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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크인사이트 Mar 21. 2017

경쟁사의 대표적 캐릭터, 역이용 전략

Huawei와 Sprint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후크바이럴입니다. 

뉴스레터 초기에 달러 쉐이브 클럽이 헤비급 챔피언인 질레트를 어떻게 맞상대하고 있는지에 대한 전략을 소개해 드린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업계에서 Reputation이 떨어지는 회사가, 앞서가고 있는 경쟁사를 상대로 취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를 조금 색다른 사례를 통해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애플은 Mac 컴퓨터가 그들의 경쟁자인 PC보다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한 TV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이 캠페인에서 PC는 컴퓨터밖에 모르는 바보(?)같은 이미지로 의인화 되었고, Mac은 젊고 활기찬 느낌의 사람으로 표현되었죠. 이 캠페인을 통해 대중들은 Mac이 PC에 비해 창의적인 브랜드라고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제작된 무려 66개의 캠페인 영상들을 시청한 대중들의 머리속엔 여전히 ‘Mac 유저 = 창의적이고 얼리 어댑터’라는 이미지가 강렬하게 남아 있습니다.


아래의 이미지들을 통해 애플이 어떻게 PC를 공략했는지 단적으로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빠르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영상 대신 GIF로 소개해 드립니다)


이 영상을 통해 Mac은 PC에 비해 같은 이미지라도 훨씬 더 이쁘고 아름답게 볼 수 있음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이 영상은 Mac이 다양한 장치와 호환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PC는 일본의 전자제품과 연결될 수 있는 Mac을 질투하고 있죠.
이 영상에서 Mac은 자신감이 없는 PC를 상담사에게 데리고 왔습니다. Mac은 자신감 넘치는 이미지로, PC는 소심한 이미지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영상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경쟁을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들이 현재는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는 애플이 예전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되었죠. 어떤 상황인지 궁금하시죠?


현재 애플은 스마트폰 분야에서 많은 경쟁자들을 맞상대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경쟁자들 중 한 곳이 예전에 자신들이 성공했던 마케팅 캠페인 방식으로 공격을 해오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스마트폰 회사인 Huawei는 애플의 이전 캠페인에서 PC를 무력화시키는데 앞장섰던 대표 캐릭터인 Justin Long(하단 이미지)을 캐스팅했고, 자신들의 스마트폰 기능을 어필하는 바이럴 비디오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수 년간 애플을 칭찬했던 그는, 이제 경쟁자의 편에 선 것이죠. 시청자들은 필연적으로 그가 출연했던 이전의 광고를 떠올리게 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Huawei가 애플만큼 성장한 브랜드라는 것을 인지하게 될 것이라는 전략을 취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Huawei의 바이럴 비디오 시리즈 중에서, Long은 Huawei 폰의 Alexa(아마존 A.I 기능)와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Huawei 광고의 감독이 되기 위해서죠.

그는 이 영상에서 감독의 경험이 전무한 자신을 인정하면서도, 애플 캠페인의 모델을 수년간 해 오면서 알게된 다양한 테크놀로지에 대한 지식을 어필합니다.

그리고 결국 감독이 되는데 성공하죠.

이 Huawei의 캠페인은 우리에게 좋은 시사점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경쟁 브랜드의 오래된 ‘대표적 이미지’를 재활용하여 치열한 경쟁에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위험한 전략일 수도 있지만, 잘 정돈된 전략으로 진행한다면 그만큼 아주 큰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이 아직 국내에서 실행된 적이 없기 때문에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TV 광고만을 위한 시대가 지났을 뿐만 아니라 바이럴 비디오 같은 콘텐츠들을 제작하여 다채널로 접근하는 방식을 취하는 지금은 더욱 눈여겨볼 만한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TV 속 등장 캐릭터의 모습들은 여전히 대중들의 머리 속에 남아 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 초반까지 구매력이 거의 없었던 세대들이 이제는 마케팅의 핵심 타깃이 되었죠. 따라서 오래된 TV 캐릭터의 모습이 현재의 새로운 브랜드에 사용되어 재탄생 된다면 소비자들은 확실히 깊은 인상을 받을 것입니다. 전편에서 감독으로 캐스팅 된 Justin Long과 마치 실력있는 프로듀서인 듯 의자에 놓여져있는 Huawei 폰이 등장하는 두번째 영상을 확인해 보세요 . 이 영상은 Huawei의 최신 전자기기들에 Alexa 기능이 통합적으로 삽입 되어있다는 점을 어필하기 위한 설정이라는 점에서 매우 영리하다고 생각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w-8QJrAhKM

