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읽고, 가치 투자하다

‘한국형 가치 투자’를 다시 꺼내며

by 돈미새
주식, 그리고 책에서 시작된 대화



요즘 주식 이야기를 하면 다들 한 마디씩 한다.


누군가는 “요즘은 AI주가 대세”라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이젠 부동산보다 주식이 낫다”라 말한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책’에서 시작한다.


주식에 대한 수많은 책 중,

내게 가장 오래 남은 한 권이 있다.


바로 VIP자산운용의 최준철·김민국 대표가 쓴 '한국형 가치 투자'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주식의 ‘가치’란 무엇인가를 스스로 묻고 있었다.


주식의 가치는 이런 부분으로 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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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제로로 가치가 수렴하지 않나?


이런 다소 재미없는 질문을 SNS를 통해 최준철 대표에게 던진 적이 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회사의 가치는 단순히 숫자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 한 문장이 오래 남았다.
이후 나는 이 책을 여러 번 다시 읽으며,

가치라는 단어를 조금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함께 고민하는 투자, 그리고 책 속의 배움




책을 읽는 나의 습관은 조금 독특하다.


한 번 읽고 덮지 않는다.
5년 전, 10년 전에 읽은 책이라도 다시 꺼내어 본다.



책의 구절 옆에는 띠지와 포스트잇이 빽빽하고,

어떤 페이지는 거의 걸레짝이 되다시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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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나는 책 속에서 그 사람의 생각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시장은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끝까지 추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느 날,

그 책의 저자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거나 DM으로 질문한다.
“이 부분은 제가 다르게 생각하는데, 대표님의 시선은 어떠신가요?”



그렇게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 내겐 하나의 투자 과정이다.


투자는 단순히 숫자의 게임이 아니라,

사람과 생각의 교류에서 시작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국형 가치 투자’에서 배운 핵심



이 책의 중심에는 ‘평균 회귀(mean reversion)’라는 개념이 있다.
즉, 시장이 과열되든 침체되든 결국은 본질로 돌아온다는 원리다.


이 단순한 문장을 실제 투자에 적용하기란 쉽지 않지만,
책은 그 길을 잃지 않게 도와준다.


특히 내가 인상 깊었던 부분은 145~146쪽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미지를 보면 좋은 기업, 좋은 가격 사이에서 진짜 좋은 주식을 추리고,

그중에서도 촉매가 있는 주식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촉매’라는 단어가 나를 오래 붙잡았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으면 주가는 오르지 않는다.


누군가의 ‘사고 싶다’는 욕구,

혹은 시장의 변화라는 필연적인 필요가 있어야만 자산은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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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좋은 입지, 탄탄한 건물이 있어도 수요의 촉매가 없으면 가격은 잠든다.


결국 가치와 가격의 교차점에 있는 ‘촉매’,
그게 바로 투자자의 시선이 닿아야 할 지점이다.




나만의 공부법: 책에서 시장으로, 시장에서 다시 책으로



나는 한 권의 책을 단순히 ‘읽는’ 게 아니라 해부한다.
책의 문장을 베껴 쓰고, 그 아래에 내 생각을 적는다.


그리고 시장이 흘러가며 그 문장이 여전히 유효한지를 검증한다.



예를 들어, 문재인 정부 시절 친환경 정책이 나오자

태양광과 2차 전지 섹터가 주목받았다.


나는 그때 단순히 그 기업들만 분석한 것은 아니다.



대신 친환경 기업의 생태계 전반에 대한

자료조사와 기업 각각의 수익구조 등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때

“전력을 이동시키는 전선망이 얼마나 촘촘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답을 찾는 과정에서 전선회사를 주목했고,

실제로 수익을 얻었다.



그 경험은 나에게 투자란

‘촉매를 읽는 능력’ 임을 다시 일깨워줬다.
이런 감각은 단순히 차트를 보는 것으로 얻어지지 않는다.


책과 사람, 시장을 함께 읽을 때 비로소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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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시장, 그리고 우리가 함께할 공부



한국의 주식 시장에는 미국과 다른 특성이 있다.
대표적인 게 세금 구조와 가족경영체제다.


좋은 회사를 찾았더라도,

그 회사가 지배구조 문제나 증여 이슈에 묶여 있다면
투자 타이밍은 늦춰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투자 전 반드시 가족 관계와

지분 구조를 공부한다.


아들이 장가를 갔는지,

승계 계획이 있는지,

세금 리스크가 있는지 살펴본다.



이런 세세한 공부가 결국 가치와 리스크를

동시에 평가하는 진짜 투자 공부라고 생각한다.

결국 투자란 ‘정보 싸움’이 아니라 ‘이해 싸움’이다.



회사의 구조를 이해하고,

정책의 방향을 읽고,

시장의 심리를 느끼는 것.


이 모든 것이 연결되어야 비로소 시장에서 흔들리지 않는다.




책을 통해 다시 사람으로, 그리고 시장으로



『한국형 가치 투자』를 다시 꺼내 들 때마다 나는 초심으로 돌아간다.
투자는 ‘정답을 찾는 게임’이 아니라,

‘함께 생각을 나누는 여정’ 임을 느낀다.

최준철 대표의 말처럼,


“시장은 언제나 불완전하다. 하지만 그 불완전함 속에서 기회가 생긴다.”


나에게 이 책은 단순히 ‘가치 투자서’가 아니라,
‘같이 고민하는 투자자들의 대화 기록’이다.



나는 앞으로도 책을 읽고,

그 속에서 나와 다른 시선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그 속에서 생각의 즐거움을 찾을 것이다.



브런치라는 공간을 통해 이 글을 읽는 사람들과도
그런 대화를 이어가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당신은 어떤 생각을 했나요?”


그 한 문장이, 우리가 함께 성장하는 시작이 될 것이다.




“가치 투자는 단순한 투자법이 아니라, 생각을 나누는 철학이다.”
『한국형 가치 투자』를 통해 배운 것은 ‘흔들리지 않는 시선’,

그리고 ‘함께 배우는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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