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은퇴와 준비된 퇴직, 그러나 그게 전부일까?

by 동감

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두 가지를 먼저 점검한다. 경제력은 충분한지, 건강은 괜찮은지. 하지만 공교롭게도 “회사를 떠나서도 나답게 살 수 있을까?”와 같은 중요한 질문은 뒤로 밀려나기 마련이다.


30여 년 동안 한 회사에 몸담았던 사람이 있다. 그는 누구보다 철저하게 은퇴를 준비한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직 이후 그는 예상하지 못했던 감정을 경험했다.


1. 준비된 퇴직자! 과연?

대기업 입사, 30여 년의 근속, 50대 중반에 박사 학위와 안정적인 재테크 자산까지 갖추고 자발적 퇴직을 선택한 한 작가님의 사례가 기사에 소개되었다. 남들이 보기엔 '성공한 은퇴'의 표본 같았다. 하지만 회사를 나선 뒤 마주한 현실은 달랐다고 한다.


경제적 자유가 곧 행복한 일상이라고 생각했으나, 그를 기다린 것은 이름 모를 우울감과 원인 모를 신체적 통증이었다. 그리고 30여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몸에 밴 직장인의 루틴이 사라진 자리에 찾아온 것은, 다름 아닌 '시간의 공포'였다.


2. 삶을 다시 세운 것은 ‘기록’이었다

균형을 잃어버린 일상을 다시 세운 첫 번째 열쇠는 그가 30년 넘게 해온 '기록'이었다. 기사를 통해 필자의 경험과 같은 맥락의 사례를 발견하여 든든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주장하는 방향이 틀리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라고 할까?


이제는 미팅 내용과 상사 지시를 기록하지 않고, 나 자신의 목표를 기록을 통해 스스로 관리한다. 기록은 텅 빈 하루에 의미 있는 질서를 부여하고, 나의 내면을 단단하게 하는 심리적 안전장치가 되고 있다. 또한 기록은 과거의 흔적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변화와 불균형 속에서 나만의 질서를 만드는 과정이 되고 있다.


3. 또 하나의 무기, 생성형 AI

그의 두 번째 열쇠는 생성형 AI였다. 처음에는 단순히 글쓰기 보조 도구로 사용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AI의 활용도가 점차 확장되었다. 자신의 경험을 정리하고, 생각의 범위를 확장하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생활 속의 파트너가 되고 있다.


필자는 AI의 활용이 이렇게나 확장될 수 있었던 이유를 기록의 결과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록을 통해 일상의 생각을 구조화하고, 삶의 목표를 구체화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기록이 없었다면 AI는 단순한 보조 도구에 그쳤을 것이다.


4. 다이어리의 첫 페이지가 루틴의 시작

필자에게는 계속 한 가지 질문이 맴돌고 있다.


"회사가 만들어 준 루틴이 사라졌을 때, 나는 어떤 루틴으로 살아갈 것인가?"


경제적 여유와 건강을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생각하지만, 그것만으로 삶의 공허함을 채울 수 없다. 오히려 퇴직 이후에는 나만의 루틴으로 삶의 균형을 잡고, 스스로 삶을 경영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기록은 삶의 방향을 정리해 주고, AI는 새로운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이 두 가지는 결국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경영하는 힘으로 이어진다.


경제적 자유는 '아무것도 안 하는 상태'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대로 나의 시간을 다스릴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기록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다스리고, AI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마음껏 펼쳐보기를 제안한다.



추가적으로 마무리하면서...

동감의 블로그, “기록과 사고의 작업실”에서는 기록하는 삶에 도움이 되는 글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좀 더 구조화된 글이 필요하면 작년에 출판된 『다이어리 레버리지』를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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