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Her)와 수미쌍관
나는 자취를 하기에 식사 때가 되어 그냥 다 귀찮아지면 롯데리아에 가서 불고기버거를 시켜먹는다. 어제는 그 롯데리아에서 넘나 예쁜 진짜 연예인 지망생이든 연습생이든 연예인이든 모델을 해야 할 것 같은 어쩜 하고 있을 지도 모르는 그런 이미지의 여성분을 보고야 말았다. 그녀는 모짜렐라치즈버거를 전혀 망가짐없이 예쁘게생김을 잔뜩 묻혀가며 먹고 있었다. 계속 볼 수도 없고 힐끔힐끔 쳐다보기도 뭐해서 버거 받으러 갈 때, 물티슈를 뽑으러 갈 때, 카운터에 괜히 케찹하나 더 달라며 그녀를 세 번 보았다.
마지막으로 다 먹고서 나갈 때 그녀를 보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성공의 척도라는 건 내가 좋아하는 이상형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라 말할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이상형과 함께 하려면 나는 어떤 자격을 갖춰야 하는 걸까? 나는 지금 매장에서도 외면당하는 오징어버거에 불과한가? 나는 무엇으로 매력어필을 할 수 있는 닝겐이며 남자일까?
내 인생이 마치 식어버린 감자튀김처럼 눅눅해진 느낌마저 들었다. 외모만 보고서 이상형을 따지는 나는 불순한 걸까? 실현가능성을 떠나 마음만 먹으면 이상형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는 건 그에 버금가는 경험이 따로 누적된 적이 없는 연유일터, 더욱 아쉬워지는 건 기회의 부재가 예상되는 미래였다.
모짜렐라치즈버거가 출시되자마자 모짜렐라인더버거더블세트로다가 먹어 본 1인으로서 아마도 그녀는 그 맛에 실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쉬이 끊기지 않고 늘어지는 싱거운 치즈가 그녀의 스타일이 아닐 가능성도 농후하다. 그녀는 그로 인하여 우리동네 하나뿐인 롯데리아에 재방문하지 않을 것만 같다. 싱겁게 늘어지는 맛을 개발한 롯데측에 항의하고 싶지만 그 생각까지 번진 게 비단 롯데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니 참기로 한다. 계속 그녀의 실루엣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우리동네에는 롯데리아가 하나 있다.
작성자 이동영은 단문에세이 <나에게 하는 말> 저자입니다. 책을 사러 샤샤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