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 명칭에 어울리는 역량을 이해하자
나는 UIUX라는 말을 싫어한다. 왜냐하면 UX(User Experience)는 UI(User Interface)를 포함하는 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UI 디자인은 화면을 예쁘게 그리는 역할로 생각되었기 때문에 (실제로 나는 예쁘게 하는 데에는 젬병이다) Donald Norman 할아버지가 UX라는 단어를 만들어주었을 때 너무 기뻤다.
하지만 지금 컨설팅 프로젝트를 하면서 UX와 UI를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다. UI는 누군가 정의한 화면을 그리는 일, UX는 어떤 화면을 그릴지 기획하는 일로 사용한다. 그리고 그것은 꽤나 효과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UXUI 디자이너로 불리고 싶지는 않다.)
SK텔레콤에서 UX 디자이너로 경험을 고려해서 기획 업무를 하던 중 상품기획자에게 한방을 크게 먹은 적이 있다. 그 회사의 상품기획자들은 모든 것을 매출과 수익관점으로 해석했는데 그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UX를 이렇게 하면 매출이 더 나오나요?" "저렇게 하면 더 많은 사용자들이 방문하나요? 더 자주 방문하나요?" 이 질문은 내가 경험을 고려하지만 아직 경영진들이 듣고 싶은 관점으로 설명하고 있지 못함을 깨우치게 했다.
그리고 그때 사업에 기여하는 UX라는 개념이 중요함을 깨달았고, 이를 표현하는 말을 찾다가 "돈되는 UX"라고 스스로 정의했다. 그리고 인터넷 서비스의 Metric들을 보면서 UX 결과물을 비즈니스 Metric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를 했다. 마침 앱 개발 기술이 발전하면서 PV, UV가 측정되기 시작했고 A/B Test도 가능해졌다.
그땐 그랬다.
돈되는 UX >> Product Design
최근에 Product 디자이너를 채용한다는 공지를 꽤 본다. 또한 본인을 Product 디자이너라고 소개하는 사람도 많다. 옛날에는 제품 디자인이 Product Design이였는데 ㅠㅠ 저 단어를 그들이 다른 의미로 사용한다. 제품 디자인이 있는 회사에서는 꽤나 혼란스러운 일이다.
암튼... 2010년대 Facebook, Airbnb, Google 등 IT 회사들에서 Product Design이란 포지션을 정의했다. 우리나라의 많은 회사들도 Product Design 포지션으로 채용한다. 그럼 UX Design이 아니라 Product Design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문헌들을 참고하면서 이를 정리해보면 내 생각은 아래와 같다.
- UX만 보지말고 비즈니스"도" 봐라.
- PM과 딱 붙어서 전략부터 개발, 출시까지 책임져라.
- 디자인 뿐 아니라 상품의 성공을 목표로 해라.
즉 역할자였던 UX가 사업 전반으로 나서는 역할을 하라는 것이다.
일곱시UX(meetpm7.com)를 운영하면서 무료 포트폴리오 리뷰를 해주고 있다. 회사에서 채용하는 관점으로 포트폴리오를 보고 느낀 점을 냉정하고 적어서 보내준다. 가장 안타까울 때는 Product Designer로 본인을 소개하면서 실제 과제 내용은 어디선가 본 듯한 Journey Map과 동글동글한 Persona, 뻔한 Insight, 그리고 밋밋한 UI가 들어있는 포트폴리오를 볼 때이다.
본인이 Product Design라면, Product Designer가 되고 싶으면 비즈니스 관점을 장착해야 한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