경쟁사의 대변인으로 역할을 바꾼 사람은 Justin Long 뿐만은 아닙니다. 바로 작년, 미국 최대 통신회사 Verizon의 대표 캐릭터 였던 Paul은 다른 통신사 광고에 출연했습니다. 그는 원래 수 년간 출연한 TV 캠페인에서,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Verizon의 연결 상태를 체크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제 말 들리나요? 좋아요."라고 얘기하면서요. 이 영상의 포인트는 Verizon이 매우 뛰어난 통신 감도를 갖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주요 통신회사들이 좋은 감도를 갖고 있죠.


작년 여름, 미국의 통신사 Sprint 광고에 과거 Verizon의 대표 캐릭터 였던 Paul이 등장하여 길거리를 걸으며 이야기 합니다. 그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간단합니다. “요즘의 모든 통신사들은 빠르다. 그래서 이제는 합리적인 가격이 가장 중요하다.” Paul은 현재 ‘The Tech Guy’라는 트위터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메인 모델이었던 이전 회사를 비판하고 Sprint의 강점을 주장합니다.


“여러 통신사들은 항상 같은 얘기를 합니다. ‘우리가 더 편리하고 빠르다’ 그러나 더 낫다고 말할 때 그 차이는 사실 1퍼센트도 안됩니다. 그러나 요금에 대해서 말할 때의 차이는 꽤 큽니다. 돈을 아끼고 싶다면 Sprint가 최고입니다. 믿을 수 있는 네트워크를 절반의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이에 대응하는 Verizon의 광고는 이전의 애플 광고(하단 이미지)와 비슷해 보입니다. 조심스러운 예측이지만, ‘애플 = High Quality’라는 소비자 인식에 기대어 Sprint와의 서비스 퀄러티에 차이가 있음을 좀 더 강렬하게 전달하고자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Jamie Foxx는 패셔너블한 이미지, 그 옆에 있는 Sprint 대표 캐릭터는 감각적이지 못한 이미지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 앞서 살펴본 Mac이 PC를 상대로 구사한 전략과 비슷한 모습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정말 이건 저희의 추측일 뿐입니다. 단지 우연의 일치일지도 모르죠^^;)


Jamie Foxx는 애플 광고처럼 흰색 화면 앞에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는 Verizon 서비스가 눈에 띄게 더 빠르다는 증거를 보여줍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Sprint를 대표하는 캐릭터가 등장해 자신이 Verizon과 다를 바 없다고 얘기 합니다. 그러나 Sprint 캐릭터는 Jamie Foxx가 보여주는 증거 앞에 어쩔 수 없이 물러나고 맙니다.

이렇게 엎치락 뒤치락하는 싸움을 몇 번 한 후 양 사 모두 요즘은 새롭고 우스꽝스러운 광고와 바이럴 영상을 많이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통신사의 요금이 떨어졌고 이제 Verizon은 그동안 없었던 무제한 서비스를 드디어 제공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건전한 경쟁이 소비자에게 이득이 되는 좋은 사례가 되겠죠.


-아래의 영상을 보시면 Verizon과의 계약을 해지하기 위해 자살한 것처럼 위장하는 남자가 나옵니다. 그때 Paul이 등장해 ‘그럴 필요 없이 Sprint로 바꾸면 된다’고 이야기 하죠. 통신사를 바꿀 때의 위약금 문제를 과하지만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kLH-GBJaHg

이번 시간에는 두가지 마케팅 캠페인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Huawei와 Sprint는 경쟁사의 기존 모델을 섭외해서 라이벌 브랜드의 권위에 도전했습니다. 이러한 ‘Leap Frog(등 짚고 뛰어넘기)’ 전략은 경쟁사에 비해서 권위가 부족한 회사에 적합합니다. 물론 해외와의 문화차이도 고려해야 겠지만, 한번쯤 염두해볼만 한 이유는 뉴미디어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유행하고 있고 이런 환경은 예전에 비해서 브랜드 대변인(가용 소스)이 많아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이 트렌드를 통해서 하나의 결론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후발주자로서 업계의 Reputation이 떨어지는 회사가 과거 경쟁사의 광고에 등장했던 대표 모델(연상 이미지)을 섭외하여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면, 소비자들이 이전에 쌓아놓은 감정적 공간을 영리하게 파고들 수 있다.” 


오늘은 조금 색다른 사례를 찾아서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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