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동영 글쓰기 Jan 14. 2017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 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 지

목표를 잃은 것 같다. 어쨌든 누구나 자신의 삶을 살아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법인데, 고유한 나의 길을 잃어버리고 만 느낌이다. 겨우 직장에 (퇴사)나와서가 아니다. 직장생활을 하던 기간은 운 좋은 유예기간, 진통제를 먹은 것 같은 효과였지, 계속해서 나는 전진하고 있는 건 아니었던 게 맞다는 사실과 직면한다. 태생적으로 부모님의 회사를 이어 받을 수 있는 행운이 누군가에게 주어지진 않는다. 나는 내 스스로 그 자격을 박탈했다. 이제는 경제적 상황이나 여타 조건이 다 불가능해졌지만 그 당시 내가 먹었던 마음에 미련이나 후회는 없다. 기본적으로 매순간 기계를 만지며 설계하고 보이지 않는 전기와 마주하는 일은 세상에서 제일 고루한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절실하지 않아서, 먹고 살만해서 한 선택이었대도 나는 그 길로 가고 싶지 않았다. 그게 효도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나는 내 꿈을 꿀 수 있어야 하고, 내 길을 깨달아 전진해야 하는 것. 그보다 중요한 건 없다.

세상 좋은 소리다. 이제 내 나이는 서른이 넘었고, 그건 곧 부모님 나이도 환갑 전후라는 것과 같은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의 삶이 극적이거나 성공적일 순 없다. 우리는 넓은 스펙트럼 속에서 일부만으로 실체없는 평균을 착각하고 산다. 많은 이들은 방황을 한다. 철학적 탐구없이 미디어가 노출하는 갖가지 것들에 현혹되다가 자본주의 사회의 부적응자 내지는 낙오자가 될 판이다. 대학을 나왔으나 전공대로 할 생각도 없는 나에게 다른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다. 내가 보상받을 덕질은 '글쓰기'에 관한 것인데, 내가 한 만큼은 보상받고도 남은 것 같다. 지금부터 다시 나의 길은 펼쳐져야 하고, 나는 발걸음을 내딛어야만 한다. 목표가 필요하다.


나는 지금 멈춰있지만 실패한 것은 아니다.



커버이미지출처: http://naver.me/F5Z1g1Qi
매거진의 이전글 선택과 집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