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프 클림트-
예술가들에게 ‘사랑’이란, 언제나 대표적인 뮤즈로서 자리한다. 연인과 사랑을 노래할 때의 행복,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질 때의 슬픔, 막 사랑을 시작할 때의 설렘, 그리고 사랑의 끝난 뒤의 상실감 등 인간 감정의 다양한 층위가 사랑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은 그 중에서도 사랑의 찬란함을 노래한다. 금빛처럼 찬란해서, 눈이 멀 것 같은 아름다움을.
<키스>로 유명한 클림트는 오스트리아 빈의 근교 바움가르텐에서 금 세공사인 아버지 아래에서 태어났다. 금 세공사로 금에 무늬와 그림을 그리는 아버지의 영향인지 어릴 적부터 예술적 재능을 보였던 클림트는 일찍이 미술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당시 빈은 황제의 명으로 오페라 극장이나 박물관 같은 큰 건물들을 많이 짓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벽을 장식할 예술가들이 필요했다. 클림트는 일찍이 실력을 인정 받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작업들을 의뢰받아 작업을 진행했다.
20세기를 앞두고 클림트를 비롯한 젊은 예술가들은 전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예술을 지향하고자 하는 ‘빈 분리파’를 결성했고, 클림트는 빈 분리파의 회장으로서 새로운 예술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들이 선보인 ‘새로운 예술’을 접한 관객들은 환영은 커녕 반발을 일으켰고, 그 과정에서 클림트는 빈 분리파와의 균열로 인해 결국 이를 탈퇴하여 독자적인 길을 걷게 된다.
그대를 위해 살고,
그대를 위해 죽다.
- 구스타프 말러
‘사랑’은 많은 예술가들의 뮤즈가 되어 음악, 그림, 형태에 상관 없이 수많은 예술 작품들에 등장한다. 클림트 역시 설레는 사랑의 순간을 작품 안에 담은 작가로 유명하다.
클림트의 대표작인 <키스>는 떼어낼 수 없다는 듯이 서로를 끌어안은 채 막 입맞춤을 하려고 하는 남녀의 모습을 담고 있다. 입맞춤의 순간에 있는 두 사람이 있는 공간은 특정되지 않은 채, 수많은 금장식으로 장식되어 있을 뿐이다. 이는 마치 설레고 황홀한 첫키스의 순간처럼, 둘만의 우주 속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순간을 표현한 것처럼 다가온다.
설레는 사랑의 순간을 그림 <키스>와 비슷한 시기에 그려진 <스토클레 프리즈>는 <기다림>, <생명의 나무>, <성취> 세 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사랑의 완성을 보여주고 있다. 홀로 춤추고 있는 여성, 그리고 인생의 수많은 여정을 의미하는 <생명의 나무>, 그리고 몸을 완전히 기댄 채로 서로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는 두 사람. 특히나 두 사람의 옷에 수놓아진 물고기와 새는 바다에서 하늘까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을 의미함으로써 둘의 사랑이 그 자체로 완전한 세계를 만든다는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나에 관해 알고 싶다면,
내 그림을 유심히 봐야한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 속에서 찾아라.
자신의 작품을 통해 수많은 사랑의 양상을 그려온 클림트. 어쩌면 클림트는 <생명의 나무>의 수많은 나뭇가지처럼, 시련으로 가득한 기다란 인생의 여정 속에서 사랑이 가지는 찬란한 의미를 관객들에게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