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를 했다. 지금 일하는 팀은 팀 구성이 이상하다. 교육팀 팀장에서 짤리고 엄한 팀으로 좌천된 실무 못하는 부장, 이기주의 끝판왕에 전사에 미친 여자로 소문난 대리, 일 미루는 것이 특기인 남자 과장, 이해력이 심하게 딸리는 입사한지 세달 된 이십대 여직원까지.
이렇다보니 팀장은 자꾸 저 사람들의 일 중 하나씩을 나한테 부탁을 한다. 그 중 그나마 군말 없이 일을 하는 사람이 나이기 때문이다.
교육팀 팀장에서 짤린 부장은 내 직전 팀장이었다. 내 팀장일 때 관계가 꽤 좋았어서 끈 떨어진 지금도 의리를 지키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이 부장이 어제 이런 간단한 일을 왜 못하지? 하는 일을 나에게 부탁했고 오늘은 그 일을 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결과물 파일을 부장에게 보내면서 팀장도 참조로 넣으려다가 그건 좀 부장이 난처할 것 같아서 그러질 않았다.
그런데 퇴근시간 이후에 팀장에게 전화가 와서 남자 과장이 해야할 어떤 일을 안하고 연락이 안된다며 나에게 그 일을 좀 해줄 것을 요구했다. 순간 너무 짜증이 나서 오늘 하루 종일 그 부장이 시킨 일을 대신 했다. 왜 이 팀은 다른 사람들 일이 나에게 다 몰리냐고 얘기해 버리고 조금 후회했다. 팀장이 입이 무거운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부장 귀에도 들어갈 것이란걸 곧 깨달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