마음의 상처는 치유가 되나 사과를 내가 먼저 요구한 적은 없었다.


지금까지는 다 자발적인 사과를 기꺼이 받고 사태가 마무리되었. 그러나 불과 얼마 전 사례에선 사과의 말이 없었다. 글을 내려달라는 요청에 바로 내렸던 조치로 혼자 가슴을 쓸어내리고만 말았다.


예외로, 바란다.


혹여나 얼마 전 그 수강생이 이 글을 읽는다면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 그리고 내 메일을 알고 계시니, 메일로 추가적인 질문을 하면 무료로 얼마든지 도움을 드릴 의향이 있음을 밝힌다. 난 내 강의를 계기로 수강생의 글과 그의 플랫폼 운영이 앞으로 발전하길 진심으로 빈다.



수강생으로부터 메일로 사과를 받았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제 강의에 감동을 받아주셨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강의내용을 바로 채널에 적용해 주신 점도 짧게 피드백하여 답신 보냈습니다. 저도 강사로서, 강의 시에 수강생 분들께 강의 내용 유출 주의를 주는 데에 각별히 유의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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