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자본주의 세계를 살아가는 창작자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글을 이어 씁니다.
이 글은 저를 위한 글이기도 합니다.
[활자 노동자로서]
작가는 창작자이기 전에, 노동자입니다.
글 쓰는 일도 창작이라고는 해도, 실제로는 활자 노동인 것이지요.
활자 노동에서 중요한 것은 영감이 아니라, 꾸준한 생산입니다.
완벽주의를 고수하는 것보다, 시간을 정해두고 계속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은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라는 조언과 비슷합니다.
지겹도록 들은. 지루하고 따분한 조언이죠.
이 지루하고, 따분한 조언이 지겹도록 들리는 이유는
맞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맞는 말은 좋은 말이라도 듣기 싫고,
부드럽게 말해도 딱딱하게 굳습니다.
따라서 좋은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는 활자 노동자이고, 유한한 체력과 시간을 텍스트 파일로 변환해야만
한 푼이라도 더 벌 수 있습니다.
글을 빨리 쓴다고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좋은 글을 빨리 쓰면, 더 벌 수 있습니다.
훌륭한 작가가 위대한 작가가 되기는 불가능하지만, 괜찮은 작가는 충분히 노력한다면 훌륭한 작가 될 수 있다고 스티븐 킹이 말했습니다.
글쓰기에 '재능'은 필수적이라는 고전적인 시각에서 나온 계산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본주의 세계에서 재능은 필수적이지 않습니다.
필수적인 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시장주의적 태도입니다.
그리고 시장주의적 태도에서는, 괜찮은 작가와 훌륭한 작가를 가르는 기준은 수익입니다.
정확히는 마침내 활자가 스스로 돈을 벌게 하는지입니다.
다시 말해 훌륭한 작가는 활자 노동자가 아닌, 활자 자본가인 것입니다.
지나치게 돈 이야기를 하는 것 같나요.
자본주의 세계에서 돈 이야기를 덜어내면, 무엇도 얘기할 수 없습니다.
창작이라는 허울을 두르고 고매하게 자판을 치는 것보다
활자 노동자라는 정체성을 재인식하고,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활자 자본가가 되는 것이
경제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게 정답은 아닙니다.
하지만 틀린 답도 아닙니다.
※이 글은 투비에 게시한 글입니다. '창작자를 위한 자본주의 공략집 -4. 활자 노동자로서-' : 투비컨티뉴드