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인도네시아 자연..
인도네시아에는 여기저기 화산이 꽤 많다.. 언제였더라 그리 오래되지 않았던 일인것 같은데 롬복에 린자니 화산이 분출을 시작했다고 롬복과 발리행 비행기가 모두 취소된 일도 있었다.. 이렇게 활동 중인 화산도 있는게 인도네시아..
반둥도 화산이 무척 유명한 곳이라서 화산 투어도 많고 다녀 오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나는 예전에 일본에 하꼬네가서 화산을 올라가서 계란도 먹어보고 구경도 해봐서 그닥 땡기지 않아서 대신 찌위데이(Ciwidey)라는 곳에 있는 까와 뿌띠(Kawah Putih)를 다녀오기로 했다.. 사실 이곳에 도착을 했을 때만해도 호수라고 생각해서 렌트카를 운전해준 드라이버에게도 찌위데이에 레이크 가자고 얘기를 했었다..
반둥에서 차로 대략 2시간 정도를 달려서 까와 뿌띠에 도착을 했다.. 중간에 표를 사는 곳이 있는데 차 + 1인 이렇게 해서 꽤 비쌌다.. 그나마 끼따스(인도네시아 취업비자)가 있어서 1인 비용은 현지인 가격으로 할인 받았는데 그래도 차 입장료가 워낙에 비싸서.. 대충 둘 합쳐서 20만 루피아 약간 넘었던가 그랬던거 같다.. 입장료 받은 만큼 관리도 잘 안하는거 같던데.. -_-a 그렇게 돈 받았으면 들어가는 입구에 포장이라도 좀 하던가.. 흥..
뿌띠는 인니 말로 흰색.. 그래서 이때까지만 해도 호수물이 흰색인 그런 곳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도착해서 처음 본 것은 요 표지판.. 밟지 말라신다.. 밟으면 쭉 꺼지는 진흙이라고.. 표지판이 귀엽.. ㅋㅋ
그런데 호수 근처에서 유황 냄새가 나길래 그제서야 뭔가 좀 이상하다는걸 느껴서 까와가 뭔지 찾아봤더니 Crater, 분화구였다.. ㅎㅎ 그래서 유황 냄새가 나고 물 색깔이 이런거였구나 싶었다.. 실제로 호수 반대쪽에서는 아직도 유황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곳도 있었다.. ㄷㄷㄷ
여기 오기전에는 물 위에 물안개 같은게 퍼져있는 사진도 봤었는데 내가 왔을 때는 그런건 없었다.. 아마도 아침 일찍 와야 물안개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혼자 상상해봤다.. 물안개낀 사진이 정말 멋졌는데..
물안개는 없었지만 그래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이 곳 사진 몇장 감상해보자..
호수쪽으로 살짝 나온 곳에 기념 촬영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길래 나는 반대쪽으로 걸어와봤다.. ND필터를 끼고 장노출로 찍은 사진이기도 하고 포샵에서 먹인 필터땜에 약간 더 푸르스름하게 보이는건 있지만 물 색깔이 정말 특이했다.. 난생 처음 보는 풍경이었다..
예전에 좋아했던 사진 작가의 사진들이 생각나서 흉내내보려 했는데.. 뭐 그냥 그럼.. -_-a 그 양반 사진이 참 좋아서 멀리 일본에서 비싼돈 주고 아는 분께 부탁해서 사진집도 샀었는데.. 지금 이글을 쓰면서 잠깐 누구였나 찾아봤더니 마이클 케나였네.. ㅎㅎ 솔섬 사진땜에 인상 팍 구겨진 양반.. -_-;; 홋카이도 사진들이 너무 좋아서 홋카이도 여행가기전에 사진집도 샀던거였는데.. 사진집을 보고 홋카이도를 가야겠다 결심했던거 같기도 하고.. ㅎㅎ
여튼 그때 생각을 하면서 ND필터까지 써가며 흉내를 좀 내본건데.. 집에와서 보니까 이것저것 사진들이 죄다 흔들리고 주밍되고 그래서 쓸만한게 많지는 않았......... -_-
까와 뿌띠 말고 근처에 호수가 하나 더 있다고 해서 거기로 향했다.. 요 근처에 녹차밭이 유명해서 두번째 호수를 들렸다가 녹차 밭에 데려다 달라고 할 생각이었는데 둘째 호수로 가는 동안에 온 동네가 전부 녹차밭이었다.. 동네 정도가 아니라 높은산 여러개가 전부 다 차밭.. ㄷㄷㄷ
차밭이 나오길래 차를 잠깐 세워달라고 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그 이후로도 한참이나 차 밭이 계속 이어졌다..
