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니 + 717일, 성장하는 아이가 대견한 아빠
회사에 출근해, 여느 때와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던 오후다.
오늘은 오전 회의가 없어 생각보다 여유로운 시작을 했고,
오랜만에 약속이 없던 점심식사도 사내식당에서 건강하게(?) 먹었다.
몸이 건강해진(?) 탓에 마음이 동했을까,
서점에 들러 베스트셀러와 신간을 둘러보고 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
그렇게 산 책을 펼쳐 머리말을 읽으며 잘 골랐노라 자평하고 있던 순간, 카톡 새 메시지 알람이 뜬다.
"넘 귀여워서 감동이야. 비니 이제 엉아야~"
라고 울린 메시지.
사진 속 비니는 작은 남자아이 소변기(나름 공중화장실에 있는 모양의 입식 소변기다)를 잡고 서 있다.
순간 벅찬 마음에 눈물이 날 뻔했다(사실 조금 눈물이 고였을지도 모른다).
소변기를 잡고 서있는 아이의 머리카락, 볼, 손가락, 엉덩이, 다리.
사진 속 비니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지만, 그저 서있는 자세 하나로도 모든 게 사랑스럽고 귀엽다.
아침부터 3번이나 소변기를 사용하여 쉬야를 한 23개월 아기.
소변기에 소변을 보는 게 재밌는지 이제 스스로 쉬한다고 하는 아기다.
25년 3월이 되면 비니는 어린이집에 가게 된다. (그때 비니는 32개월차 어린이가 된다.)
두돌을 앞둔 지금까지 아이를 위해 최대치의 육아휴직을 하고,
최선을 다해 아이를 키워온 아내의 헌신을 생각하면 고마운 마음이 앞선다.
아내가 이렇게 하는 이유에 대한 대화를 서로 나눠본 적은 없어서 100% 알 수 없지만,
부모로서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을 다한 육아를 통해
아이의 건강한 성장과, 사회(보육기관)에 나갔을 때 적응이 쉽도록 하려는 마음.
아내의 모성애와 희생정신이 있다는 것이 어렴풋이 느껴져 더더욱 고맙다.
최근 아내의 희망사항에는 비니가 어린이집에 가기 전에, 대소변 의사표현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아무래도 단체 보육을 하는 기관 특성상 부모가 옆에서 챙기는 것만큼 내 아이에게 집중될 수 없는 환경이기도 하고, 내 아이만 볼 수도 없는 선생님들의 고충도 이해하기에,
아이와 선생님 모두 불편한 상황을 최대한 안 만들도록 가르치고 보내고 싶은 마음 일지어다.
두돌을 앞둔 시점에 엄마의 마음을 헤아려 소변을 보겠다는 의사표시를 해준 아이가 참으로 기특하다.
24개월 즈음까지 소변을 가릴 준비를 마치는 아이도 있고, 보통은 30개월 즈음이 되면 소변을 가릴 준비가 생리학적으로 된다고 한다.
가릴 준비란, 소변이 마려울 때 의사표시를 하고 잠깐은 참을 수도 있는, 표현과 신체적 변화를 통칭한다.
소아발달 지식백과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실천해 주는 내 아이가 대견하다.
아빠는 오늘도 흐뭇한 마음으로, 아이의 새로운 성장 소식에 피로함을 덜고 기운을 얻는다.
회사를 다니느라 양껏 하루를 온전히 써서 아이와 놀아주지 못함에 미안하고,
내년에 잠시동안이라도 있을 아빠의 육아휴직 기간에 마음껏 놀아주리라 다짐도 한다.
(이미 이전 스토리에서 기술한) 말이 많아진 우리 아이의 혼잣말, 중얼거림, 의사/감정표현은 이제 더욱 풍성해졌다. 이젠 '아빠가 마트에서 공사줬어. 좋았어'를 말하는 아이다.
오늘은 스스로 의사표시를 한 후 쉬야를 했다.
곧 두돌, 24개월차가 되는 우리 비니가 또 무엇을 말하고 할 수 있게 될까?
오늘도 아이를 향한 설레는 기대가 있기에 행복한 아빠로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