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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Mar 23. 2017

세월호 인양, 참사 3년 만에 떠오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되자마자 2주 만에...

세월호가 드디어 인양됨에 따라, 여러가지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게 되었다. 이제와 다행스럽긴 하지만 대통령 탄핵 인용 후 단 2주만에 세월호 인양이 이루어지는 그 뒷배경이 과연 우연의 일치인지 합리적 의심을 해 볼만한 상황이란 거다.

탄핵인용 불과 5시간 만에 인양계획 발표, 이후 2주도 안 되어 인양될 수 있었던 배가 우리가 아는 그 끌어올리기 힘든 세월호였던 것인가.

세월호 인양으로 선체를 육안상 볼 수 있는 게 박근혜 정권이 헌법적 절차에 따라 파면되자 마자 단 2주만이라니. 세월호 유가족들은 물론이고 국민들 가슴에 상처는 다시 한 번 아려오기 시작한다.

새월호 리본 구름

그렇게 3년 전 4월 16일, 국민 수백명이 차디 찬 바다 속으로 목숨을 잃어가는 가장 긴박한 순간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해줄 컨트롤 타워는 없었다. 지금도 빍혀지지 않은 대통령의 알 수 없는 사고 당일 7시간의 부재, 너무도 아쉽기만 했던 해경의 구조활동, 전원 구조라는 오보, 많은 잠수사들의 자발적 희생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보상이나 원조는 거의 없었던 점 등등. 세월호는 처참하게 잠긴 채, 진상조사도 제대로 못하고 각종 언론플레이와 극우단체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에 어떻게든 버티고 싸워 온 사람들은 자꾸만 외면당해왔다.


오늘, 그 사람들이 드디어 수면 위로 올라온 세월호를 육안으로 볼 수 있게 된 역사적인 날.


이 기가 막힌 시기를 보면 과연 세월호 인양이 단지 기술상의 문제이기만 했을까? 그렇게도 늦추고 숨겨야 했었던 어떤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닐까?

조기 대선을 앞두고 대선후보들은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겠지만 세월호 사고가 정치적으로 해석되어 악용되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하겠다.


세월호 선체 인양 보도를 보며- 기쁨이라는 감정은 너무 늦었고, 복수라는 단어는 의미가 없으며, 이제와 내겐 눈물 조차도 지쳐버릴 만큼의 황당한 감정뿐이지만 우린 이 황당함과 억울함을 역사적으로 절대 잊어선 안 될 것이다. 부디 찾지 못한 시신들을 모두 수습할 수 있기를, 어렵겠지만 사고 원인이 보다 명확하게 밝혀지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빌고 또 빌 뿐이다.


사람에 대한 생명의식, 생명존중, 무능보다 더 황당하게 권력을 철저히 남용했던 전 대통령. 파면 후에도 불복하고 웃어 보이는 그가 인간적으로 용서가 안 된다. 국민 앞에 무슨 면목이 있을까. 송구하다는 말은 사과는 하겠지만 잘못을 인정하는 뉘앙스는 아니질 않나. 고객서비스센터에서 아주 많이 쓰는 멘트지.


세월호 인양비용에 천문학적 금액이 들어간다며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세월호 인양에 들어갈 내 세금은 전혀 아깝지가 않다. 지휘체계의 무능과 시스템부재로 인해 아마도 사회적 비용은 훨씬 더 부담하게 되었으리라.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이와 같은 사고에도 전원 구조할 수 있는 든든한 컨트롤타워, 생명을 존중할 줄 알고 사람이 먼저임을 아는 현명한 지도자, 의식있는 대통령과 참모진이 꾸려졌으면 좋겠고 다음 대통령은 반드시 세월호 진상규명에 총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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