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국수를 좋아한다.
칼국수도 물론 사랑하지만 비빔국수나 잔치국수도 즐긴다. 비빔국수 전문점이 여기저기 있지만 그중 유명한 곳이 있다. 바로 ‘망향비빔국수’. 어릴 적에 아버지가 데리고 가서 몇 번 사주셨던 기억이 있다. 그때 참 맛있게 먹었었지.
1968년에 시작된 오래된 음식점으로 본점은 연천에 있다. 영화 ‘강철비’에서 정우성이 허겁지겁 먹던 바로 그 국숫집이다.
궁금하신 분은 영상으로 봅시다. (3분 46초 소요)
처음 곽도원이 먹는 게 비빔국수, 정우성은 잔치국수다.
나는 개인적으로 비빔에 한 표.
https://youtu.be/15Ng44azdug?si=Rju_JVG_tdOP4Plh
연천까지 가긴 멀다.
다행히 여기저기 분점이 있다. 계양점에 방문했다.
2층에도 자리가 있다.
나는 1층에 앉았다.
여기서 주문하고 선불로 먼저 계산한다.
육수가 나온다. 컵에 따라먹으면 된다.
멸치 육수 같은데, 따뜻하다.
맛은 밍밍.
나왔다.
비빔국수.
국물이 많다.
비빔인데 비빔 같지 않은 느낌.
면이 굵고 탄탄하다.
중면인가. 소면보다 굵다.
쫄깃하다. 생각보다 면이 잘 안 끊어진다.
예상하는 것보다 슴슴하다. 맵고 짠 요즘 스타일의 자극적인 양념은 아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매콤 달콤 새콤한 맛을 기대했다간 실망할 수 있다.
만두도 하나 시켰다. 일반적인 고기만두다. 특별하진 않다.
만두를 비빔국수 양념에 찍어 먹는다.
백김치가 맛있게 익었다.
백김치를 국수랑 같이 먹으니 시원하고 깔끔하다.
만두는 만두.
갈비만두도 있던데 일반만두 주문했다.
속이 알차다.
상추는 참 고마운 채소다.
삼겹살과도 잘 어울리지만 비빔국수에 올리면 아삭아삭하다.
비빔국수인데도, 양념 국물이 진짜 많다. 거의 말아먹는 수준.
여기서 살짝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다 먹었다.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기대했던 비빔국수 맛이 아니었다.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방문했을 땐 맛있었는데. 기억은 미화되는 법이다. 가족과 같이 한 기억이 행복한 추억으로 변해, 내 머릿속에 남았었나 보다. 그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인데, 오늘은 평범한 맛이다.
괜찮다. 당시 감정은 내 가슴속에 계속 남아 있을 테니.
한 번 정도 경험상 방문하기에 적당하다. 굵은 면발, 어중간한 맛, 찰박대는 국물 등 익히 알고 있던 비빔국수와 달라 당황할 수 있으니 처음 찾으시는 분들은 편견 없이 방문하시길.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