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동이 Jun 28. 2023

전생의 의의

 전생은 과연 존재할까? 전생의 여부는 시공간을 막론하고, 계속해서 논쟁이 되어온 중요한 이슈중에 하나였다. 종교를 가진 일부의 사람들은 전생을 믿음의 영역으로 생각하기도 하며, 유물론자들은 과학적인 방법론으로 전생을 증명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진실의 여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전생 리딩을 업으로 삼아 다른 사람들을 치유해 주시는 박진여 선생님의 저서를 최근에 읽게 되었다. 책에서는 현생에서 고통받는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의문을 파악하고자, 박진여 선생님에게 상담을 받는 내용이 나오게 된다. 2차 세계대전 때 군인으로 활약했던 사람에서부터, 조선 시대의 탐관오리, 저 먼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까지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전생의 삶을 살아왔다고 선생님은 말씀하신다.

     

 박진여 선생님은 현생을 잘 살기 위해서 전생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신다. 우리가 전생에 살았던 삶들이 현생에 ‘카르마’라는 업보로 작용하여 삶을 살아가는 지금의 이 시점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때로 현생에 이유 모를 의문의 사건들을 겪거나, 극심한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자신이 쌓아놓은 전생의 카르마를 현생에 와서 해소하는 것이라고 한다. 

 나는 박진여 선생님의 주장이 진실이냐 거짓이냐를 넘어, 전생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은 우리에게 정신적으로 큰 깨달음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령, 우리의 삶이 이번 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생까지 쭉 연속되어 삶이 펼쳐진다고 생각해보자. 전생, 현생, 그리고 내생까지 삶이 쭉 계속된다면, 우리가 평소에 대수롭지 않게 행동했던 모습들과 타인에 대해 가졌던 생각들, 특히 그것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줬던 기억들이라면, 그러한 행동들이 우리의 내생에 부정적인 카르마로 작용할 것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비단 우리와 같은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길을 지나다니는 생명체들에서부터 우주적인 존재들에게까지도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우리가 무심코 내뱉었던 말과 행동들이, 강물이 불어나듯 주워 담을 수 없을 지경이 된다면, 그때는 이미 때가 늦은 것이다. 


  또한 인간은 구분 짓는 일을 통해 우리와 그들을 나누고, 내 것과 네 것처럼 여러 가지 대상들을 대립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전생으로 연결된 하나의 고리라는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이러한 구분 짓는 행위들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전생에 소나 돼지 같은 가축이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어디 먼 이국의 상인으로 활약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무엇이 우리와 그들을 나누는 기준이 된다는 것인가? 피부색과 지능? 아니면 성별? 분명 그 기준들이 모호해지리라 생각한다. 동시에 세계가 겪고 있는 갈등과 전쟁, 그리고 분단 역시 전생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된다면,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완화될 가능성을 갖고 있지 않을까? 아프리카 내전에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세계에서 벌어지는 파괴적인 상황들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이들을 생각하며, 모든 생명체가 소중한 존재이고, 각자의 행동이 은연중에 세상의 운명과 내생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안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자비롭게 행동하지 않을까? 


 부처님은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 550번이라는 전생을 거듭하여, 궁극적인 앎에 이르렀다고 한다.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는 기나긴 과정에서, 우리의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오직 신만이 알고 있겠지만, 전생의 여부는 우리의 현생에도 큰 울림을 준다. 때때로 현재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 것처럼, 내가 살아있는 현재 이 시점에도 평화롭게 있을 수 있는 것은, 우리 주위에 펼쳐진 무궁무진한 것들이 우리를 위해 무탈하게 존재하여 지금에 이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것들이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기도 하고, 동시에 우리가 영향을 주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보다 성숙한 시각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전생에 대해 한번쯤 깊게 생각해보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글쓰기에 대한 단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