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사양 PC가 필요 없는 스탠드얼론 HMD VR 퀘스트, 399달러의 가벼운 가격에도 불구하고 오큘러스 Rift보다 더 향상된 품질을 가지고 있는 Rift S 등이 VR 기기 보급률을 크게 향상하고 이에 따른 VR 콘텐츠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해왔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 뉴주(Newzoo)는 VR과 AR 게임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적어도 5~10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1]. 이들의 전망을 신뢰한다면 VR 업계는 계속해서 기초체력을 기르면서 또 다른 5~10년 이상의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VR 심리치료 콘텐츠가 일반적인 게임와는 다른 것이지만, VR 또는 AR 헤드셋의 보급률에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VR 게임시장과 동일한 선상에서 가정하면 시장성이 그렇게 밝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스페인의 Psious와 같은 VR 심리치료 업계는 얼마나 수익을 올리고 있을까? 사실 필자의 전문성이 부족하여 그들의 재무관련 서류를 찾고, 그것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은 없기에 다른 방법으로 그 가능성을 알아보고자 한다. 방법은 두 가지 방법을 선택했다. 먼저 각 회사의 웹사이트를 통해 그들의 콘텐츠 또는 서비스 공급 가격을 확인하고 비교했다. 둘째는 회사명과 수익(revenue)이라는 키워드로 구글검색을 통해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추론해 보았다. 현재 각 회사의 웹사이트를 통해 조사한 서비스의 가격정책은 아래의 표와 같다.
스탠퍼드 대 Kim Bullock 교수의 2108년 11월 강의에 의하면 이 분야에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회사는 스페인의 Psious라고 하며, 구독자가 약 800명에 이른다고 한다. Psious의 구독서비스 중 professional이 월 99유로를 받고 있는데 이를 기준으로 하여 800명의 구독자를 가정해봐도 년 11억 5천만 원 정도의 매출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사실 professsional과 platinum의 가격 차이가 별로 없고, basic은 가격이 professional의 절반 이하이기 때문에 11억 5천만 원도 상당히 후하게 계산된 매출액이라 할 수 있다. 필자가 파악할 수 없는 기타 주문형 제작이나 공동 리서치를 통해 수익을 낼 수도 있을 것이다. 세계 최대 IT 미디어 테크크런치(Techcrunch)의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인 '크런치베이스(Crunchbase)'에 의하면 psious의 연간 매출액은 350만 달러, 즉 약 39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콘텐츠 구독 서비스를 통해 계산한 금액과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2013년에 창립한 회사로서는 견실한 성장을 했다고 할 수 있지만 혁신적인 성공을 이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같은 출처에서 1996년에 창립한 미국의 Virtually Better를 살펴보면 년 460만 달러, 즉 약 51억의 매출을 낸다고 한다. 다만 Virtually Better는 VR 시스템 판매뿐만 아니라 상담치료 서비스 및 공동연구를 겸하고 있기 때문에 순수하게 VR 시스템 판매로만 거둬드린 매출이 아니다. AppliedVR은 현재 파일럿 서비스 중이지만 여러 대학들과 공동 연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약 300만 달러, 즉 34억 원 정도의 연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정보들을 종합해 볼 때 아직까지 VR 심리치료 서비스로 제대로 된 매출을 내고 있는 회사는 없는 것으로 보이며, 주문형 서비스 개발, 상담치료, 공동 연구 등을 통해 주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VR 감상기기가 국민들에게 보편적으로 보급되고 VR 심리치료가 원활해지기까지 5~10년 정도가 걸린다고 가정한다면, 그 시기 전까지는 VR 심리치료 서비스만으로는 충분한 수익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별도의 주된 수익원이 필요하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
[참고자료]
[1] 이대호 기자, 가상·증강현실 게임, 적어도 5~10년 이후에 정점, 디지털데일리, 2019.03.31
[2] https://www.crunchbase.com
[3] 각 회사의 웹사이트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