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30

철원 두루미 탐조

by 동주

어제 케이랑 같이 내일은 철원으로 두루미나 보러 갈까? 했었다. 전날 얘기를 하고도 다음날 늦게 일어나거나 귀찮아서 못나가는 일도 많은데, 오늘은 둘 다 일찍 준비를 해서 철원으로 출발했다. 이 동네에서는 철원 포천 방향이 고속도로로 연결되어 있어서 금방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거리가 100키로미터로 멀어서 1시간 반이 넘게 걸렸다. 철원의 관광 테마는 세가지이다. DMZ, 화산 활동으로 인한 특이한 지질, 마지막 하나가 두루미이다. 지도를 켜고 철원 두루미로 검색하면 철원 여기저기에 두루미 관련 테마를 확인할 수 있다.


내비를 찍고 처음으로 갔던 곳은 DMZ 두루미 평화센터였다. 그곳에서 두루미를 바로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전방 민통선 안쪽으로 들어가는 투어는 이곳에서 출발하고 두루미는 센터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탐조대로 이동해서 보면 된다고 했다.


두루미 탐조대는 인근의 개울가 강둑 위에 있었다. 두루미 말고도 오리, 고니 같은 물새들이 많았고 높은 창공에는 수리 류로 보이는 맹금류도 있었다. 새들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도록 탐조할 수 있는 방이 몇개가 있었고 그 방에서 창문을 통해 새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설명해주시는 분이 두루미의 생태 등에 대해 여러가지 얘기를 해주시기도 했다. 두루미는 전세계 개체수가 2천마리 정도밖에 남지 않은 희귀동물이다. 봄여름가을까지는 시베리아에서 번식을 하고 혹한기에는 남쪽으로 내려와 겨울을 보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파주 포천 철원 등지로 약 600마리 정도가 날아오는데 철원에 가장 많이 찾아온다. 평생 일부일처로 살아가는 동물이어서 하늘을 나는 두루미가 두마리 있으면 부부로 보면 되고 3~4마리가 날아다닌다면 부부와 자식들로 보면 된다고 했다.


탐조대에서는 두루미와 재두루미를 볼 수 있었다. 재두루미는 조금 더 체구가 작고 몸 전체가 회색빛이고 두루미는 정수리가 빨갛고 몸통은 흰색, 목과 날개 끝, 꽁지깃에 검은색 깃털이 있다. 수묵화나 자개장 같은 전통 회화나 오백원짜리에서 볼 수 있는 학의 모습 그대로였다. 고개를 바닥에 쳐박고 끼룩거리며 밥을 먹는 모습은 조금 다리 긴 비둘기처럼 보이긴 했는데 서너마리가 함께 날아가는 모습은 왜 쟤네가 그렇게 영험한 동물로 취급 받았는지 알만했다. 심지어 자연수명이 80년이 된다하니, 옛날에는 조상님들 평균 나이보다 오래 살았다는 거잖아.


두루미를 다 보고는 근처 저수지에 독수리가 먹이활동하는 곳이 있다고 해서 그쪽으로 이동했다. 사진에서 봤을 때는 집채만한 독수리들이 떼를 이뤄 바닥에서 먹이를 먹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휑한 논바닥에 두루미 두세마리만 있을 뿐 독수리는 찾지 못했다. 조류독감 때문에 먹이를 안 주는 걸까. 독수리를 꼭 보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두루미 탐조대 입장료 만오천원 중에서 만원은 철원사랑 상품권으로 돌려준다. 이만원 상품권으로 철원 시내의 인테리어가 특이했던 양식집에서 파스타와 돈까스를 사먹었다. 맛은 그냥 그랬지만 케이와 함께 있었으니 재밌는 기억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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