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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영 글쓰기 Mar 29. 2017

어젯밤 꿈자리가 사나웠다. 왠지.

노트북에 커피를 쏟았다

꿈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요근래 어쩐지 꿈자리가 편치 않았다.

물론 고양이님께서 새벽마다 날 깨우는 통에

몇 시간 못 자는 것도 있었지만,

작년인가 재작년이었다.


삼대독자 이미지인 나에겐 친형이 한 분 계시는데, 역시 글을 쓰신다. (신무협 소설 '심법'과 '능력자' 등의 시리즈를 냈다)출판사에서 계약건으로 군산에 온다는 걸 겸사겸사 자기가 서울로 올라온다면서 출판사 직원을 만났다가 동생 밥 사주겠다며 온 것이다.

씨푸드 뷔페 비싼 걸 쏘고서 뭐 필요한 거 없냐고 묻길래 생각해봤다. 전자렌지 필요하냐고 물었다. 얼마전 12개월로 질렀다고 했다. 이마트 갈래? 해서 먹을 건 많다고 했다. 진짜 필요한 거 없냐고 재차 묻길래, 글을 쓰려면 노트북이 필요하다고 했다.


용산으로 바로 이동했다.

사양 좋은 중고 삼성노트북을 바로 일시불로 쏴주었다. 아아 감동이었다. 이런 게 형제구나.


다짐했다. 반드시 이 노트북으로 좋은 책을 내리라고. 책 <나에게 하는 말>은 이 노트북으로 탄생한 책이다.


그리고 그 노트북으로 오늘 카페에서 이번주 토요일 첫 글쓰기 강좌를 앞두고 재밌게 커리큘럼을 기획하며 PPT를 만들다가...


..커피를 쏟았다


약 15분 만에 삼성서비스센터에 왔다.

수리 기사님 왈, 섣부른 진단은 어렵고, 3시간 정도 후에 연락을 준단다.

맞은 편 이디애 카페에서 2,500원짜리 아이스티를 시켜 먹으며 간절하게 기도 중이다.

적립하는 이디야 커피 어플이 날 위로해주었다.

문득 이건 삼성의 저주가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마저 든다. 어제가 내 생일이어서 신용카드도 없는 내가 체크카드 일시불로 아이패드 프로 7.5를 질렀다. 나에게 하는 선물이었다.


삼성이 질투한 건가...

방금 2층 서비스센터 아래 1층에 있는 노트북 매장에서 보니 80만원에서 120만 내외면 새거를 살 수 있단 사실을 알았다. 신용카드만 있으면 5~6개월 할부 정도에 감당할만 한 금액이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나는 신용카드가 없다.

그리고 친형이 사준 노트북으로 은혜를 갚으려면 아직 멀었다. 의미있는 노트북이다. 부디, 부디, 부디, 다시 부활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노트북에 커피쏟고서 깨달음 4가지
노트북에 커피가 쏟아지던 순간 쓴 감성글귀

서비스센터 이후의 이야기+


기본 메모장 프로그램에 저장 안 하고 계속 절전모드로 며칠동안 작성하던 텍스트는 비록 날아갔지만.. 그 외의 모든 것이 정상작동. 쏟은 커피값 + 서비스센터 서비스비용 + 그 앞에서 대기 중 사먹은 카페 음료값과 부랴부랴 잡고 간 택시비용까지 다 합해서 약 3만원이 소요됐다. 노트북을 새로 샀다면 거의 백만원 가까운 비용이 들었을 것이다. 게다가 형이 사준 선물의 의미도 추억 속으로 바이바이였을 것이다. 아아 착하게 살아야겠다.

하나님 부처님 알라신을 비롯한 모든 신 여러분과 브런치와 인스타그램에서 호들갑 떨던 글 아래에 달아주신 걱정 어린 댓글들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다 덕분입니다. 더 열심히 글 쓸게요.  글쓰기 수업 준비도 더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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