그렇게 차밭을 지나고 지나고 또 지나서 도착한 곳은 이름이 기억 안난다.. -_-a 뭐 찾아보려면 찾아보겠지만 걍 좀 별로였던 곳이라서.. 라고 쓰는 순간 기억이 났다.. ㅋㅋ 글램핑 어쩌고 였던거 같음.. 실제로 글램핑 하는 곳들도 있더라..
요렇게 호수 주위에 글램핑 하는 곳들이 있음. 요걸 보니까 이름이 기억이 나네.. ㅎㅎ
여긴 정말 그냥 호수였다.. 그래서 별 느낌이 없었다.. 바로 전에 보고 온 곳이 넘나 멋져서 더 그랬을 수도..
요 위에 사진을 찍었던 곳은 바로 요 배처럼 생긴(실제로 배였을라나 -_-a) 레스토랑.. 요렇게 구름다리를 건너서 가면 되는데 흔들흔들 재미는 있더라.. ㅎㅎ
망고 쥬스와 코돈부르를 먹었는데 맛없..... 왠만하면 맛없기 힘든 애들인데.. 왠만하면 중간은 하는 애들인데.. 얘네들은 맛없........ 심지어 감자튀김도 맛없....... 걍 주린 배를 채우는데 의미를 둔 한끼였다..
밥 먹고 좀 쉬고 있으니까 비도 쏟아질 분위기고 꽤 쌀쌀해져서 하루 일정을 끝내고 시내로 돌아가려다가.. 뭔가 좀 아쉬운 것 같아서 아울렛 No.1에도 들렸다.. ㅋㅋㅋ 이렇게 아울렛 3대장을 다 가봤는데 여기가 괜히 넘버 원이 아니었다.. 넘버 투, 쓰리 다 제끼고 그냥 여기만 가도 될 듯..
호텔에 도착해서 아저씨한테 렌트비에 팁을 얹어서 드렸더니 아저씨가 디스카운트라며 2만루피아 정도 거슬러 주심.. ㅎㅎ 계산 칼같던 아저씨.. 초반에 참 친절하게 이것저것 얘기해주시려고 했는데 나의 짧은 영어 탓에 짧게 대답을 몇번 했더니 그 다음부터는 별 말씀 안하셨다는.. -_-;;
이번 여행에서 한가지 걱정을 했던건 바로 *라마단!! 여행 둘째날이 라마단 시작하는 날이었다.. 영어쌤이 라마단 기간에 여행을 간다고 하니까 식당들이 문을 안열 수도 있다고 겁을 줬다.. 혹시라도 공공장소에서 밥을 먹으면 다들 쟨 뭐하는거야 이런 눈빛으로 쳐다볼 수도 있다고.. -_-;;
* 라마단이란 무슬림들의 금식기간인데 해가 떠있는 동안은 물도 안마신다.. 해가 뜨기 전에 아침을 많이 먹어두고 해가지고 난 후에 저녁을 또 많이 먹는다고.. 라마단기간은 한달정도고 라마단이 끝나는 다음 주는 르바란이라는 홀리데이~~ 80% 이상이 이슬람교를 믿는 인도네시아에서는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는 기간이고 라마단동안 힘들었던 만큼 르바란때 큰 휴식을 갖는다..
