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105 나에게 하는 클로징
방금 오랜만에 우연히 두 번 정도 같은 자리에 인연을 맺었던 동생(호칭은 '님'이지만)으로부터 카톡이 왔다.
모 프로젝트에 내 글귀를 새기고 싶다는 거였다.
책에 실렸거나 SNS에 올라온 내 글귀를 쓰는데 비용을 얼마 주면 되냐며 물어왔다.
나는 들어보니 좋은 취지이고 정중한 태도에 신뢰가 가서 비용 받지않고 기부하겠다고 했다. 학생들 신분에 돈이 부족해서 크리우드펀딩을 할 예정이라는데 거기에 대고 내가 액수를 부르는 것도 못할 짓이었다.
부디 내가 돈이 많거나 필요없어서 기부하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진 게 그것밖에 없어서 전부 내어주는 거란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 동생은 나에게 '뼛속까지 글쟁이'라고 했다.(그럴땐 글쟁이보단 작가란 소리가 더 좋지만 ㅋㅋ)
지금까지 공유한 글귀가 상업적인 목적이 아니었기에 좋은 취지로 출처를 남기기만 한다면 저작권자에게 직접 정중히 허락을 받는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출처를 남기라는 이유도 어줍잖게 글쓴다는 유저들이나 몇몇 캘리그라피하는 이들이 무단도용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
내가 오히려 좋은 취지에 더 영광이라고 했다.
당장 이동영이 사라진다해도 이동영이 남긴 글귀만은 세상에 남아 보는 이들의 마음에 울렸으면 좋겠다는 바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