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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동운 Don Ko Feb 15. 2018

더불어 사는 세상

이 아침에...

미국에 사는 많은 수의 한인동포들이 교회에 다닌다. 수십 년을 변함없이 한 교회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주기적으로 교회를 바꾸는 이들도 있다. 바로 집 근처에 교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차를 몰아 먼 거리의 교회를 찾아가기도 한다. 개신교의 경우는 집 근처의 교회가 나와 다른 종파인 경우 멀리 갈 수도 있다. 그러나 단일 교단인 가톨릭의 경우조차도 먼 거리의 성당을 찾아간다. 어디 성당뿐인가 구역이나 반 모임 조차도 거주지와 상관없이 마음대로 골라서 간다.

신부님의 강론이 맘에 들지 않아, 미사 시간이 스케줄과 맞지 않아, 주일학교나 청년부가 시원치 않아서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정작 그 이면을 들추고 보면 교회가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아 또는 누군가 보기 싫은 이가 있어 이를 피해서 옮겨가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교회에 나가는 이유야 각자 다르겠지만 기독교인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부활이고 영생이며 천국에 들어가는 일이 아닌가 싶다. 과연 하늘나라에서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누구를 미워하고 질투하는 사람이 천국에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권력이나 부의 축적에 눈이 먼 이들도 입장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아마도 하늘나라에서는 모두들 각자의 능력에 맞게 일을 할 것이다. 그 노동의 소출은 한 곳에 모아 두고 필요한 만큼만 가져다 쓰며 남보다 많이 가져가려고 욕심을 내는 일도 없을 것이다. 누군가를 지나치게 사랑하는 일도 없을 것이며 미워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혹시 지내다가 마음 상하는 일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서로 털어놓고 화해할 것이다.

예수님 말씀이 마음에 안 든다고 자리를 뜨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구역이나 교회를 바꾸는 일도 없을 것이다.

천국에 들어가는 것이 소망인 사람들이라면 교우들과 반목하여 교회를 가르거나 떠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가족과 이웃에게 아량을 베풀고 그들의 잘못을 용서하며 가진 것을 남과 나누는 삶을 살 것이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 했다. 몸에 익은 습관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운동선수는 훈련을 통해 기량을 키우고 수험생은 공부를 하며 시험을 준비한다. 천국에 가려면 이 생에서부터 그런 삶을 사는 버릇을 길들여야 하지 않을까.

이런 일은 꼭 교회에만 국한된 일은 아니다.

좋은 뜻을 가지고 모임을 만들고 단체를 만든다. 얼마간 시간이 흐르고 숫자가 불어나면 다양한 의견이 나오게 된다. 서로 의견을 나누고 차이를 좁혀 마음을 모으면 큰 모임, 큰 단체로 성장하여 더 큰 일을 할 수도 있다. 아니면 쪼게어 새로운 모임, 새로운 단체를 만들게 된다.

지난 12월, 미주판 동포신문에는 많은 단체의 연말 행사 사진이 실렸다. 유사한 단체가 참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단체는 많아도 막상 도움이 필요할 때 찾아갈 수 있는 단체는 드물다.

수년 전의 일이다. 멀리 벤추라에 사시던 부모님이 LA 쪽으로 이사를 나오고 싶어 하셔 노인 아파트를 찾았는데, 한인회와 노인회에 연락을 해도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결국 미국 시니어 센터에서 필요한 정보를 구할 수 있었다.

2018년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 사랑을 나누는 교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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