그러나 이 근심은 괜한 것이었다.. 사실 약간 쫄아서 둘째날 아침은 호텔에서 룸서비스로 시켜 먹었는데 혹시나 하고 셋째날은 브런치 먹으러 근처 카페를 갔다.. 지난 번에 썼던 글에 처음 나왔던 바로 그 곳.. 갔더니 뭐 현지인들도 여럿 밥먹고 있더만.. 여기저기 식당들 다 오픈했고.. 다만 가끔 문을 활짝 열어두지 않았거나 커튼 같은 것으로 창을 가린 곳들도 종종 눈에 보이긴 했다..
여담으로 회사 사람들하고 자카르타에서 종종 갔던 레스토랑을 가서 립하고 맥주 한잔 하려고 했는데 라마단 기간이라 8시 이전에는 술을 안판다며 쥬스나 알콜 안들어간 칵테일 마시라고 그래서 걍 나와서 한국 식당을 가기도 했다.. 회사 직원들 중에서도 라마단을 잘 지키는 사람들은 점심도 안먹고 정말 물도 안마시기도 하는데 점심시간에 회사 앞에 쇼핑몰을 가보면 히잡쓰고 밥먹고 차마시는 사람들 참 많더라.. 종교적인 신념으로 지키는거라 누가 강하게 강요하고 그런건 아니라고 한다.. 중동처럼 철저하게 이슬람 종교를 따르는 나라도 아니니까.. 요즘은 다시 이슬람 영향이 점점 강해지는 분위기라고는 하던데..
브런치를 먹고 어슬렁 어슬렁 걸어다니다가 맛사지 받으러 갔던 집은 문을 안열었고(-_-) 마침 비가 오려고 그러는지 하늘이 어두컴컴해지길래 호텔가서 시간 때우다가 걍 저녁이나 먹으러 가자고 약간 일찍 영어쌤이 추천해줬던 식당으로 갔다.. 운이 좋게 마침 우버가 프로모션을 해서 가고 오고 전부 공짜였다는.. 히히.. 반둥은 길거리에 다니는 택시들이 많지 않아서 요렇게 우버 불러서 다니는게 훨씬 편했다..
반둥에는 높은 빌딩이 잘 없는데 여긴 생긴지 얼마 안된 최고급 호텔 꼭대기층에 있는 곳이라서 전망이 무척 좋다고 들었다..
도착했더니 정말 고급진 레스토랑 답게 라이브 공연이.. ㅎㅎ 근데 이게 이날 마지막 공연이었음.. 7시 전에 도착해서 두시간 정도 있었던거 같은데.. -_-;; 노래도 꽤 잘해서 오오 잘 왔다 했었는데.. 쳇..
식당에서 본 야경..
요 식당에 재미있는 것 중에 하나가 요거.. 요 영상 잠깐 찍는 데도 꽤 쫄깃하더라.. ㅋㅋ
간만에 고급진데 왔으니 비싼거 한번 먹어보자 싶어서 립을 시켜봤다.. 큰 갈비뼈에 주먹만한 고기가 한덩어리가 큼지막하게 나온다.. 일단 비주얼은 만점.. 사실 주문할 때는 구워서 나오겠거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돼지고기 립처럼 얘도 삶아서 내왔는데 이 두꺼운 고기가 아주 야들야들하게 잘 익어서 전혀 질기지 않고 부드러웠다.. 라이브 공연은 비록 더 없었지만 살랑살랑 부는 바람도 시원하고 좋고 들려오는 분위기도 좋고 그래서 디저트도 시켜봤다.. 와인들어간 티라미슈인데 서빙하던 언니가 추천해서 주문했는데 그 언니 참 왜 이런걸 추천을.. -_- 맥주 1+1 행사 중이라 두번째 병 마시면서 안주 삼아 꾸역꾸역 먹기는 했지만.. 그 언니 참.. 허허..
마지막 날은 저번 글에서 썼던 것처럼 브런치 먹고 기차시간까지 띵가띵가 하다가 집에 무사히 잘 도착했다.. 기차역에 도착할 때쯤부터 비가 오더니 기차가 출발할 때는 앞이 안보일 정도로 엄청나게 쏟아졌다.. 여행 다 끝내고 비가 와서 정말 다행.. 휴휴휴..
요렇게 반둥 여행기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