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수능 변화의 핵심
2028학년도부터 수능이 파격적으로 변합니다. 문과와 이과의 구분이 없어지거든요. 언어, 수리, 외국어, 한국사,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공통으로 봅니다. 이것이 얼마나 파격적인 시도냐면 수능 첫해 딱 한번 이래로 자연계 수학이 없었던 적이 없었거든요. 미적과 기하가 수능에서 빠진 적도 처음인 건데요. 제가 생각하는 파격적인 부분은 이제 수학을 보는 집단이 둘이 아닌 하나가 된다는 부분이에요.
예전에는 확통 보는 응시자들 중에서 1등급이 있었다면 이제는 다 합쳐서 1등급이 있는 거예요. 이게 무슨 의미냐면요.
확통에서 1등급 받던 친구들은 이제 1등급을 받기가 힘들어져요. 왜냐하면 일반적으로는 미적 선택하던 친구들이 더 수학을 잘하니까요? 그럼 이제부터가 문제예요. 확통에서 1등급 받던 친구들은 2등급은 될까요? 전부는 아니오? ㅜ ㅜ 어쩌면 가능할 수도요? 그러면 이제 확통에서 2등급 받던 친구들 3등급 받던 친구들의 미래는 예상이 되시겠죠.
그런데 내 아이가 아무리 봐도 자연계는 아닌 것 같은데 수학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떻게 하긴요. 이제는 도망갈 구석이 없어요. 이제 수학은 좋으나 싫으나 잘하나 못하나 놓을 수가 없는 과목이 되어버렸어요.
처음에 심화수학을 없앴다고 했을 때 놀랐어요. 상위권 변별은 어떻게 하려고 저러지 그랬는데요. 이번 평가위원장의 말에 답이 있었어요.
“수능은 상위권 변별을 위한 시험이 아니다. 변별과 선발은 대학의 몫이다.”
갑자기 수능위원장이 똑똑해 보이네요. 저런 우문현답을 하다니. 이제 수능을 매우 어렵게 낼 필요가 없어 보여요. 정확히 말하면 킬러문항의 시대는 당분간 안 올 거예요.
그래서요. 수학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이제 수능을 위해 빨리 달리는 선행학습은 더 이상 트렌드가 아니에요. (아직 트렌드라면 아니게 될 거예요.) 누가 더 기본 개념을 충실하게 이해하고 있느냐의 싸움이죠. 그리고 누가 실수를 하지 않느냐의 경쟁일 거고요. 2028 수능 수리 과목하고 가장 비슷했던 2021년 수리 나형 등급컷은 (92, 84, 77)이었어요. 그때보다 1 등급컷은 올라갈 거고 2등급과의 간격도 촘촘해질 것 같아요.
이제 수능 과목은 대수(구 수학 I), 미적 I(구 수학 II), 확률과 통계고요. 미적 II(구 미적)는 이제 고등학교 내신 한정이에요. 문항 스타일과 난이도는 학교마다 선생님마다 사바사에요.
이제 궁금하실 거예요. 선행학습이 트렌드가 아니면 대체 우리 아이를 위한 수학공부 방법은 뭐냐. 우리가 트렌드라고 하는 건 대충 다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의미잖아요. 이제는 고등학교를 어디로 갈 건지 , 대학을 어떻게 갈 건지 마음을 정해야 수학공부 방법이 나올 것 같아요.
그럼 이제 진로 선택 경우의 수를 살펴보아요.
1. 누가 봐도 수학의 신 ->영재학교나 과학고
이 경우는 선행 필수예요. 선행 급행열차를 안 타면 고등학교에 가서 엄청 힘들어요.
2. 수학 천상계 -> 자사고 자연계(비평준화 일빈고, 학군지 일반고 포함)
여기도 선행 필수예요. 선행 급행열차까지는 아니더라도 구시대의 트렌드를 따라가야 해요. 왜냐하면 자사고에서 미적 1등급 싸움을 해야 하거든요. 2등급이 40퍼센트 선인데 포기할 건가요. 미적 II까지 달려봐야 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1학년 때 공통수학 등급이 나오면 답이 보이거든요. 내가 여기서 자연계 과목을 선택했을 때 최소 2등급을 받을 수 있는 인재인지 아닌지. 그럼 이제 자의 반타의 반 정시파이터가 되는 거예요. 미적 II는 달릴 필요가 없어져요.
3, 수학 인간계 탑 -> 일반고 자연계(평준화 비학군지 일반고)
중학교까지 선행보다는 현행에 충실해서 전 과목 성적이 우수했고 수학은 일 년 정도 선행이 되어 있다면 여기가 맞는 자리예요. 자사고 준비를 안 해도 되니 중3 마지막학기부터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빠르게 달려서 그 학교에 맞는 수학 내신 과목에 집중할 수 있어요. 미적 II는 그 학교 내신 수준에 맞게 준비하면 되니까 나중에 생각하고요. 일반고를 선택했다는 건 수시를 생각한다는 것이니 수능 수리 1등급이 꼭 필요하지 않아요.
4. 수학 인간계 상 -> 외고, 국제고
지금 대학들은 울면서 전공 통폐합을 하거나 자율전공을 늘리고 있어요. 정부에서 시키는 거고요. 자율전공 정시쿼터가 늘어날수록 수학 잘하는 자연계 친구들만 득을 보겠죠. 그래서 인문계로 대학을 가려면 수시로 가는 게 너무 중요해요. 그러니까 수학 내신 준비를 하면 되는 거예요. 수능 수학 준비하고 뭐가 다르냐 물을 수 있지만 여기는 수학 천상계는 없는 집단이잖아요. 뭐가 더 쉬울까요.
* 수학의 신과 천상계를 어떻게 구분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요. 경기과학고 2교시 필기고사 중 수학 문제 두 문제 이상을 시간 내에 완벽하게 풀어내면 수학의 신, 상산고 면접시험 중 창의융합시험 수학 문제를 매우 쉽게 풀어냈다면 천상계라고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요약 : 수학 선행은 트렌드가 아니다. 그러나 수학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잘하면 더 유리해졌고 못한다고 도망갈 구석이 없어졌다. 아이의 실력을 보고 수학을 어느 수준까지, 어떤 속도로 달릴지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