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수업

나만의 "골목식당 솔루션"을 찾는 분들을 위해...

by 김동수

#살아남기 #실패하지 않을 준비 #백종원 #골목식당


"백종원의 골목식당".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TV프로 중 하나다. 돈가스집 부부부터 해서 출연한 골목식당 사장님들의 다양한 사연과 인연들로 많은 화제를 모았었다. 백종원 씨의 재치와 입담 그리고 그의 맞춤 솔루션에 감탄을 금치 못했었으나, 무엇보다 감명을 받았던 것은 그의 철학이었다. 한마디로, 살아남기. 그는 프로그램 내내 가파른 낭떠러지 위에 위태롭게 서있는 분들에게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 설파했었던 스승이었다.


백종원 씨는 그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 내내 살아남는 방법을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1) 식당의 위치에 맞게 타겟 고객을 정하고, (2) 그 고객에 맞는 경쟁력 있는 메뉴를 골라, (3) 최소한의 비용과 노력으로 그 메뉴를 퀄리티를 유지하며 대량으로 조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아, (4) 회전율을 높여 수익을 창출한다는 매뉴얼을 이해시키고 전달하고자 애썼다. 혹자는 이러한 그의 솔루션이 항상 똑같다, 죄다 똑같은 이야기를 하려면 차라리 빽다방 프랜차이즈를 내주는 게 어떠냐 하며 깎아내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저 매뉴얼이야말로 사업을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최우선적으로 배워야 할 첫 번째 과제라고 생각한다.


지난 100여 년간 경영학의 이론은 많은 발전을 이뤄왔지만, 절대 변하지 않는 "공리"가 하나 있다. 살아남기. 경영의 첫 번째 목표는 최대한 살아남는 것이다. 한 번이라도 사업을 직접 시작해봤던 분들이라면 다들 공감할 것이다. 처음 영업 활동보다 더 힘든 것은 직원들에게 주는 월급과 사무실 혹은 영업장 월세를 다달이 마련하는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분들이라면 백종원 씨의 저 매뉴얼에 백 번 공감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지 못하면 쓸 수가 없다. 하물며 영세한 "골목식당"이라면? 살아남는 것은 사실 성공하는 것보다도 더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살아남기 위한 디테일은 경우에 따라 달라져야 하겠지만, 큰 틀에서 보면 하나의 아주 단순한 공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성공의 확률은 성공을 위한 개별 요인의 점수의 덧셈이 아닌 "곱셈"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이해를 위해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가 잠시 덧셈과 곱셈에 대해 복습을 해보자. 덧셈의 경우, 0점 더하기 100점은 100점이다. 즉, 어느 하나의 점수가 0점을 받는다 하더라도 다른 점수가 높게 나온다면 0점 받은 것을 만회할 수가 있는 보상적(compensatory) 시스템이다. 그러나 곱셈의 경우, 0점 곱하기 100점은 0점이다. 즉, 어느 하나의 점수가 0점을 받는다면 다른 점수가 아무리 높게 나온 들 0점 받은 것을 만회할 수가 없는 비보상적(non-compensatory) 시스템이다.


자, 이제 고객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자. 점심시간이 되어 이제 식당을 골라야 하는데 어떤 식당을 가겠는가? 당연히 맛있는 집을 갈 것이다. 그런데 맛있기만 해서는 될까? 이동 시간을 고려하면 1시간이 채 되지 않을 점심시간에 먹고 나와야 하니 음식이 늦게 나와서는 안될 것이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이미 심신이 지칠 대로 지쳤는데 불친절한 식당에서 불쾌한 경험은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나의 소중한 건강을 생각해서 비위생적인 식당은 당연히 스킵이다. 맛있긴 하지만 때때로 너무 짜거나 너무 싱거운 집이 있다면? 점심시간마저 랜덤 돌림판을 돌리고 싶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결국 맛은 음식점의 성공을 위한 하나의 요인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요인이긴 하지만, 절대적인 단 하나의 진리는 아니다. 서빙 시간, 친절한 응대, 식당의 위생, 맛의 퀄리티 유지 등 고려해야 할 다른 많은 요인들이 있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0점을 받는다면, 맛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음식점의 성공 확률은 매우 낮아질 것이다. 즉, 요식업은 맛으로 다른 요인들의 낮은 점수를 만회할 수 없는 비보상적인 "곱셈" 시스템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요인들을 효율적으로 달성해야 한다. 아무리 맛이 좋고, 서빙이 훌륭하고, 청결하며, 퀄리티가 보장이 된다고 하더라도 너무 많은 비용과 노력이 들어간다면 손실이 쌓이고 쌓여 유지되지 못할 것이다.


백종원 씨는 그의 프로그램에 신청한 사장님들에게 바로 이 기본적인 "곱셈" 공식을 이해시키고자 노력했다. 때때로 오로지 맛만을 추구하는 사장님들에게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약간 맛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퀄리티를 유지하고 대량으로 조리하는 데 불가피한 것이 있다면, 반영시키고자 최선을 다했다 (물론 맛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문 솔루션을 함께 모색해서 제공했다). 필요한 경우, 본인 회사의 리소스를 아낌없이 제공하기도 했다. 이렇게 먼저 살아남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sustainable) 시스템을 식당들에게 이식하고자 애썼다.


인생도 마찬가지로 성공의 "곱셈" 공식이 적용된다. 옛말에 인생에서 적어도 세 번은 기회가 온다는데, 그 기회가 성공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실패 요인들이 존재하는 한, 기회를 살려 성공할 확률은 극히 낮다. 미리 실패하지 않을 준비가 되어있어야 그 기회를 살려 성공에 도전할 수 있다. 당장 미래에 대해 불안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청춘들이 있다면, 잠시 자리에 앉아 본인이 보고 듣고 경험하고 배웠던 실패 사례들을 떠올려보자. 그 어떤 것도 좋다. 친구들이나 동료들에게 실수했던 본인의 경험도 좋고, 실패로 귀결된 다른 이의 모습도 괜찮다. 그런 사례들로부터 현재의 본인의 모습을 잠시 반추해보자. 그리고 실패하지 않기 위해 어떤 부분들을 지양해야 하는지 정리해보자.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애쓰며 오늘을, 내일을, 모레를 살아보자.


살아남기 위한, 실패하지 않을 준비를 해보자. 그것이 성공을 위한 첫 단계이며, 나만의 "골목식당 솔루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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