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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 Jul 08. 2024

원조쯔왕돈까스, 진심이 담긴 엄청난 돈가스를 만났다


쯔양이라는 유튜버가 있다. 이 글을 올리는 오늘 현재 구독자가 1010만 명인 인기 유튜버다. 먹방이 주요 컨텐츠. 그녀가 본인 이름을 걸고 돈가스 가게를 열었단다. 바로 ‘원조 쯔왕 돈까스’


오늘은 그곳을 방문했다.


가게 외관과 마찬가지로, 실내 또한 경양식 레스토랑 컨셉으로 보인다. 나뭇결의 벽면 하며, 샹들리에까지. 기둥 위의 아치도 눈에 띈다.


혼자 왔다고 하니 1인석으로 안내한다. 1인석이 마음이 편하다.


주문과 결제는 키오스크로 한다. 쯔왕돈가스 1개 주문.

사진으로는 저렇게 커 보이지만, 에이~ 설마 저 정도로 크겠어?


셀프바에서 포크, 나이프, 가위나 집게를 가져온다.

스프와 밑반찬 등도 여기서 직접 가져오면 된다.


샐러드와 스프를 가져왔다. 먹을 때 필요한 각종 연장도 한 짐 챙겨 옴.


스프는 오뚜기 스프맛이다. 직접 만든 수제 크림스프 같이 고급진 맛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스프는 항상 맛있다.

스프를 제공한다는 것 자체가 디테일을 챙긴다는 거다. 그 점이 일단 대단하다.


10분 정도 지나서 드디어 나왔다. 쯔왕돈가스.

아니 근데, 이거 크기가..

아니 이게 지금


???????????????????


몰래카메란가?


크기가 진짜 어마어마하다. ‘상당히’, ‘꽤’, ‘제법‘, 이런 단어로는 부족하다. ’어마어마하다‘는 단어 밖에 생각이 안 난다. 근데 이게, 만 원이 안 되는 가격이다. 실물을 보자마자, ‘아, 쯔양이 제대로 작정을 하고 만들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걱정이 된다. 내가 이걸 다 먹을 수 있을까?

일단 한 조각 잘라서 단면을 살펴봤다. 굉장히 얇다. 전형적인 왕돈가스 스타일이다. 이러면 소스가 골고루 배어들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방금 튀겨서 따뜻하고 고소하다.


소스는 우리가 익히아는 돈가스 소스에서 더 묽고, 단맛이 살짝 빠져있다. 너무 달면 금세 질리는데, 이 정도가 적당하다. 특히나 이런 왕돈가스에서는 더욱더 질리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소스 추가가 가능해서 추가했다. 듬뿍 찍어먹는 걸 좋아한다.


좀 느끼해지면, 청양고추가 듬뿍 들어간 특제 간장 소스에 찍어먹자. 근데 많이 맵다. 조심하자.


얇지만 쫄깃쫄깃 식감은 살아있다.


느끼하면 양배추 샐러드를 먹는다.


열심히, 많이 먹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어쩐지, 갑자기 집에 가고 싶다.

살짝 배가 부른 것 같기도 하고. 착각이겠지?

근데 맛은 또 있다. 이럴 땐 어떡해야 하나.


사이다 하나만 먹자. 목이 말라서 시켰다. 느끼한 거 아님. 배부른 거 아님.


열심히 먹는다. 다시 말하지만 이 집 맛있다.


빵과 밥 중에 사이드를 고를 수 있는데 나는 빵을 골랐다.


매콤한 간장에 듬뿍 찍어서 먹는다. 거의 담가먹는 수준.

느끼함을 확실히 잡아준다.


음. 자꾸 망설이며 한참을 쳐다보게 된다.

이상하네. 배가 불러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빵을 먹으면 좀 더 먹을 수 있으려나.


더 이상 못 먹겠다. 잘못했습니다 제가. 진짜.

아 배불러. 도전 먹방도 아닌데, 굳이 다 먹을 필욘 없잖아. (라고 합리화)


앞으로 몇 달간 돈가스는 안 먹어도 되겠다. 하하하.


열심히 먹고 이만큼 남았다. 그래도 노력했습니다.


남은 음식은 포장해 갈 수 있도록 용기를 제공한다.

잔반 제로!


이렇게 가져가, 집에서 먹어야지.


남자 성인 한 명이 혼자 다 먹기엔 부담스럽다. 두 명이 방문할 경우, 쯔왕돈가스 하나에 스파게티 류의 메뉴 하나 추가해서 나눠먹으면 딱 좋지 않을까.


맛있는 건 확실하다. 양이 너무 많을 뿐. 게다가 양이 많은 건 무조건 장점이다. 소위 ‘가성비’를 지표로 삼는다면 여긴 정말 최고의 음식점이다.


이렇게 맛있는 소스와 엄청난 크기의 돈가스에 스프나 샐러드 셀프바까지 제공하면서 만 원이 안 되는 가격이라니. 쯔양이 음식에 진심이란 걸 잘 알겠다. 대단합니다 정말.


진심은 언제나 반갑고, 존경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그게 음식이든, 일이든, 글이든, 그 무엇이든.

새삼 나도 무언가에 진심이고 싶다.


당신은 무엇에 진심인가요?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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