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

영화 이야기

by 고동운 Don Ko

2020년 4월 10일


'톰 행스’ 주연의 영화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A Beautiful Day in the Neighborhood)는 미국의 공영방송(PBS)에서 34년 동안 방영되었던 ‘로저스 아저씨네 동네’(Mister Rogers' Neighborhood)의 호스트인 ‘프레드 로저스’의 삶을 그린 드라마다.


프레드 로저스가 중심인물이긴 하지만 그를 취재한 기자 로이드가 그를 통해서 변해가는 과정이 영화의 중심 스토리가 된다.


로이드는 병으로 죽어가는 어머니를 버려두고 집을 나갔던 아버지를 미워하며 용서하지 않는다. 세월이 지나며 그 증오심은 로이드의 성격까지 바꾸어 놓는다. 칼럼을 쓰기 위해 프레드를 만나며 차츰 마음의 동요를 일으켜 결국에는 아버지를 용서하고 화해한다는 관객이 예측 가능한 스토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 자식 관계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애증을 그렸다는 점에서 흥미로우며 잔잔한 감동이 있다.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말 미워하는 사이라면 화해와 용서도 필요치 않다. 그냥 잊고 지워버리면 그만이다.


나는 20대부터 30 중반까지 돌아가신 아버지와 많은 갈등이 있었다. 나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는 것을 볼모로 잡고 아버지를 많이 힘들게 해 드렸다. 아버지가 끊임없이 나의 삶을 간섭하려고 했던 것도 나를 걱정하고 사랑하는 그분 나름의 방식이었음을 깨닫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몇 년 전, 큰 아이가 사소한 일로 나와 다투고 1년 가까이 발을 끊었던 적이 있었다. 나름 화해하려고 시도를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나머지 아이들이 내게 형을 그냥 놓아두라고 했다. 얼마 후, 가족 모임에 나타났다. 그전 일에 대해서는 서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지금은 잘 지낸다.


그런저런 이유 때문인지 이 영화를 보며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다.


톰 행스의 연기가 좋다. 어쩌면 그리도 천연덕스럽게 로저스 아저씨 같은 연기를 해 내는지. 그가 아니면 누가 이 역할을 맡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 영화는 저널리스트 ‘톰 주노’가 프레드 로저스를 인터뷰하고 에스콰이어 잡지에 실었던 칼럼을 토대로 만든 것이다.


코로나로 모두를 집에 들어앉아 있으니, 여기저기서 영화를 저렴한 가격에 빌려 준다. 아마존에서 $0.48에 빌려 아이패드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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