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나의 길고도 긴. 6년간의 육아휴직을 먼저 이야기 하고자 한다.
자그마치 6년...!
어떻게 이렇게 긴~ 시간동안 휴직을 하게 되었을까?
때는 바야흐로...2010년
나는 대학교 4학년이 되자 취업준비를 위해, 학교에서 주취하는 취업스터디에 들어갔다. 스터디 조편성을 하는 당일날, 누군가 내 등뒤에서 인기척을 했다.
"너 동연이지? 반가워~ 우리 같은조가 됐네?"
뒤를 돌아보니 평소 얼굴만 알고지내던 같은 과 선배 오빠가 반가운 목소리로 아는척을 했다. 졸업을 코앞에 둔 그 선배는 취업스터디에 참여하는 사람들 중 유일하게 아는 사람이 '나' 혼자였고, 마침 같은 조가 되어 무척 반가워했다.
"아, 네..."
별로 친하지 않은 그 선배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같은 취업 스터디 조에서도 사람마다 지원분야와 회사가 모두 달랐다. 나와 그 선배는 금융권을 목표로 준비했기에 서로 주고받는 정보도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밥도 같이 먹는 날들이 이어졌다.
선배가 A은행에 서류전형이 붙어 1차면접을 보고 온 당일날 저녁, 나를 불러내 고깃집에 데리고 갔다.
"오늘 면접비 받았어. 오빠가 고기 쏠께."
그는 환하게 웃으며 양복 주머니에서 흰 봉투를 꺼내보였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았던 학생 신분인 우리 둘은 삼겹살을 배터지게 먹었다. 그리고 그 날 그는 용기있게 고백을 했고, 먹튀를 할 수 없었던 나는 오케이를 했다. 그렇게 그는 '밥사주는 선배오빠'에서 내 '남자친구'가 되었다.
그는 2차면접을 보고 최종합격하여 A은행에 입사하였다. 그 뒤로 나도 여러 은행에 지원하였고, A,B은행의 최종 면접을 앞두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A,B은행의 최종면접일이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여서 한 은행을 선택해야 했다.
A은행은 남자친구가 먼저 입사한 은행으로 연봉도 더 높고 업계에서도 정평이 나있었다. 면접은 굉장히 긴장되고 딱딱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졌었다. 반면 B은행은 자유로운 분위기에 즐겁고 편안하게 면접을 보았다. 면접관들도 굉장히 인간적이고 따뜻하게 대해주셨다.
마음은 B은행을 가고 싶었지만, 남자친구가 있는 A은행을 선택해 최종면접을 보았다. A은행을 선택한 건 오로지. 남자친구가 있어서였다.
(잘못된 선택이었음을 나중에 깨닫게된다)
운이 좋게 합격하여 남자친구와 나는 같은 은행에서 일하게 되었다.
(소위 말하는 은행에서 '대체'가 되었다. 같은 은행원들끼리 만나 결혼하면 '대체'라고, 다른 은행원끼리 결혼하면 '교환'이라고 한다. 은행원들끼리 쓰는 용어임.)
그리고 2011년 3월 나는 남자친구와 결혼식을 올렸다.
내 나이 26살, 꽃다운 나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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