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역사는 마치 하나의 장대한 서사시와 같다. 단순한 전자 회로로 시작해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고, 때로는 뛰어넘는 시스템으로 발전해온 이 여정은 도전과 혁신, 좌절과 부활의 연속이었다. 이 역사를 통해 우리는 기술의 발전뿐 아니라 인간 지능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인공지능의 여정은 1943년, 맥컬럭과 피츠가 제안한 '인공 뉴런' 모델에서 시작되었다. 인간 뇌의 뉴런에서 영감을 받은 이 모델은 여러 입력 신호에 가중치를 부여하고, 그 합이 특정 임계값을 넘으면 신호를 발생시키는 간단한 구조였다. 이것은 AND, OR, NOT과 같은 논리 게이트를 구현할 수 있었고, 이는 현대 컴퓨터의 기초가 되었다.
이 시기에는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 제기되었다. 앨런 튜링은 이 질문에 접근하기 위해 '튜링 테스트'를 제안했는데, 이는 기계가 인간과 구별할 수 없는 대화를 할 수 있다면 그 기계는 '생각할 수 있다'고 간주하는 방법이었다.
1956년 다트머스 컨퍼런스에서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등장하며 학문 분야로 정립되었다. 1957년 로젠블랫의 '퍼셉트론'은 가중치를 학습할 수 있는 최초의 신경망 모델로, 기계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 시기의 AI는 '추론'과 '탐색'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인간의 논리적 사고 과정을 형식화하고, 미로 찾기나 퍼즐 풀기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1969년, 민스키와 페퍼트는 '퍼셉트론의 한계'를 보여주는 책을 출판했고, 이는 AI 연구에 큰 타격을 주었다.
퍼셉트론이 간단한 XOR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AI 연구는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 시기에도 '전문가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방향이 개척되었다. 이 시스템은 특정 분야의 전문 지식을 규칙 기반으로 코딩하여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1986년, 제프리 힌튼이 '역전파 알고리즘'을 개발하여 다층 퍼셉트론을 효율적으로 학습시킬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AI는 '지식'을 중시하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 시기에는 SVM(Support Vector Machine), 랜덤 포레스트 등 다양한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개발되었다. 이 알고리즘들은 데이터 전처리와 특징 추출을 통해 적은 양의 데이터로도 높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레이어가 깊어질수록 발생하는 '소멸하는 그라디언트' 문제로 인해 깊은 신경망의 학습은 여전히 어려웠다. 또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부족했다.
1995년, 얀 르쿤의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은 이미지 처리의 혁명을 가져왔다. CNN은 필터를 사용해 이미지를 스캔함으로써 위치 불변성을 갖게 되어, 이미지 인식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1997년에는 LSTM(Long Short-Term Memory)이 개발되어 시퀀스 데이터 처리에 큰 발전을 이루었다. LSTM은 언어 모델, 음성 인식 등 시간적 의존성이 있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었다.
2005년, 레이 커즈와일은 '특이점'이라는 개념을 통해 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을 넘어서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때 인공지능은 스스로 더 발전된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게 되어 발전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6년, 힌튼은 '딥러닝'이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도입하고, ReLU(Rectified Linear Unit) 활성화 함수를 제안했다. ReLU는 소멸하는 그라디언트 문제를 해결하여 깊은 신경망의 학습을 가능하게 했다.
2011년, IBM의 왓슨이 퀴즈쇼 '제퍼디'에서 인간 챔피언을 물리치며 AI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2013년에는 딥마인드의 DQN(Deep Q-Network)이 강화학습과 딥러닝을 결합하여 아타리 게임을 인간 수준 이상으로 플레이할 수 있게 되었다.
2014년, ImageNet 경연대회에서 구글넷과 VGGNet이 인간 수준의 이미지 인식 성능을 달성했다. 같은 해,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이 등장하여 새로운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2015년, ResNet이 150개 이상의 레이어를 가진 초딥러닝 네트워크를 구현하여 ImageNet 오류율을 3.5%까지 낮췄다. 같은 해, '어텐션 메커니즘'이 도입되어 모델이 데이터의 중요한 부분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2016년, 알파고가 세계 챔피언 이세돌을 이기면서 딥러닝의 능력을 전 세계에 알렸다. 2018년에는 BERT, 2019년에는 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이 등장하여 자연어 처리 분야에 혁명을 가져왔다.
AI는 그 능력과 범위에 따라 '약한 AI', '강한 AI', '초 AI'로 분류할 수 있다:
약한 AI(Weak AI): 특정 작업에 특화된 AI로,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AI 시스템이 여기에 해당한다.
강한 AI(Strong AI): 인간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범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AI로,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초 AI(Super AI):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AI로, 특이점 이후에 등장할 수 있는 개념이다.
AI의 발전은 윤리적 문제도 함께 가져온다. 알고리즘의 결정 과정을 설명할 수 없는 '블랙박스' 문제가 있었으나, 어텐션 메커니즘과 같은 기술로 AI의 결정 과정을 어느 정도 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
인공지능의 역사는 아직 계속 써내려가고 있다. 초기의 단순한 논리 게이트에서 시작해 이제는 인간의 창의성을 모방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앞으로 AI가 어디까지 발전할지, 그리고 그것이 인류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올지는 우리 모두의 관심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