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15, 2025 5:30 am ET
최근 CoreWeave와 Core Scientific 간 M&A 소식을 보며 흥미로운 점들을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인수 발표가 나면 피인수 회사 주가는 오르고, 인수 회사 주가는 소폭 하락하는 것이 정상인데, 이번엔 양쪽 모두 크게 떨어졌다. 특히 Core Scientific 주주들이 CoreWeave 주식을 받는 것을 꺼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상황을 보며 몇 가지 생각이 들었다.
1. 시장은 생각보다 똑똑하다
CoreWeave는 2025년 매출 대비 13배에 거래되고 있고, 아직 수익성도 없는 회사다. 그런데 매출의 72%를 마이크로소프트 한 곳에 의존하고 있다. Core Scientific 주주들은 '아, 이 회사 주식 받아봤자 나중에 더 떨어질 것 같은데?'라고 판단한 것 같다.
실제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CoreWeave 주식은 전체의 13%에 불과해서 (thin float), 주가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런 주식을 대가로 받는다는 것 자체가 리스크였던 것이다.
2. AI 붐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커지고 있다
2023년부터 AI, 특히 LLM과 관련된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급격히 올랐다. CoreWeave도 3월 상장 시 40달러였던 주가가 6월 말엔 187달러까지 올랐었다 (4배 이상 상승).
그런데 이번 M&A 발표 이후 주주들의 반응을 보면, '아, 이 정도면 좀 과하지 않나?'라는 시그널이 느껴진다. AI 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3. 고객 집중도의 위험성
CoreWeave 매출의 72%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나온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B2B 사업을 하다 보면 대형 고객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양날의 검이다. 매출 규모는 빠르게 키울 수 있지만, 그 고객이 떠나거나 조건을 바꾸면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4. M&A에서 주식 vs 현금의 차이
이번 거래는 순수 주식 거래(all-stock transaction)였다. 즉, Core Scientific 주주들이 현금 대신 CoreWeave 주식을 받는 구조였다. 그런데 CoreWeave 주식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니, 주주들이 '차라리 안 팔고 말지'라는 반응을 보인 것 같다.
현금 거래였다면 결과가 달랐을 수도 있다. 하지만 CoreWeave 입장에서는 현금 90억 달러를 조달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자신들의 고평가된 주식을 'currency'로 사용하려 했던 것인데, 시장이 이를 받아주지 않은 셈이다.
5. 락업 해제의 부담
9월 24일 CoreWeave의 주주 락업이 해제되면, 약 2억 9천만 주가 추가로 시장에 나올 수 있다. 현재 거래 가능한 주식이 4천 7백만 주 정도인데, 6배가 넘는 물량이 잠재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M&A가 4분기에 완료될 예정이라니, Core Scientific 주주들이 불안해할 만하다. '혹시 락업 해제되면서 CoreWeave 주가가 더 떨어지는 거 아냐?'라는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마무리하며
이번 사례를 보며 '시장은 정말 냉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AI라는 화려한 테마가 있어도, 결국 펀더멘털과 리스크를 꼼꼼히 따져본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을 하며 느끼는 것은, 단기적인 밸류에이션 상승보다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CoreWeave도 분명 좋은 기술과 서비스를 가지고 있겠지만, 시장은 '지금 이 가격이 적정한가?'를 묻고 있는 것 같다.
AI 붐이 계속 이어질지, 아니면 조정을 받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사례들을 통해 우리도 더 건전한 시각으로 기업 가치를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결국 기술이 아무리 혁신적이어도,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이 글이 AI 기업 투자나 M&A를 고민하는 분들께 조금이나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