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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5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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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동운 Don Ko Dec 22. 2024

2023. 12. 21.

3일째 계속 비가 내리고 있다. 아침에 아내가 할 말이 있다고 한다. 며칠 전 받은 전화 이야기다. 꾸르실료 본부에서 봉사자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하다 하기로 마음을 굳힌 모양이다. 이왕이면 내가 동의를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마음이 여린 사람이다 혹시라도 상처받는 일이 있을까 싶어 염려가 되기는 하지만 하기로 결정한 일이니 잘해보라고 말해 주었다.


2022. 12. 21.

내일 은희가 오면 갈비탕을 해 준다고 아내가 갈비를 사다 끓이고 있는데 은희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일 일이 생겨 금요일에 오겠다고 한다. 밥은 안 먹어도 되고 선물만 미리 놓고 가겠다고 한다. 성당의 박호자 율리안나 자매님이 돌아가셨다는 카톡이 왔다. 한동안 안보이더니 아프셨던 모양이다. 이자가 오르고 매출이 줄어 12월에 크게 적자가 났다며 사장에게서 근심스러운 전화가 왔다.  


2021. 12. 21.

아내가 한의원 가는 길에 사무실에 들러 달력을 받아왔다. 가방 안에 엘렌이 와인과 캔디를 담아 보냈다. 아내가 구운 비스코티를 주었다. 동호가 빌딩을 나가는 뒷모습을 보았다. 감기라 일찍 들어갔다고 한다.  


2020. 12. 21.

아침에 줌으로 합의조정(mediation)을 했다. 사장은 10만 불까지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75,000에 해결했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했지만 내가 이런 일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랜만에 끌고 당기는 협상의 재미를 맛보았다. 동지라고 아내가 팥죽을 만들었다. 루비나 할머니에게도 한 그릇 갖다 드렸다. 그분을 보면 어머니 생각이 난다. 살아계실 때 좀 잘해드릴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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