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말을 경청할 때, 경청은 말하는 사람의 마음의 고민의 실마리를 발견하게 하고 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 그래서 해결되지 않는 고민이나 마음의 상처를 가진 사람들은 상담사를 찾아가서 상담을 하거나,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한다. 그럴 때 자신의 마음의 고민이나 마음의 짐이 덜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나 상담사는 찾아온 사람의 고민을 들어주면서 특별히 처방을 내리는 일은 별로 없다. 고민을 가지고 온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 유일한 일이다.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민을 가지고 왔다가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보게 되고, 스스로 마음속에서 안정을 찾아가게 되고,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왜? 그런 것일까?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누군가가 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해 줄 때 그 순간 신비한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오늘은 경청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자신의 고민을 말할 수 있는 용기
사람들은 고민이 있을 때 자신 안에 고민을 가두어 두고 계속해서 그 고민을 곱씹게 된다. 그런데 그렇게 고민만 하고 있으면, 그 고민이 점점 크게 보여서, 그 고민의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 다른 것은 보이지 않고 자신의 고민만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그 고민만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갈색 선글라스를 쓰고 있으면서 “왜 세상이 모두 갈색이지?”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문제는 갈색 선글라스를 쓰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갈색 선글라스를 쓰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 고민을 가진 사람의 마음의 상태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서, 자신의 마음의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상담가나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기 시작하고, 그 말을 듣는 사람이 그 이야기를 경청해 줄 때, 비로소 고민을 가진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고민을 자신에게서 떼어 놓고 볼 수 있는 시각이 생기게 된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문제에 대해서는 답을 잘 내려준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는 답을 찾기 어려워한다. 그 이유는 자신의 문제는 자신에게 너무 가까이 붙어 있어서 그 해결책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고민을 말할 때 비로소 자신에게서 그 문제를 떼어내서 자신의 문제를 3자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때 말을 들어주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경청하는 것의 중요성
여기서 중요한 것이 상담을 하거나 다른 사람의 고민을 들어주는 사람의 역할이다. 고민을 들어주는 사람의 역할은 해결책을 주는 것이 아니라, 경청을 하는 것이다. 경청은 말 그대로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여 잘 들어주는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경청은 무엇인가?
첫째로,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시 말하지만, 잘 들어주는 것이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는 것은 그 이야기에 담긴 모든 단어를 흘려듣지 않고 하나하나 주의 깊게 듣는 것을 말한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른 생각을 한다든지, 시계를 본다든지 하는 행동을 하지 않고 온전히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둘째로,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적절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이야기를 할 때 그냥 듣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시기에 말하는 상대에게 반응을 할 때 상대방은 이야기를 잘 듣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적절한 반응은 “지금 듣는 이야기에 관심이 있으며 계속 그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는 반응을 상대에게 보내준다. 예를 들면, 상대방이 대화를 할 때 고개를 끄덕인다 든 지의 반응을 통해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놀라운 이야기를 할 때는 놀란 표정을 짓고, 슬픈 이야기를 할 때는 같이 슬퍼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로, 경청의 중요한 요소를 사용하는 것이다. 경청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는 3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다.
요약하기: 상대방의 대화를 요약해서 말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이야기를 할 때 “그러니까 이렇다는 것이지요?”라는 식의 간단한 요약은 상대방이 내 이야기를 잘 이해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생각하게 해 준다. 때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상대가 교정을 해 주기도 한다.
반복하기: 상대방의 대화를 그대로 반복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이야기를 그대로 반복하면서 "이렇다는 것이지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나는 그때 마음이 너무 힘들었어요”라고 말하면, "아 그때 마음이 많이 힘드셨겠네요" 라고 이야기해 주는 것이다. 여기서 조심할 것은 너무 앵무새와 같은 반응은 상대에게 조롱같이 들릴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할 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문하기: 상대방의 대화에 대하여 좀 더 물어보는 것이다. 상대방의 이야기 중에 좀 더 구체적인 확인이 필요하거나, 상대의 감정의 표현이 필요할 때, ”--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것에 대하여 좀 더 말씀해 주시겠어요 “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그때 감정이 어떠셨어요?" 라고 묻는 것도 좋다. 그러면 상대는 당시에 자신의 마음의 상태를 살펴보게 되고, 자신의 마음의 감정에 대하여 말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좀 더 말씀해 주시겠어요 “라는 말은 마법과도 같은 말이다.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이 이런 질문을 하면,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게 되기 때문이다. 이 순간 깊은 대화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대화를 하면서도 사람은 표면적인 대화에 겉돌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런 질문은 상대에게 내면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준다.
우리는 그물과 같은 사회 연결망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휴대폰, 이메일을 등을 통해서 하루에 받는 각종 메시지는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그 사회 연결망 가운데 정작 사람들은 외로워하며 살아가는 아이러니를 경험한다. 휴대폰에 있는 전화번호의 숫자는 점점 늘어가고 있고, 표면적으로는 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은데 정작 사람들과 깊은 연결이 결여된 것에 대해 사람들은 절망한다. 사람들은 외롭다. 고민 속에 살아간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용기를 내어 고민을 말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상대방의 문제를 내가 해결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에서가 아니라, 그냥 상대에게 내 시간을 내어 준다는 생각으로 상대의 말을 경청하며, 들어주는 것이다. 이런 대화가 사람들을 살린다. 사람들이 고민에서 나오게 하고, 상한 마음에서 치유될 수 있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힘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