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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nobono Aug 04. 2018

올림푸스 Pen EE-3

지금은 장농 어딘가에서 잘 자고 있을 듯.. -_-;;

몇 주 전에 하루 날 잡아서 전에 쓰던 아이맥에 잠들어 있던 사진들을 구글 포토에 전부 업로드를 했다. 아이맥도 정리를 한번 해야 했고 옛날 사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어서 한 곳으로 모아놓을 필요도 있어서 나름 큰 맘을 먹고 행동으로 옮겼다.


한장 한장 업로드되는걸 계속 지켜본건 아니지만 가끔 한번씩 어디쯤 올라갔나 보다가 전에 Pen으로 찍은 사진들을 보게 됐다. 정확한 이름은 올림푸스 Pen EE-3.

올림푸스 Pen EE-3은 이런 녀석이다. 자세한 설명은 귀찮아서가 아니고 절대 아니고 좋은 자료가 있길래 링크로 대신한다.



내 기억에 중고스러운 중고를 5만원에 샀던거 같은데 내가 샀을 때보다 15년 정도 더 지난 지금도 5만원 근처에서 거래가 되는 듯 싶다. 매물이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


링크 따라가서 글을 읽어본 사람이나 원래 Pen 시리즈를 알던 사람들은 알고 있겠지만 이 카메라의 가장 큰 특징은 필름 한장에 두장이 들어간 다는 것! 보통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옆으로 긴 3x2 비율이 사진이 찍히기 마련인데 이 녀석은 그 절반 사이즈에 3x4 비율 그러니까 보통 폰을 들고 세로로 찍었을 때 만들어지는 그 비율의 세로 사진이 찍힌다.


요렇게..


그리고 요렇게..


필름 스캐너가 정확하게 구분을 못해서 스캔을 하면 종종 옆 사진이 껴들어갈 때가 있다. 이런게 아날로그의 맛(?)이 아닐까? ㅎㅎ


워낙에 구조가 간단하고 토이 카메라급의 카메라다보니 가장 약점이 어두운 곳에서 사진이 제대로 안찍힌다는것. 광량이 너무 적을때 셔터를 누르면 뷰파인더 안에 빨간 비닐(?) 같은게 올라오면서 사진이 찍히지 않는다. 요걸 보통 혓바닥이라고 불렀는데 카메라를 살때 양품의 기준으로 삼던게 혓바닥이 잘 올라오느냐였다. 이게 고장난 카메라들이 종종 있는데 그런건 중고 가격이 더 쌌었다. ㅎㅎ

혓바닥이 올라올때는 ISO 모드를 조절하면 찍히는 경우가 간간히 있었다. 원래 그러라고 달려있는 기능은 아니지만;; 여튼 그럴때 찍으면 이걸 꼭 굳이 찍었어야 했냐라는 이런 뭘 찍은건지 분간할 수도 없는 사진들이 찍히곤 했다.

주로 술먹고 찍었....... -_-


36장짜리 한롤을 넣으면 최소 72장을 찍어야 필름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필름 거의 끄트머리에 가면 걍 아무거나 막 찍는다. 사진이 찍힌게 낮인걸 보니 어딘가 사진 찍으러 가려고 집에서 나오면서 남은 필름 없앨라고 정말 막찍은 사진.


필름 끝에 걸리다보니 막컷에 2/3 정도가 날라갔다. 필름마다 약간의 편차가 있다보니 종종 이렇게 막컷이 잘리는 경우가 생긴다. 아쉽고 아까운 생각보다는 이렇게 막컷이 날라간 사진도 나름 기대하게 되는 그런게 아날로그의 맛이었지. ㅎㅎ


이런 저런 이유로 빛이 새어 들어가면 이런 사진도 찍히곤 했다. 근데 왜 하필 빛이 새어 들어와도 굳이 내 얼굴에 들어와서 내 얼굴을 날려버린거냐 이 넘아!! 고개돌리고 찍은 사진은 이상없이 잘 나왔다. 임마!!


때로는 빛샘도 나름 느낌 있는 사진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보통은 두장씩 두장씩 생각하면서 찍곤 하는데 스캐너의 문제였을 수도 있고 한 컷 깜빡하고 홀수로 밀리기 시작하면 요렇게 생이별을 하게 되는 경우도.


필름의 부담이 없고 크기도 주머니에 쏙(?) 들어갈 사이즈여서 늘 가지고 다니면서 아무거나 막 찍는 용도로는 딱 좋은 그런 카메라. Pen 이라는 이름도 정말 필기구 pen 처럼 쉽게 들고 다니면서 아무거나 기록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하니 이름에 딱 맞는 녀석이지.


마지막으로 집안 어딘가에서 잠자고 있을 내 귀여운 Pen EE-3.


한참 필카로 사진을 찍을 때는 주말에 사진을 찍고 현상소에 필름 맡기러 가고 그 전주에 맡겼던거 찾아오고 평일에는 한장 한장 스캔해서 보정하고 블로그에 포스팅하고 이런게 일상이었던 적이 있었다. 지금은 필름도 넘 비싸졌고 스캐너도 없고 시간도 없고 여유도 없고.


아쉽고나~


카메라 앱 매거진을 옛날 Pen으로 찍은 사진들로 시작하는 이유는 차차 알게 될거고..

매번 매거진을 새로 시작하거나 뭔가를 시작하면 중간에 흐지부지되곤 했었는데 이번엔 정말 끝을 보자!!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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