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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Art and Run

Traveling Wave: 어둡고 투명한 그리운 곳

안소니 맥콜 - 전시 감상

by runnersst

안소니 맥콜의 아시아 첫 개인전 <Anthony McCall: Works 1972-2020> 중, Traveling Wave


장소: Futura Seoul 북촌

기간: 2025년 5월 1일 ~ 2025년 9월 7일


Traveling Wave by Anthony McCall



‘작품을 완성하는 마지막은 당신’

다정한 노장의 초대에 이끌려, 살짝 발을 디뎠다.

생명의 소리로 가득찬 그 작은 공간 안에서

문득, 무한의 틈을 본다.


소리와 공간의 틈 사이로

나는 가볍게, 다른 세계를 통과했다.

어느새 빨려들듯 가만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저 다섯 개의 납작한 검은 스피커일 뿐인데,

그 존재감은 마치 여름 태풍이 다가옴을 알리는

절박한 신호처럼 다가온다.

철썩이는 깊고 컴컴한 바다 위,

나는 거센 바람이 되어 부유한다.


그 누구도 존재하지 않지만

모든 것이 동시에 존재하는 듯한,

고요하고도 소란스러운 미지의 시간.


삭막한 흰 바닥위로

바람이 거칠게 빚어낸

광활한 물결의 소리가 스며든다.

그 위에, 아무 걱정없이

느슨하게 온몸을 눕혀보고 싶은 세계.


스피커 너머의 그 곳은

어쩌면,

언젠가 떠나왔고

언젠가 다시 돌아가게 될지도 모를-

날것들만이 가득한, 원초의 세계일지 모른다.


언제나 동경해온

어둡고 투명한, 그리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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