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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 Jul 11. 2024

가까이 앉아 귓속말로 전해주는 이야기 19

거절당하는 데 익숙해지라


나는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싫은데 억지로 무언가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싫어요’라는 말을 못 했기 때문이다.


억지로 무언가를 하고, 집에 와서 후회하고. 뭐 그런 반복. 그래서 나는 다짐했다. 이 말을 많이 하기로.


No, thank you


거절하기에 아주 적합한 문장인데, 안타깝게도 한글로 적절하게 번역하기 어렵다. ‘고맙지만 사양할게’ 이건 너무 문어체 같다. 미국이 부러운 건 ‘no, thank you’가 숨 쉬듯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거다. 영어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하고 간결한 표현.


“Clearing Winter Storm, Yosemite National Park,” by Ansel Adams, about 1937



거절하지 못하는 이유는 보통 ‘상대방이 불편해할까 봐.’인데, 걱정 마라.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별 생각 안 한다. 당신한테 별로 신경 안 쓴다. 그런 마음가짐을 갖추면, 거절당해도 괜찮아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훈련해 볼 수 있을까. 거절당하는 연습을 하자. 익숙해지자. 거절은 기본값이다. 오히려 승낙받는 게 특이값이다. 라는 것에 익숙해지려면 연습뿐이다. 거절을 많이 당해보자.


인생은 거절당하는 것이 디폴트


나 스스로가 거절당하는 것에 익숙해지면, 나도 잘 거절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요새 거절당하는 연습 중이다. 친구들한테 밥 먹자고 자주 말한다. 커피 한잔 하자고, 얼굴 보자고 자주 연락한다. 물론, 거절당하는 게 디폴트. 승낙하면 반가운 자리가 만들어지니 좋은 거고. 거절당해도 충분히 괜찮다. 그러니 갑자기 제 연락받으신 분들, 겁내지 마시고 부담 없이 거절해 주시길.



거절을 두려워하지 말자. 그리고 잘 거절하는 사람이 되자. 그게 진정으로 편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길이다. 눈치 보며, 맞지도 않는 관계를 억지로 이어가 봤자 끝은 뻔하다. 편하게 거절할 수 있는 관계가 결국 오래간다.


거절했다고 나한테 삐치면 어쩌지?


그 정도 싸구려 관계라면 빨리 끊어내라. 언젠가 큰 문제가 되어 당신에게 고통을 안겨줄 관계니까 말이다. 진짜 당신을 위하는 사람이라면, 당신의 거절을 이해해 줄 거다. 오히려 당신이 미안해할까 봐 걱정해 줄지도 모른다. 아니면 쿨하게 ’오케이!‘라고 할 수도 있지. 어떤 방식으로든 당신을 마음 편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을 거다. 그래서 편하게 거절해도 부담 없는 사람. 그런 사람을 찾아 소중히 대하라. 그들을 곁에 가까이 두라.


그러니,

‘No, thank you’ 라고 말하는 데 익숙해지자.

그게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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