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 되자마자 2주 만에...
세월호가 드디어 인양됨에 따라, 여러가지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게 되었다. 이제와 다행스럽긴 하지만 대통령 탄핵 인용 후 단 2주만에 세월호 인양이 이루어지는 그 뒷배경이 과연 우연의 일치인지 합리적 의심을 해 볼만한 상황이란 거다.
탄핵인용 불과 5시간 만에 인양계획 발표, 이후 2주도 안 되어 인양될 수 있었던 배가 우리가 아는 그 끌어올리기 힘든 세월호였던 것인가.
세월호 인양으로 선체를 육안상 볼 수 있는 게 박근혜 정권이 헌법적 절차에 따라 파면되자 마자 단 2주만이라니. 세월호 유가족들은 물론이고 국민들 가슴에 상처는 다시 한 번 아려오기 시작한다.
그렇게 3년 전 4월 16일, 국민 수백명이 차디 찬 바다 속으로 목숨을 잃어가는 가장 긴박한 순간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해줄 컨트롤 타워는 없었다. 지금도 빍혀지지 않은 대통령의 알 수 없는 사고 당일 7시간의 부재, 너무도 아쉽기만 했던 해경의 구조활동, 전원 구조라는 오보, 많은 잠수사들의 자발적 희생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보상이나 원조는 거의 없었던 점 등등. 세월호는 처참하게 잠긴 채, 진상조사도 제대로 못하고 각종 언론플레이와 극우단체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에 어떻게든 버티고 싸워 온 사람들은 자꾸만 외면당해왔다.
오늘, 그 사람들이 드디어 수면 위로 올라온 세월호를 육안으로 볼 수 있게 된 역사적인 날.
이 기가 막힌 시기를 보면 과연 세월호 인양이 단지 기술상의 문제이기만 했을까? 그렇게도 늦추고 숨겨야 했었던 어떤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닐까?
조기 대선을 앞두고 대선후보들은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겠지만 세월호 사고가 정치적으로 해석되어 악용되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하겠다.
세월호 선체 인양 보도를 보며- 기쁨이라는 감정은 너무 늦었고, 복수라는 단어는 의미가 없으며, 이제와 내겐 눈물 조차도 지쳐버릴 만큼의 황당한 감정뿐이지만 우린 이 황당함과 억울함을 역사적으로 절대 잊어선 안 될 것이다. 부디 찾지 못한 시신들을 모두 수습할 수 있기를, 어렵겠지만 사고 원인이 보다 명확하게 밝혀지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빌고 또 빌 뿐이다.
사람에 대한 생명의식, 생명존중, 무능보다 더 황당하게 권력을 철저히 남용했던 전 대통령. 파면 후에도 불복하고 웃어 보이는 그가 인간적으로 용서가 안 된다. 국민 앞에 무슨 면목이 있을까. 송구하다는 말은 사과는 하겠지만 잘못을 인정하는 뉘앙스는 아니질 않나. 고객서비스센터에서 아주 많이 쓰는 멘트지.
세월호 인양비용에 천문학적 금액이 들어간다며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세월호 인양에 들어갈 내 세금은 전혀 아깝지가 않다. 지휘체계의 무능과 시스템부재로 인해 아마도 사회적 비용은 훨씬 더 부담하게 되었으리라.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이와 같은 사고에도 전원 구조할 수 있는 든든한 컨트롤타워, 생명을 존중할 줄 알고 사람이 먼저임을 아는 현명한 지도자, 의식있는 대통령과 참모진이 꾸려졌으면 좋겠고 다음 대통령은 반드시 세월호 진상규명에 총력을 기울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