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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 Dec 26. 2019

프롤로그 merry christmas

오랫동안 꿈을 그리면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전승미 <언제나 널 사랑해 시리즈 중 : 괜찮아>, 한지에 전통안료채색, 2019


5  정했다.

그림을 그리며 살아갈 것이라고


막연한 소망은 '화가'라는 직업을 알기에 이르렀고 장래 희망에 '화가'를 당연하게적어냈다. 6학년 때 남북통일 주제 포스터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전교 생방송에 출연하게 되었고 담임 선생님께서 예술중학교 입학을 제안하시는 등 그냥 이렇게 살아가겠거니 어깨가 으쓱했던 어린 시절이었다.


많은 이들이 그러하듯 작은 아이의 강렬한 소망은 본인의 의사여부와 상관없이 어른들의 삶의 조건과 관점에서 조율될 수밖에 없었기에 그 꿈은 먹고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 마음속 한켠에 곱게 접어두고 언젠가 스스로 싹을 틔우고 꽃도 피고 열매도 내어야지 하고 묵묵히 걸어온 삶이었다.


마치 기적같이

꿈이 펼쳐진 시간


얼마 전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에 작가로서 참여했다. 퇴근 후 틈틈이 그렸던 작품들은 인스타그램으로 소통하며 나름의 세계를 반영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런 작품들이 하나 둘 모여 관람객분들과 실제로 만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작가들을 위한 행정적인 일을 하던 사람이 별안간 작가로서 관람객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소감이라면 음, 설레고 부담스럽고 생각보다 많이 분주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풍요로움으로 가득한 마음과 더불어 모든 순간들이 선물로 다가온 잊지 못할 날들이었다.


그동안 어려운 일들도 있었고 이제 막 걸음마를 떼 가는 작은 아이의 그 원초적인 꿈이 아직은 몽실몽실한 형태로서 어떻게 완성되어갈지 모르지만 모든 것을 감사함으로 감싸 안을 행복한 순간이었다.


꿈을 간직하고 계속해서 그리다 보면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고 한다. 사랑하는 반려묘인 영이, 두찌와 함께하는 2019년 크리스마스는 그래서 특별했다.


만약 우리 집에 트리가 있었으면 어떨까? 상상하며 그린 그림. 개구쟁이 두찌는 사고를 치고서도 당당할 것이고 영이는 이 상황이 걱정되면서도 궁금하겠지 그리고 나는 체념해야하면서도 언제까지도 그들을 사랑하겠지 그게 소중한 삶이고 마음이다. 라고 생각하며 첫 장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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